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11일 윈도우 폰 7(Windows Phone 7)의 공식 발표 행사를 열고, 세계 30개국 60개 모바일 사업자들이 윈도우 폰 7을 얹은 모바일 단말기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사들이 첫 선을 보이는 윈도우 폰 7은 많은 일들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이동 중에도 실시간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부분은 윈도우 폰 7이 업무 효율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 빼앗긴 일상을 다시 개인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현대인은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과 사람간의 인적 소통보다 손 안의 휴대기기를 들여다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느라 중요한 순간들을 놓치고 있는데, 윈도우 폰 7은 휴대전화로 주변 사람들과 더 긴밀히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MS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기업은 직원들이 윈도우 폰 7에서 여러 가지 오피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게 될 미래를 꿈꾸고 있다. 생활의 가치보다는 시공을 초월해 직원에게 일을 시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윈도우 폰 7은 삼성, LG, HTC 등의 휴대전화 제조사뿐 아니라 델 같은 전통적인 PC 제조사들에게도 모바일 시장 공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PC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에 호감을 느낄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윈도우를 쓰는 PC와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등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PC와 스마트폰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으려는 전략이 파고들 여지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MS는 스마트폰을 돌보느라 정작 일상의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점을 풍자한 광고로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윈도우 폰 7의 뛰어난 오피스 호환성을 적극 활용해 24시간 직원에게 일을 지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MS 입장에서 윈도우 폰 7이 삶의 질을 높이고 개인적인 시간들의 소중함을 일깨울지 기업을 위한 클라우딩 컴퓨팅 기기가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애플과 구글에 빼앗긴 스포트라이트를 찾아오기만 하면 그만이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많은 관객이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실제 제품이 나오지 않은 현재, 결과를 점치기는 한참 이르다.
윈도우 폰 7은 다음달부터 북미와 유럽을 시작으로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며, 우리나라는 빨라야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S가 올해 안에는 운영체제 한글화가 힘들다고 밝혔으며, 국내 제조사들 역시 구체적인 출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PC사랑 조정제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