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한 아톰, 차세대 운영체제 만나면 펄펄 - 미니 PC에 최적화된 윈도 7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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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아톰, 차세대 운영체제 만나면 펄펄 - 미니 PC에 최적화된 윈도 7 스타터
  • PC사랑
  • 승인 2009.09.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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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PC와 미니노트북도 윈도 7로 간다
지금 PC 업계의 핫 이슈는 단연 ‘윈도 7’이다. 윈도 비스타가 호환성을 비롯한 몇 가지 문제로 죽을 쓴 탓에 속을 태워야 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실패를 경험 삼아 내놓은 운영체제다. PC 마니아들은 윈도 7이 전작의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그리고 각 업체들은 새 운영체제가 나올 때마다 생기는 ‘업그레이드 수요’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윈도 비스타에서 지적되었던 가장 큰 문제가 ‘성능이 떨어지는 PC에서 돌리기 힘들 만큼 무겁다’는 것이었다. 특히 인텔 아톰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든 미니노트북에서는 ‘돌아간다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할 정도였다. 나중에 서비스 팩 업그레이드를 통해 단점을 조금씩 개선했지만, 이미 비스타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박혀 버린 이용자들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7이 비스타에 비해 안정적이고, 성능이 낮은 PC에서도 거뜬히 돌릴 수 있을 만큼 가볍다고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전까지만 해도 지정된 테스터들에게만 나눠주던 베타 버전을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러한 홍보 정책의 일환이다.

올해 초 인터넷에 ‘미니노트북에 윈도 7을 직접 깔았는데 가볍게 돌아간다’는 사용기가 이곳저곳에 뜨면서 윈도 7에 대한 기대심리는 더욱 커졌다. 성능으로 봤을 때 PC 시장의 최하위 제품군이라 할 수 있는 미니노트북에서 거뜬히 돌릴 수 있다는 점은 윈도 7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문제는 미니노트북으로 윈도 7을 어느 등급까지 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윈도는 PC 성능이나 이용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등급으로 출시된다. 일반 이용자들은 가장 무난한 홈 프리미엄 등급이나 가장 놓은 얼티밋 등급을 선호한다. 반면 성능이 낮은 PC에는 스타터나 베이직 등급을 권장한다. 스타터나 베이직 등급은 일부 기능이 빠져 있다.


윈도 7 출시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벤트 페이지. 마니아도 업체도 새 운영체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윈도 7과 윈도 비스타의 시스템 권장 요구 제원 비교(32비트 기준). 윈도 7은 요구 제원만 놓고 보면 윈도 비스타와 거의 다를 게 없지만 시스템 리소스를 낮춰 쾌적하게 돌아간다.

윈도 7을 설치하기 전에
‘손뼉도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다. 윈도 7이 아무리 좋아도 내 PC에서 받쳐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윈도 7을 설치하기에 앞서 PC가 윈도 7에 적합한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PC 호환성을 알아볼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7 업그레이드 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을 배포한다. 아톰 230(1.6GHz) CPU와 1GB 메모리를 쓰는 모뉴엘 미뉴 A10으로 테스트를 했다.


[1] 설치를 마치고 나면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우측 아래 Start check 버튼을 누르면 테스트를 시작한다.


[2] 테스트가 진행 중임을 알리는 그래프와 메시지가 뜬다.


[3] 테스트 결과가 뜬다. 맨 위에는 업그레이드 방법이 표시되는데, 윈도 비스타는 업그레이드 킷을 통해 윈도 7을 쓸 수 있지만 윈도 XP는 운영체제를 새로 구매해서 깔아야 한다. 그 밖에 메모리 용량이 1GB인 미뉴 A10은 64비트 윈도 7을 쓰려면 1GB를 늘려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윈도 7에 도전할 미니 PC 선수들
현재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미니 PC는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인텔의 아톰, 비아의 나노, AMD의 유콘, 엔비디아의 아이온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톰과 유콘, 아이온으로 윈도 7과 미니 PC의 궁합을 알아봤다. 모뉴엘의 미뉴 A10과 디앤디컴의 아이온 330, 그리고 HP의 파빌리온 DV2 노트북이 참가했다.

사실 윈도 7이 제대로 돌아간다는 전제 하에, 어떤 제품이 더 잘 돌아가나 하는 비교는 크게 의미가 없다. 이번 테스트의 기준은 하드웨어가 아닌 운영체제인 만큼, 어떤 운영체제가 하드웨어와 좋은 궁합을 보여 주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이번 테스트는 프로그램을 통한 벤치마킹 뿐만 아니라 쓰면서 느꼈던 점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운영체제 설치, 부팅
디앤디컴의 아이온 330으로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데 드는 시간을 측정했다. 윈도 XP와 윈도 비스타가 35분 정도로 거의 비슷한 것에 비해 윈도 7은 22분 만에 설치를 마칠 수 있었다. 윈도 7은 하드웨어에 맞는 드라이버를 찾아 알아서 설치하기 때문에 손이 덜 가는 것도 장점이다.

부팅 시간은 어떨까? 윈도를 켤 때 같이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모두 끈 상태에서 측정에 들어갔다. 윈도 XP가 23초로 가장 빠른 부팅 속도를 보였고, 윈도 7이 33초로 그 뒤를 쫓았다. 윈도 비스타는 54초로 훨씬 뒤쳐졌다.
미니 PC 3대 중 가장 낮은 성능을 가진 미뉴 A10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윈도 XP가 34초, 윈도 7이 38초가 걸려 상위 제품군인 아이온 330보다 차이가 적었다. 미뉴 A10은 아톰 N270 기반 미니 노트북과 가장 근접한 성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톰 기반 미니 노트북을 쓰는 이용자들은 이 제품의 결과를 참고하면 될 것이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크리스털마크 2004R3’를 통해 성능을 측정했다. 윈도 7보다 윈도 XP나 비스타에서 더 높은 수치가 나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오픈 GL 분야다. 윈도 XP나 비스타를 쓸 때에 비해 윈도 7에서 수치가 많이 떨어졌다. 오픈 GL 성능을 측정하는 시네벤치 R10 프로그램은 제대로 실행되지도 않았다. PC 마크 05와 3D 마크 06을 돌릴 때는 차이가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윈도 7으로 돌렸을 때 점수가 낮았다.

안정성은 윈도 7이 앞섰다. PC 마크 05나 3D 마크 06을 돌리다 보면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테스트가 중단되어 다시 프로그램을 돌려야 할 때가 있다. 아이온 330과 미뉴 A10은 윈도 XP에서 이 같은 문제가 생겼는데, 윈도 7에서는 테스트 내내 전혀 오류가 생기지 않았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작업
인터넷과 동영상 재생 등 실생활에 주로 쓰는 작업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봤다. 속도만 놓고 보면 윈도 XP와 거의 같다는 느낌이다. 인터넷과 프로그램 창을 서너 개씩 열어 놓고 써도 속도 저하가 거의 없는 점이 인상적이다. 동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카트라이더 같은 가벼운 게임도 잘 돌아간다.

다만 윈도 7 홈 프리미엄 등급 이상에만 들어가는 에어로 테마를 켜 놓으면 PC가 받는 부담이 커진다. ‘작업 관리자’ 창을 열어 놓고 CPU 점유율을 확인해 보니, 평소에 0~20% 수준의 점유율이 에어로 테마를 켜 놓고 나서는 50~70%로 늘어났다. 에어로 테마는 다채롭고 화려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성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만큼 미니 PC에서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윈도 7 등급에 따른 성능 차이
미니 PC용으로 권장하는 스타터 버전을 쓰면 좀더 원활하게 돌아갈까? 이 점을 알아보기 위해 아이온 330과 DV2에 윈도 7 홈 프리미엄과 스타터를 깔아 크리스털마크를 돌렸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홈 프리미엄이 더 원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홈 프리미엄 대신 스타터를 권하는 이유는 홈 프리미엄에 들어간 에어로 테마 같은 기능이 미니 PC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가상 XP 모드, 쓸 수 있는가?
윈도 7이 비스타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까닭은 가볍고 빠를 뿐 아니라, 호환성이 좋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스타를 내놓을 당시 금융 기관 사이트와 전자 결재 등을 이용할 수 없는 문제로 기업 고객들에게 외면받았던 아픔을 잘 알고 있는지라 관련 업체들과 사전 협력을 하는 등 윈도 7의 호환성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였다.

가상 XP 모드는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윈도 7을 쓰면서 윈도 XP를 하나 더 띄우는 방식이다. 윈도 7에서 쓸 수 없는 프로그램 또는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가상 XP 모드를 쓰려면 CPU가 가상화 기술을 쓸 줄 알아야 한다. CPU 제조사마다 가상화 기술의 표기명이 다른데 인텔 CPU는 ‘VT’, AMD CPU는 ‘AMD-V’라 부른다. 인텔의 아톰 CPU는 휴대 인터넷 기기(MID)용인 Z 시리즈 상위 제품군 외에는 가상화 기술이 빠져 있다. 따라서 아톰 230과 330은 가상 XP 모드를 쓸 수 없다. 반면 AMD 애슬론 네오 CPU, 비아의 나노 CPU는 모두 가상화 기술을 쓸 수 있다.

가상 XP 모드는 어디까지나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일 뿐이다. 이 기능을 쓸 수 없다고 해서 일반 이용자들이 큰 불편함을 겪는 일은 없을 듯하다. 기자는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포한 윈도 7 RC 버전을 설치해 전자 결재와 카트라이더 게임, 음악과 동영상 재생, 포토샵, 웹 편집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왔지만 호환성 문제로 곤란했던 적은 없었다. 특히 미니 PC 특성상 가상 XP 모드를 쓸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윈도 7, XP의 허술한 보안 문제까지 해결
업그레이드 정책은 보안이 필요

미니 PC에 윈도 7을 깔아 본 결과, ‘윈도 비스타의 보안 성능과 윈도 XP의 속도를 가진 운영체제’라는 표현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 PC나 노트북에 윈도 비스타가 뜨면 답답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윈도 7은 미니 PC에서도 가뿐하게 돌아간다.

특히 윈도 7은 윈도 XP에 비해 보안 기능이나 안정성에서 훨씬 유리하다. 다만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릴 때 보았듯 오픈 GL 기반 테스트나 프로그램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문제를 보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작 윈도 7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는 것은 업그레이드 정책이다. 현재 PC 제조사들은 윈도 7 출시에 맞춰 무료 업그레이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정책상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윈도 비스타에 한정된다. 윈도 XP를 쓰는 미니 PC 이용자들은 윈도 7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미니 PC를 구매한 사람들이 윈도 7에 지갑을 열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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