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미국 팝계 최고의 섹시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되지 않을까? 둘 다 잘 생겼고 실력도 뛰어나지만, 그 이상을 넘는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 저스틴은 세계의 수많은 남자 아이돌 가수가 동경하는 이상형이자 교과서 같은 존재이고, 아이맥은 일체형 PC의 상징이자 롤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알루미늄을 입은 아이맥은 단순함의 미학을 잘 보여 준다. ‘불필요한 것은 절대로 담지 않았다’는 옹고집 같은 인상이다. 전원 버튼을 빼면 드러난 버튼을 하나도 찾을 수 없다. 제품을 다루려면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단점으로 인해 애플 마니아들의 구매의욕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들은 스티브 잡스의 횡포를 다 받아줄 만큼 마음이 넓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맥 MB419KH/A
CPU 인텔 코어 2 듀오 E8335(2.93GHz)
운영체제 맥 OS X v10.5 레오파드
메모리 4GB(DDR3 1,066MHz)
하드디스크 640GB
LCD 60.1cm(1,920×1,200화소)
그래픽 엔비디아 지포스 GT 120
광학 드라이브 슬롯형 DVD±RW(8배속)
단자 USB(4개), 마이크, 헤드폰, IEEE 1394, 유선랜,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전원
기능 무선랜, 블루투스, 웹캠
크기 56.9×52×20.7cm
무게 11.5kg
문의 애플코리아 www.apple.charislaurencreative.com
값 268만9000원
멀티터치로 통하는 일체형 PC 델 스튜디오 원 19
‘스튜디오 원 19’는 요즘 두각을 보이는 델의 디자인 특성이 잘 묻어나 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썼으며, 검정색과 흰색으로 색을 입혀 산뜻한 느낌을 준다. 스테레오 스피커가 들어간 액정 화면 테두리는 천으로 덮었고, 빨강, 파랑, 검정, 분홍, 흰색 등 다섯 가지 색상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46.99cm(18.5인치) 액정 화면에는 터치 입력을 위한 센서가 숨어 있다. 두 손가락을 이용해 그림이나 프로그램 창을 늘이고 줄이는 멀티터치 방식이다. 화면 아래 뜨는 가젯 목록이나 윈도 비스타 에어로 창을 손가락으로 넘길 수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모두 2.4GHz 무선 연결 방식이다. 무선랜을 내장해 랜 선을 꽂을 필요도 없다. 전원 코드 하나만 연결하면 된다.
스튜디오 원 19
CPU 인텔 코어 2 듀오 E7900(2.93GHz)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 홈 프리미엄
메모리 4GB(DDR2 800MHz)
하드디스크 750GB
LCD 46.99cm(1,366×768화소)
그래픽 엔비디아 지포스 9400(내장)
광학 드라이브 슬롯형 DVD±RW(8배속)
단자 USB(6개), 마이크, 헤드폰, 유선랜, 카드 리더, 전원
기능 무선 랜, 블루투스, 웹캠, 멀티터치
크기 55.8×39.5×8.2cm
무게 10.3kg
문의 델코리아 www.dell.charislaurencreative.com
값 195만원
컴퓨터보다 가전제품이고 싶은 PC 소니 바이오 LV
바이오, 플레이스테이션, 미디어 사업 등 소니는 다양한 분야에 많은 히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소니’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전제품’부터 떠올린다. 그만큼 사람들에게는 가전제품 브랜드의 소니가 가장 친숙하다는 것이다.
국내에 출시되는 바이오 데스크톱 PC 중 최상위 제품인 ‘바이오 LV’(VGC-LV17L)는 PC보다 TV에 더 가까운 디자인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만 없으면 영락없이 소니의 브라비아 TV다. 물론 일체형 PC 특성상 TV를 닮은 디자인을 한 제품들이 많지만 바이오 LV는 정도가 다르다. 마치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PC의 냄새를 지우기로 작정하고 만든 것 같다.
VGC-LV17L
CPU 인텔 코어 2 듀오 E8400(3GHz)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 홈 프리미엄
메모리 3GB(DDR2 800MHz) 하드디스크 640GB
LCD 60.1cm(1,920×1,200화소)
그래픽 엔비디아 지포스 9300M GS
광학 드라이브 슬롯형 BD-ROM 2배속(DVD±RW 8배속)
단자 USB(5개), 마이크, 헤드폰, IEEE 1394, 유선랜, 카드 리더, HDMI 입력, 전원
기능 무선랜, 블루투스, 웹캠, 블루레이 재생
크기 65.7×46.7×17.5cm
무게 15.4kg
문의 소니코리아 www.sonystyle.charislaurencreative.com
값 219만9000원
일체형 PC의 전도사 꿈꾸는 MSI 윈드 톱 AE2010
MSI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MSI는 최근 미니 PC 브랜드인 ‘윈드’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일체형 PC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안에 4종의 일체형 PC를 내놓을 예정인데, MSI의 국내 인지도를 감안하면 이는 꽤 파격적인 전략이다. 아무래도 대기업과 조립 PC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데스크톱 시장을 공략하려면 경쟁자가 적은 일체형 PC가 해답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윈드는 그동안 아톰 기반 PC들 뿐이었지만 이번에 선보인 ‘윈드 톱 AE2010’은 AMD의 저전력 애슬론 2650e(1.6GHz) CPU를 쓴 제품이다. 싱글코어 프로세서라는 게 아쉽지만 윈도 비스타를 거뜬히 돌릴 만큼 여유로운 성능을 지녔다. 여기에 베스트셀러인 AMD 780G 그래픽 통합 칩셋을 더했다. 좀더 높은 성능을 원한다면 펜티엄 듀얼코어를 얹은 ‘AE2200’을 눈여겨 보는 것도 좋다.
MSI 윈드 톱 AE2010
CPU 애슬론 2650e(1.6GHz)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 홈 프리미엄
메모리 2GB(DDR2 800MHz)
하드디스크 320GB
LCD 60.1cm(1,600×900화소)
그래픽 ATI 라데온 HD 3200(내장)
광학 드라이브 DVD±RW(8배속)
단자 USB(6개), 마이크, 헤드폰, 외장 SATA, 유선랜, 카드 리더, VGA, 전원
기능 무선랜, 블루투스, 웹캠, 터치스크린
크기 65.7×46.7×17.5cm
무게 15.4kg
문의 MSI코리아 kr.msi.com
값 100만 원(예정)
일체형 PC가 좋은 이유 디자인
일체형 PC의 가장 큰 장점은 디자인이다. 본체와 모니터, 스피커가 하나로 붙어 있어 온갖 선들이 달린 일반 데스크톱보다 깔끔하다. 요즘 나오는 일체형 PC 대부분은 무선 키보드와 무선 마우스, 무선랜을 갖춰 전원 코드 외에는 선이 없다. 날씬함은 기본이어서 좁은 책상 위에 놓아도 거의 부담이 없다. 육덕스런 몸을 자랑하는 일반 데스크톱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맥은 ‘단순하다’는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화면 아래 자리잡은 애플 로고가 반가울 정도다. 필요가 없는 요소라면 과감히 생략하는 스티브 잡스의 고집이 그대로 느껴진다. 반면 스튜디오 원 19는 여러 가지 소재와 색을 덧씌워 아이맥보다 화려하다.
테두리에 투명 소재를 씌운 AE2010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모양이다. 이런 디자인은 애플과 소니가 시도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값이 비싸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저렴하고 예쁘게 만드는 것이 MSI의 장기니까 값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바이오 LV는 앞서 설명했듯 PC보다는 TV에 더 가깝게 생겼다. 정체성이 혼란스럽지만 TV 디자인을 이식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려 소니의 디자인 수준이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과시하고 있다.
아이맥
아이맥 전면. 애플 로고가 유일한 포인트다.
스탠드에 배선을 정리하는 구멍을 냈다.
스튜디오 원 19
스튜디오 원 19는 마치 미국 애니메이션의 TV 캐릭터를 보는 듯하다.
작은 크기임에도 여러 가지 색과 소재를 썼다.
바이오 LV
키보드와 마우스만 치우면 영락없는 TV다.
전원과 외부 입력 단자에 선을 연결한 후 그 위에 덮개를 덮어 정리하는 방식이다. 세심한 마무리가 돋보인다.
AE2010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다른 제품과 달리 삼발이 형태의 스탠드로 본체를 지지한다.
‘호빵맥’을 아시나요?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이는 일체형 PC 중에서도 아이맥 G4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진 제품은 없을 것이다. 둥글게 부푼 듯한 본체 모양 덕에 ‘호빵맥’이라고도 불리는 아이맥 G4는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인 조나단 아이브가 스티브 잡스의 집 앞에 핀 해바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케로로 중사’에 나오기도 했으며, 단종된 지금도 그 디자인 때문에 중고시장을 찾는 마니아들이 있을 정도다.
아이맥 G4(2002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지원 일체형 PC의 딜레마
일체형 PC의 가장 큰 단점은 확장성이다. 본체와 모니터가 붙어 있어 모니터 업그레이드는 아예 생각도 할 수 없다. 일반 데스크톱 PC는 보통 ATX 규격이라 호환 부품을 사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지만 일체형 PC는 제약이 많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까다롭고 돈도 많이 든다.
아이맥은 업그레이드와 거리가 먼 제품이라 생각하지만, 본체 아래를 열어 메모리를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바이오 LV는 뒷면 덮개를 열고 하드디스크와 메모리를 확장할 수 있다.
디자인 vs 편의성 입출력 단자/버튼 배치
사실 업그레이드는 성능에 민감한 마니아나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이용자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냥 잘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일반 소비자라면 업그레이드 여부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일체형 PC는 부품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측면에 마련해 주변기기를 물려 쓰기 좋다.
아이맥
아이맥은 외형만큼이나 단자와 버튼도 단촐하다. 슬롯형 DVD±RW만 남기고 단자와 전원 버튼은 뒷면에 배치했다. USB 주변기기를 많이 쓴다면 USB 허브는 필수다.
스튜디오 원 19
쓰임새가 많은 카드 리더와 USB 단자, 오디오 단자를 옆에 마련했다. 버튼과 단자 배치가 가장 무난한 제품이다.
바이오 LV
USB 단자를 양 옆에 배치했다. 익스프레스카드, 메모리스틱, SD 슬롯이 제각각 나눠져 산만한 감이 없지 않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IEEE 1394 단자와 오디오 광출력 단자는 뒤에 마련했다. 외형보다는 편의성에 우선순위를 둔 디자인이다.
AE2010
카드 리더와 USB 단자 2개만 옆에 남겨 두고 다른 버튼과 단자들을 우측 후면으로 모아 놨다. D-SUB 단자 대신 HDMI 단자를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트레이가 밖으로 튀어 나오는 광학 드라이브를 썼다.
PC처럼 개성 돋보이는 키보드와 마우스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선이 많이 쓰인다. 일체형 PC의 특성을 감안하면 유선보다는 무선 키보드와 무선 마우스가 더 잘 어울린다.
아이맥 아이맥의 스타일은 키보드와 마우스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저 얇은 판이 키보드라는 게 놀랍다. 다만 키감은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자. 애플의 마우스는 버튼 하나만 쓰지만 윈도 비스타를 깔면 두 버튼 기능을 다 쓸 수 있다.
스튜디오 원 19 2.4GHz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쓴다. 키보드에는 인터넷과 이메일, 미디어 플레이어를 다루는 기능키와 음을 조절하는 다이얼이 있다.
바이오 LV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쓴다. 키보드에는 터치패드 기능이 담겨 마우스 없이도 쓸 수 있다. 커다란 리모콘을 보는 기분이다.
AE2010 애플에는 못 미치지만, AE2010도 작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쓴다. 키보드는 슬림형이지만 숫자 패드도 달려 있고, 노트북에 많이 쓰이는 분리형 키를 썼다. 작은 부분이지만 꽤 신경을 쓴 듯하다.
일체형 PC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버려
일체형 PC하면 데스크톱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지만 제원만 놓고 보면 하이엔드 못지 않은 일체형 PC도 있다. 이번 기사에 소개된 일체형 PC들도 저가형인 AE2010을 빼면 제원이 굵직굵직하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 각 제품의 성능을 측정해 봤다. ※아이맥은 부트캠프로 윈도 비스타를 깔아서 테스트를 했다.
결과를 보니 일반 PC에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AE2010은 다른 제품보다 점수가 낮지만 가격대를 감안하면 납득이 가며, 멀티미디어 재생과 가벼운 게임 등을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진정한 일체형 PC는 내면에서 완성된다 애플리케이션
일체형 PC가 국내에 처음 나왔을 때는 멀티미디어라는 개념이 주목을 받던 시기였다. 이용자들이 PC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쉽게 쓸 수 있도록 PC 제조사들은 해당 기능들을 모아 놓은 그래픽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넣었다. 윈도 3.1에 비해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강화된 윈도 95로 넘어오면서 애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이 희석되었다.
일체형 PC에서 그래픽 애플리케이션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7년 HP가 내놓은 터치스마트 PC를 내놓으면서부터다. HP는 제품의 터치 입력 방식을 부각시키기 위해 터치 입력 전용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센터’를 개발했다. 스마트 센터는 손가락이나 터치펜으로 다루기 편하도록 각각의 아이콘을 큼지막하게 구성했고 메모장, 그림 그리기 등 터치 기능을 활용한 툴이 들어 있다.
이번 기사에 소개된 일체형 PC 가운데 터치 입력 방식을 쓰는 제품은 스튜디오 원 19와 AE2010이다. 두 제품 모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거나 밀면서 조작할 수 있는 터치 입력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담고 있다. 바이오 LV와 아이맥은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대신 동영상, 사진, 웹 편집 프로그램을 담아 두 터치 PC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
스튜디오 원 19는 화면 아래 가젯 목록이 부채꼴로 뜨고, 터치 입력을 고려해 아이콘과 버튼 크기를 키운 터치 전용 테마를 쓴다. 큰 아이콘과 글씨가 어색하다면 디스플레이 설정 메뉴로 들어가 비스타 기본 테마로 바꿀 수 있다. 화상 키보드를 호출해 화면을 누르면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
AE2010은 ‘윈드 터치’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마련했다.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4개 그룹으로 구분하고, 입력이 수월하도록 아이콘과 버튼을 키웠다. ‘이지뷰어’라는 3D 방식 사진 보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손으로 사진을 넘기면서 볼 수 있다.
바이오 LV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바이오 무비 스토리’를 비롯해 ‘포토샵 엘레먼트’와 ‘프리미어 엘레먼트’ 등 수준급 편집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바이오 LV를 구매하면 다른 프로그램을 추가로 구매하지 않고 동영상이나 그래픽 편집을 할 수 있다.
아이맥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아이무비’와 사진 관리 기능을 가진 ‘아이포토’, 웹 디자인 기능의 ‘아이웹’ 등 여러 프로그램을 묶은 ‘아이라이프 09’를 제공한다. 다만 아이맥을 처음 쓰는 사람은 맥 OS X부터 배워야 한다.
디자인과 편의성 돋보이는 일체형 PC가 다시 뜬다
일체형 PC는 좁은 공간에도 놓을 수 있는 공간 효율성, 깔끔한 디자인, 선이 적어 설치가 수월하다는 것 등 많은 장점이 있다. 반면 전용 규격으로 만들어 업그레이드가 제한되어 있고,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근래 델, HP, 레노버, MSI, TG삼보컴퓨터 등 많은 PC 제조사들이 일체형 PC를 내놓고 있다. 왜 제조사들이 다시 일체형 PC에 주목할까?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PC의 차별화 전략’이다. 노트북과 조립 PC에 점점 설 곳을 잃어 가는 브랜드 PC는 소비자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값이나 성능으로는 조립 PC와 경쟁을 하기 힘든 만큼 가장 승산이 높은 부분, 디자인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특히 ATX 규격으로는 누릴 수 없는 디자인과 공간 효율성이 일체형 PC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른 용도로 일체형 PC를 선택하기도 한다. PC사랑 사무실 근처 대형 마트에 입점한 화장품 매장은 아이맥을 광고 디스플레이용으로 전시해 놓았다. 깔끔한 디자인의 아이맥이 진열된 화장품은 물론 매장의 인테리어와 잘 어울린다. 야간 주점을 운영하는 한 선배는 얼마 전 주점의 구형 PC를 일체형 PC로 바꿨다. 비좁은 계산대 공간을 차지하던 PC를 일체형으로 바꾸면서 여유 공간이 생기고, 선이 줄어 청소와 관리가 더 쉬워졌다고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벗겼다
일체형 PC 내부구조 보기
요즘 나오는 일체형 PC들은 LCD 모니터와 크기가 거의 같다. 겉만 봐서는 PC 한 대분의 부품이 모두 들어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일체형 PC의 날렵한 몸매의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HP 터치스마트 PC를 시원하게 벗겼다.
(1)광학 드라이브
외장형 제품이나 노트북에 쓰이는 슬림형 DVD±RW를 썼다. 베이가 튀어나오지 않는 슬롯형이라 PC의 외형을 좀더 깔끔하게 보이게 한다.
(2)쿨러
쿨러 또한 노트북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히트 파이프와 방열판, 냉각팬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노트북은 쿨러 한 개로 CPU와 칩셋의 열을 모두 식히는 데 반해,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터치스마트 PC는 CPU와 그래픽 칩셋에 각각 한 개씩 쿨러를 물렸다. 메인보드용 통합 칩셋에는 방열판을 씌웠다.
(3)그래픽 카드
GPU는 노트북용인 엔비디아 지포스 9300M GS를 쓴다.
(4)하드디스크
하드디스크는 데스크톱에 쓰이는 8.9cm(3.5인치)짜리가 들어갔다. 노트북용 작은 하드디스크나 SSD를 쓰는 제품도 있다.
(5)메인보드
메인보드 크기는 마이크로 ATX 규격 제품과 거의 같지만, 칩셋이나 슬롯 규격은 모두 노트북용이다. 데스크톱 제품보다 전기를 덜 먹고, 열이 덜 나며,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CPU, 메모리, 무선랜 카드, TV 수신 카드
일체형 PC 어디에서 왔니?
일체형 PC라는 개념이 정확히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외형만 놓고 보면 1971년 발표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데이터포인트 2200’이 일체형 PC의 조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데이터포인트 2200은 모니터와 저장 매체인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 키보드가 붙어 있는 형태다. 당시 제조사였던 CTC는 메인 컴퓨터(서버)의 자원을 나눠 쓰는 일체형 단말기를 바탕으로 데이터포인트 2200을 개발했다. 지금처럼 컴퓨터에 물릴 모니터와 키보드를 개인이 구하기가 어려웠던 만큼, 이 구조는 PC를 개인용으로 보급하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형태였다. 이후 지금의 데스크톱 PC와 구조가 비슷한 IBM 5150이 나오기 전까지 거의 모든 PC가 본체와 키보드가 붙어 있는 형태였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데이터포인트 2200.
본체와 모니터가 결합된 형태를 처음 선보인 것은 1983년 애플이 발표한 ‘리사’였다. 스티브 잡스는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쓸 수 있는 쉽고 편리한 PC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체형 디자인에 GUI 기반 운영체제와 마우스를 더한 리사를 개발했다. 리사는 비록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리사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은 매킨토시는 애플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된다.
지금의 일체형 PC와 가장 비슷한 모양을 가진 매킨토시.
국내에 일체형 PC가 처음 등장한 것은 PC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이슈로 떠오르던 1995년이었다. PC 제조사들은 이용자들이 쉽게 다가가고 즐길 수 있는 PC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일체형 PC에서 답을 찾았다. 첫 단추를 끊은 LG전자의 ‘심포니 홈’은 <나홀로 집에>의 스타 맥컬리 컬킨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내가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는 PC’라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주요 기능을 버튼으로 다룰 수 있게 만들어 마우스나 키보드를 쓰지 않고도 조작하고, 침대나 소파에서 무선 리모컨으로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뒤이어 대우전자 ‘코러스 홈’, KDS의 ‘오케스트라’ 등 개성이 뚜렷한 일체형 PC들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의 일체형 PC들은 시장을 이끌고 가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기능과 디자인은 이후 등장할 PC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1995년 대우전자에서 내놓은 코러스 홈. 멀티미디어 용도에 맞춰 스피커와 외부 조작 버튼이 더해졌다.
1998년, 스티브 잡스와 조나단 아이브의 합작품 아이맥 G3가 세상에 나왔다. 아이맥 G3는 종전의 PC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과 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다. 여기에 쉽게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는 기능적 장점이 더해져 1년 만에 200만대가 팔려 나가는 성공을 거둔다. 아이맥의 성공은 당시 벼랑 끝에 놓였던 애플의 운명을 180도 바꿔 놓았다.
일체형 PC의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맥 G3가 세상에 나올 무렵, 몇몇 제조사들은 무겁고 큰 CRT 대신 얇은 LCD 패널을 쓴 일체형 PC를 내놓았다. 덕분에 종전의 데스크톱 PC와는 달리 좁은 공간에도 놓을 수 있을 만큼 공간 효율성이 좋아졌다. 하지만 초창기 LCD 기반의 일체형 PC는 열악한 화질과 비싼 가격 탓에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오랫동안 일체형 PC의 공백기가 계속되었다. 아이맥 G5가 나올 때까지 말이다. 2004년 발표된 아이맥 G5는 일체형 PC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극대화된 제품으로 평가받으며 이후의 일체형 PC의 교과서 같은 존재가 되었다.
2007년에는 HP가 일체형 PC에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터치스마트 PC’를 발표했다. 이 PC는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도 손가락으로 화면을 눌러 조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멀티터치 기능으로 터치 입력이 더 자유로운 후속 제품이 나왔다. 같은 해 인텔이 싼 값을 무기로 한 아톰 플랫폼을 내놓자 아수스와 MSI 등이 아톰 기반의 일체형 PC를 발표했다. 아톰 기반의 일체형 PC는 종전 제품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대신 가격 부담이 낮아져 더욱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체형 PC 역사상 불멸의 전설이 된 아이맥 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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