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스캔들, 콜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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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스캔들, 콜보레이션
  • PC사랑
  • 승인 2009.10.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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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리바이스와 제휴해 내놓은 스페셜에디션 미니노트북. 인터넷 쇼핑몰에 뜬 예약 판매분 100대가 3시간 만에 매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청바지 입은 노트북, 상상할 수 있니?
지난 7월 LG전자가 내놓은 ‘엑스노트 미니 스페셜에디션’ 미니노트북은 예약 판매분 100대가 3시간만에 매진되는 진풍경을 낳았다. “대체 어떤 제품이길래 이렇게 난리법석이람? 금이라도 박았나?” 할 만하다. 이 제품은 다른 제품과 다른 게 거의 없는 평범한 미니노트북이다. 다른 것은 하나뿐이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와 제휴해 만든 제품이라는 것. 상판에 리바이스를 상징하는 일러스트를 넣고 리바이스 청바지와 흡사한 보관 주머니를 더했다. LG전자는 제품 출시를 맞아 리바이스와 함께 ‘엑스노트 미니 리바이스 런칭 파티’를 열기도 했다.

노트북 회사와 청바지 회사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도 재미있지만, 제품을 만들고 이벤트를 진행하기까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 왔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나 단체가 같은 목적으로 힘을 합쳐 활동하는 것을 ‘콜래보레이션’이라고 한다.

시작할 때부터 같이 뛴다
콜래보레이션은 쉽게 말하면 협동, 합작 등으로 풀이된다. 다만 마케팅에서 쓰이는 콜래보레이션이란 말에는 좀 더 복잡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이 때는 두 회사가 개발 단계부터 생산, 마케팅 등 모든 단계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가 ‘프라다폰’이다. LG전자와 프라다의 제휴로 화제를 모았던 이 제품은 외형 뿐만 아니라 메뉴, 글씨체, 벨소리 등 세세한 곳까지 프라다의 손길을 거쳤다. 또한 초기에 프라다폰을 파는 매장은 프라다가 제시한 전시 규정을 따라야 했다. 제품을 만들고 내놓는 일은 대부분 LG전자가 했지만 프라다가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꼼꼼하게 관여한 것이다. 덕분에 프라다폰은 콜래보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콜래보레이션은 이벤트를 할 때만 손을 잡는 공동 마케팅과 달리 두 회사가 부모가 되어 신제품을 낳고 기르는 것과 같은 셈이다.


LG전자와 프라다의 제휴로 탄생한 프라다폰은 ‘진정한 콜래보레이션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나만이 가질 수 있지만, 부담이 적은 것?
콜래보레이션은 특정 분야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IT 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콜래보레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라다는 LG에 이어 올 초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제네시스 프라다 버전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앙드레 김의 디자인을 입힌 가전제품을 내놓아 명품 가전제품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이처럼 콜래보레이션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일반 제품의 실용성을 그대로 갖추면서도 명품처럼 특별한 가치가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난 노트북을 사고 싶지만 아무나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제품은 싫어’처럼 대중성과 특수성 사이에 걸친 구매 심리와 콜라보레이션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가끔 예외도 있지만 요즘 나오는 콜래보레이션 제품들은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 앞서 언급한 엑스노트 미니 스페셜에디션만 해도 같은 제원의 일반 모델과 값 차이가 거의 없다. 그 비싸다는 프라다폰도 프라다의 가방이나 구두 값과 견줄 바가 못 된다. 이처럼 콜래보레이션은 ‘명품처럼 특별하면서도 마음만 먹는다면 어렵지 않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기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프라다폰이 아무리 비싸봐야 머랜다 여사님의 옷 몇 벌 값에 비할까? (사진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장면.)

콜보레이션은 현재 진행 중
지금도 다양한 업체들이 의기투합한 콜래보레이션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이 중 잘 알려진 제품들과 현재 진행 중인 사례를 소개한다.

HP+드림웍스
드림웍스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업부와 HP의 제휴는 오래됐지만 기술 협력 관계라서 뚜렷이 드러나는 것이 없었다. 제품으로 결실을 맺은 것은 작년 9월. 드림웍스 제작진들과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만든 ‘드림컬러 LP2480zx’ 모니터는 까다로운 전문가도 만족시키는 훌륭한 색 관리 기술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콜래보레이션이 겉모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아수스+람보르기니
스포츠카의 명장 람보르기니와 PC 하드웨어의 강자 아수스가 의기투합해 람보르기니 노트북을 만들었다. 아수스의 게임 노트북인 G시리즈처럼 고성능 CPU와 그래픽카드로 무장했으며, 람보르기니의 도발적인 노란색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원을 켜면 스포츠카의 ‘부릉~’하는 경쾌한 엔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성능과 스타일에 중점을 두다 보니 휴대성은 떨어졌고 값도 400만 원대로 비쌌다. 장점과 단점 모두 스포츠카를 그대로 빼다 박은 제품. 국내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람보르기니 스마트폰도 만들어졌다.




삼성전자+조르지오 아르마니
삼성전자가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제휴 관계를 맺은 지는 오래됐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합작 휴대폰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색으로 테두리를 둘러 첫인상부터 ‘나 비싼 놈이다’고 강조한다. 액정에는 고급시계에 들어가는 사파이어 글래스를 써 긁힘에 강하고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과 DivX 코덱을 넣었다.



삼성전자+서태지
서태지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삼성전자와 서태지가 공동 기획한 MP3 플레이어. 아이팟 U2 스페셜 에디션을 모방했다. ‘옙 P2 서태지 스페셜에디션’은 서태지 메뉴 디자인과 글씨체를 쓰며 서태지를 상징하는 붉은 무늬의 하드케이스가 더해졌다. 뮤지션의 합작품답게 서태지가 튜닝한 음장 프로파일을 담은 것도 눈여겨 볼 점.



팬텍 스카이+에스티 듀퐁
스카이와 손을 잡은 에스티 듀퐁은 전 세계 고급 라이터 시장의 70%를 점유한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다. 명품 라이터의 느낌을 살려 윗부분을 18k 금으로 장식하고 카메라가 라이터 뚜껑처럼 열리는 디자인이다. 라이터 뚜껑을 열 때마다 ‘퐁’하는 소리까지 그대로 재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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