저렴해진 정품 잉크 쓸까? 편리해진 무한 잉크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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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해진 정품 잉크 쓸까? 편리해진 무한 잉크 쓸까?
  • PC사랑
  • 승인 2009.09.14 13: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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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09a


아이리스

테스트를 위한 준비물
이번 테스트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테스트를 진행할 프린터가 너무 구형이거나 신형 제품이어서는 곤란했다. 정품과 무한 잉크 모두 만족할만한 테스트를 거칠 수 있는 제품을 찾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바로 HP의 인기 복합기인 ‘C309a’다.

프린터는 물론, 복사, 스캔, 팩스까지 지원하는 전천후 만능 복합기다. 다양한 재능을 뽐내는 것도 마음에 들지만 무한 잉크와 찰떡궁합인 것도 큰 이유다. 비록 HP에서는 싫어 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제 막 상자에서 뜯은 따끈따끈한 HP 정품 잉크와 요즘 인기 있는 퍼스트잉크의 ‘아이리스’ 무한 잉크를 준비했다. 기존 무한 잉크가 카트리지와 잉크통을 튜브로 연결해서 썼다면 아이리스는 잉크통을 담는 부품이 따로 있어 안정적이다. 끝으로 A4 용지를 넉넉하게 1500장 준비했다.

저렴해서 좋은 재생, 리필, 무한 잉크
잉크젯 프린터 값이 정말 저렴해졌다.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착한 가격이 주는 즐거움은 길지 않다. 프린터에 들은 잉크를 다 쓰고 난 뒤 새 잉크를 살 작정으로 값을 알아보면 누구나 당황한다. 프린터에 견줘 너무 비싸서인데, 보급형 프린터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다. 잉크 값에 놀란 마음을 다스리면서 눈을 돌리게 되는 쪽은 재생과 리필, 그리고 무한 잉크다. 다 쓴 정품 잉크 카트리지를 수거해 잉크를 담아서 판매하는 것이 재생 잉크다. 이름처럼 재활용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정품 잉크와 비슷한 품질이다.

리필 잉크는 다 쓴 잉크 카트리지에 다시 잉크를 담아주는 상품이다. 동네에서 ‘잉크 재충전’이라고 써진 가게가 대부분 리필 잉크인데, 재생 잉크처럼 카트리지를 복구하지 않고 잉크만 담기 때문에 고장이 날 확률이 높은 편이다. 대신 값이 가장 싸다. 무한 잉크는 재생 잉크와 리필 잉크의 장점을 합친 제품으로서 다 쓴 정품 잉크 카트리지에 튜브를 연결해 지속적으로 잉크를 채워서 쓰는 방식이다. 세 가지 모두 정품 잉크보다 값이 훨씬 싸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재활용 잉크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자 프린터 제조사는 위기감을 느꼈다. 잉크와 용지 등 소모품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과감하게 프린터 값을 낮췄는데, 도리어 소모품을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HP, 캐논, 엡손은 품질을 내세워 재활용 잉크에 마음을 뺏긴 소비자를 돌려세우려고 애쓰고 있다. 초기 재활용 잉크들은 정품 잉크에 견줘 인쇄 품질이 좋지 않았고, 또 재활용 잉크를 쓴 프린터는 고장이 자주 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재활용 잉크의 품질이 정품 잉크 못지않게 좋아지고, 고장도 줄어들자 제조사들은 재활용 잉크를 막을 방법을 찾아냈다.

정품이 무한 잉크보다 유지비가 적다고?
프린터 회사들의 선택은 잉크 카트리지에 칩이나 센서를 다는 것이었다. 이 칩은 프린터와 정보를 교환한다. 잉크가 얼마 남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몇 장을 인쇄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정해진 장 수를 채우면 잉크를 바꾸라는 메시지를 띄우기 때문에 잉크를 한번 소모한 정품 카트리지를 재활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재활용 잉크 제조사들은 곧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만들어냈다. 인쇄한 장 수를 초기화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한 것이다.

재생이나 리필 잉크가 아닌 무한 잉크가 등장하면서 정품 잉크 시장은 더욱 큰 타격을 받았다. 무한 잉크에 대한 대비책으로 아예 잉크 튜브를 연결할 수 없도록 내부 공간을 꽉 채운 프린터가 출시되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곧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품 잉크 제조사와 무한 잉크 제조사는 마치 ‘톰과 제리’처럼 끊임없는 공방전을 펼쳐왔다.
 
최근 HP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마케팅을 펼쳤다. 정품 잉크의 뛰어난 품질이 아닌 무한 잉크 못지않은 유지비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지난 2007년 10월, HP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HP 정품 잉크가 재활용 잉크에 견줘 유지비가 2배 이상 효율적이다. HP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더 이상 소비자들은 고장 걱정 없이 품질 좋은 잉크를 싸게 쓸 수 있고, 값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재활용 잉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진다. 정말 HP 정품 잉크가 무한 잉크보다 저렴할까?

잉크 유지비 테스트
테스트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다. 먼저 정품 잉크를 새 것으로 바꾼 뒤 잉크가 바닥날 때까지 문서를 뽑고, 같은 방법으로 무한 잉크도 몇 장을 인쇄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C309a에 들어가는 정품 잉크는 4개의 일반형 잉크와 1개의 경제형 잉크로 구성되어 있다. 설명서에 따르면 각각 250장씩 인쇄할 수 있다. 테스트에 쓴 문서는 PC사랑의 목차다. 텍스트와 그림이 섞여 있어 잉크를 고르게 소모시키는 데에 안성맞춤이다. 테스트할 복합기에 새 잉크를 설치한 뒤 바로 인쇄에 들어갔다.

용지함에는 최대 125장밖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인쇄하는 내내 신경을 써야 했다. 약 150장 가까이 인쇄하자 잉크가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인쇄는 계속할 수 있었기에 잉크를 교체하라는 메시지를 무시하고 계속 인쇄를 진행했다. 180장이 넘어가면서 흐릿해지기 시작한 정품 잉크는 200장이 넘자 본래 문서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흐릿해졌다. HP 정품 잉크의 최종 인쇄 장수는 210장으로 기록됐다. 설명서에는 250장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얼추 비슷한 숫자다.

다음은 무한 잉크의 차례다. 초기의 무한 잉크는 플라스틱 잉크통에 카트리지를 바로 연결하는 단순한 것이었지만, 프린터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무한 잉크 킷도 발전했다. 실험에 이용한 ‘아이리스’ 시리즈는 잉크통에 정품 프린터처럼 칩을 얹어 잉크가 얼마 남았는지 알려주는 재주까지 있다. 그만큼 설치도 복잡해 설치 설명서를 보지 않고는 설치가 어려울 정도다.

무한 잉크를 연결하고 동일한 문서를 출력했다. 100, 200, 300, 400, 500, 끝이 없다. 가끔 잉크가 없다는 메시지가 뜨지만 이는 무한 잉크 카트리지에 남은 잉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인쇄에는 지장이 없다. 어느덧 1,000장을 넘겼고, 준비한 용지가 바닥이 났다. 준비한 A4 1,500장 중에 정품 잉크를 뽑을 때 썼던 210장을 뺀 1,290장을 모두 뽑고서도 무한 잉크는 3분의 1가량 남아있다. 아쉽지만 준비한 용지가 모라자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개당 13,000원에 팔리는 HP의 정품 잉크. 장당 318원


무한 잉크도 발전을 거듭해 완성도가 높아졌다.  장당 93원


유지비를 계산 해보자
그럼 이제 정품 잉크와 무한 잉크의 유지비를 계산해 보자. C309a는 5개의 정품 잉크가 쓰인다. HP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값은 5개의 잉크를 모두 살 때 6만6900원이다. 정품 잉크는 210장의 문서를 뽑자 바닥이 났으니 6만6900원을 210장으로 나누면 장당 유지비는 318원이다.

아이리스 무한 잉크는 한 세트가 17만 원이다. 잉크는 각 색깔별로 50ml씩 담겨 있다. 1,290장을 뽑았을 때 남은 잉크가 약 3분의 1이었다. 대략 잉크 12만 원 어치를 썼다고 쳐도 장당 유지비가 93원이다. 이 무한 잉크 킷은 교체해서 계속 쓸 수 있으니 실제 유지비가 이보다 적으면 적었지 높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HP가 이야기한 ‘무한 잉크보다 유지비가 낮은 정품 잉크’는 틀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10장과 1290장의 차이는 사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인쇄 품질은 누가 더 좋은가?
프린터 제조사는 인쇄 품질에서 재활용 잉크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대부분의 재활용 잉크 제조사와 소비자도 인정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차이가 상당 부분 줄었다. 어느 정도까지 격차가 줄었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사진
위쪽이 정품 잉크, 아래쪽이 무한 잉크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무한 잉크로 인쇄한 사진은 조금씩 잉크가 번지거나 색이 도드라져 보인다. 반면 정품 잉크는 깔끔하고 선명한 인쇄 품질을 자랑한다.




복사
최고로 설정하고 PC사랑 7월호 표지를 복사했다. 왼쪽이 정품 잉크, 오른쪽이 무한 잉크다. 미리 구분을 해놓지 않으면 어느 쪽이 정품이고 어느 쪽이 무한 잉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컬러 인쇄
컬러 인쇄는 비슷해 보이지만, 잉크 농도가 짙은 부분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치마를 살펴보면 정품 잉크는 명암이 잘 표현하고 있지만 무한 잉크는 명암이 거의 뭉개져서 구분이 힘들다.






품질도 안심할 수 없는 정품 잉크
위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정품 잉크와 무한 잉크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사진이나 컬러 문서는 정품 잉크로 뽑아야 더 또렷하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구분하기가 힘들다. 정품 잉크의 유일한 장점인 인쇄 품질마저도 무한 잉크에게 따라잡힌다면 법적으로 제재를 가하지 않는 한 무한 잉크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다. 싸고 성능 좋은 제품에 끌리는 것은 소비자라면 당연한 일이다.

HP 잉크에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 HP 이미징 프린팅 그룹 김상훈 차장

HP는 캐논이나 엡손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무한 잉크 시장을 견제하고 있다. 정품 잉크와 무한 잉크를 비교한 보도 자료를 내놓거나 제품발표회에서 직접 시연을 하기도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무한 잉크의 유지비가 더 싸고, 품질도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았다. HP는 이런 결과를 어떻게 보는지 한국 HP 이미징 프린팅 그룹 전산용품 사업부 김상훈 차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따지고 보면 정품 잉크가 더 싸다”
김상훈 차장은 “실험 결과는 무한 잉크가 좋게 나왔지만, 조금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정품 잉크는 신뢰성이나 안정성, 출력 품질, 출력 비용 등을 비교해 볼 때 무한 잉크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무한 잉크는 잘못된 카트리지를 쓰다가 생기는 프린터 불량이나 성능 저하가 생길 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불안감에 빠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잘못 연결하면 잉크가 새어 고장이나 출력 오류를 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PC사랑에서 테스트한 것처럼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비용은 정품 잉크보다 무한 잉크가 더 싸다. 그러나 이런 프린터 고장이라는 간접적인 낭비 요소를 더하면 추가 비용이 생기기 때문에 도리어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상훈 차장은 최근 HP가 발표한 자료를 보여주면서 말을 이었다.

“HP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독일의 독립테스트 기관인 ‘티유브이슈 PSB’를 통해 잉크 테스트를 의뢰했다. 이 회사는 HP 정품 잉크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러 재생 또는 리필 잉크를 대상으로 출력량과 신뢰도를 평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HP 잉크는 무한 잉크보다 훨씬 더 높은 안정성과 출력량을 보장하고 있다. 무한 잉크는 기계 고장이 일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도리어 비용이 더 든다는 연구 결과였다. 잉크 구입비용이나 용지 비용은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숨겨진 비용을 따져보면 정품 잉크가 더 우수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숨겨진 비용이란 노동/시간 비용 증가, 프린터 비이용 시간/생산성 손실, 잦은 재인쇄로 인한 소모품 낭비, 잦은 인쇄 실패로 인한 성가심/좌절감, 사업 유지의 악영향 등을 뜻한다. 결국 정품 잉크는 눈에 보이는 것 외의 장점이 더 크다는 것이 HP의 입장이다.

“무한 잉크는 정품 잉크를 이길 수 없다”

유지비 테스트를 위해 인쇄를 하다가 생긴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중간에 잉크가 떨어져서 교체해달라는 메시지가 떴는데도 불구하고 몇 십장이나 되는 문서를 더 인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상훈 차장은 이에 대해 설명했다.

“HP 정품 잉크 출력량은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기준으로 하는 ‘5% 커버리지 문서 출력’을 바탕으로 표기되어 있어 실제로 뽑을 수 있는 문서는 좀더 많다. HP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원활한 출력을 위해 설명서에 써진 양보다 더 많이 인쇄할 수 있다.”

무한 잉크에 대한 HP의 입장도 밝혔다. 무한 잉크를 쓰는 나라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살펴봤을 때 중국과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뿐이다. HP는 각 나라의 프린터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자사의 카트리지를 개조해서 쓰는 무한 잉크 회사들에게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HP 잉크의 우수성과 각종 고객 혜택을 통해 소비자들이 정품 잉크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HP는 여러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여러 잉크를 준비하고 있다. 값 싼 표준형 잉크부터 인쇄량이 많은 대용량 잉크, 그리고 문서 인쇄용 잉크인 심플블랙 잉크가 좋은 예다. 다양한 종류의 잉크를 준비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원하는 목적에 따라 싸고 품질 좋은 잉크를 선택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HP는 잉크 제품군을 계속 늘려 정품 잉크의 우수성을 프린터 시장에 알릴 계획이다.”

무한 잉크도 정품 잉크 못지않다
퍼스트잉크 박철수 과장

이번 테스트에 쓰인 무한 잉크는 무한 잉크 전문 기업인 퍼스트잉크의 ‘아이리스’라는 제품이었다. 잉크통과 카트리지만 연결한 다른 무한 잉크에 달리 아이리스는 따로 제품에 센서를 연결해 정품 잉크와 비슷한 환경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퍼스트잉크의 박철수 과장에게 무한 잉크의 품질과 업계의 상황을 물었다.





무한한 경제성이 무한 잉크의 자랑
프린터 제조사들은 무한 잉크를 못마땅하게 바라본다. 무한 잉크를 써서 생기는 프린터의 잦은 고장과 AS 등을 내세워 정품 잉크의 효율이 더 높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박철수 과장은 아무리 정품 잉크의 값이 싸진다고 해도 무한 잉크를 따라올 수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여러 개의 무한 잉크 회사만큼이나 무한 잉크에 쓰이는 잉크 또한 그 품질과 값이 다양하지만 정품 잉크에 견줘 값이 훨씬 싸다는 장점이 동일하다. 일부 잉크 회사는 값을 낮추려고 품질이 떨어지는 잉크를 쓰기도 하지만 자기만의 브랜드를 가진 무한 잉크 회사라면 잉크 품질은 프린터 제조사와 99% 동일하면서도 중간 유통 과정 등이 없기 때문에 잉크 값은 훨씬 싸다.”

박철수 과장은 정품 잉크의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품질 좋은 잉크를 개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투자하고, 소비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연구하는 비용 등이 잉크 판매가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유통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무한 잉크를 만드는 제조사들은 최고의 품질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잉크를 싸게 생산할 수 있어 잉크 값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솔직히 전문가의 눈으로 본다면 품질의 차이가 있긴 있다”면서 “그렇지만 일반 소비자는 품질보다는 싸고 많이 인쇄할 수 있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유럽식 제도가 우리나라에도 필요”

무한 잉크의 값이 싸긴 하지만 잦은 기기 고장은 큰 문제다. 더구나 무한 잉크로 인한 고장은 제조사에서 AS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많은 위험 부담을 안고 무한 잉크를 쓰고 있다. 정품 제조사 역시 이 점을 강조한다. 박철수 과장은 “잘 알고 있다”면서 말을 이었다.

 “초기 무한 잉크는 고장이 많았다. 무한 잉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후죽순처럼 생긴 무한 잉크 제조사들 중에서도 등급이 생긴 것이다.”

퍼스트잉크는 처음 무한 잉크를 판매할 때부터 프린터 제조사에서 거부한 AS를 대신 해주고 있다. 또 카트리지 헤드를 비롯한 모든 부품 AS도 직접 처리한다. 이런 서비스를 하는 무한 잉크 회사가 많아지면서 안심하고 무한 잉크를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 퍼스트잉크의 입장이다.

무한 잉크에 대한 또 하나의 편견은 ‘불법’이다. 그렇지만 잉크 업계는 “무한 잉크로 인한 프린터 개조가 불법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일부 프린터 제조사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카트리지 센서나 잉크 같은 ‘특허 침해’ 부분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무한 잉크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법적인 판단이 나온 적은 없다. 단지 특허 침해의 소지가 있어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적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정식으로 판결이 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무한 잉크가 불법이라는 시선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유럽에서는 프린터 제조사들이 잉크 카트리지를 판매할 때 재활용이 되지 않는 제품은 오히려 판매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한 곳도 있다. 재활용 잉크 업체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논의조차 없이 도매금으로 비도덕적인 제품으로 낙인부터 찍은 현실이 야속하다고 말한다.

퍼스트 잉크는 아이리스라는 무한 잉크 공급기로 무한 잉크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었다. 박철수 과장은 ‟지금까지 잉크젯 프린터만 중심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했다. 앞으로 모든 출력 시장에서 더욱 싸고 좋은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물론 더욱 값 싸고 품질 좋은 무한 잉크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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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터 2019-05-06 15:41:20
성지순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