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끊으려 했다. 그런데 다시 손댈 줄은……. 정초마다 어김없이 마음먹는 금연 실패담이 아니다. 올해로 서비스 8주년에 접어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 이야기다. 사냥이 시시해지고 새로운 게임을 곁눈질하며 ‘WoW는 이제 접어야 하나’ 생각할 때마다 블리자드는 귀신같이 알아채고 새로운 확장팩을 내놓는다. 지난해 12월 모습을 드러낸
땅 위 모든 것, 그의 날개 아래 불타 없어질지니
블리자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WoW : 대격변> 확장팩은 ‘절대악’ 데스윙과 한판 승부를 위한 애피타이저에 불과하다. ‘리치왕 아서스가 그냥 커피였다면 데스윙은 그야 말로 티오피’라는 말처럼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래 데스윙은 <WoW> 세상을 보호하는 5대 용 중 하나였다. 그러나 악의 세력으로 돌아선 후 무차별적인 학살을 일삼다 깊은 심연에 봉인된다. 데스윙은 아제로스를 상대로 벌인 전투에서 입은 상처가 낫기를 기다리며 복수의 때를 기다린다. 마침내 지상으로 돌아온 데스윙은 심원의 영지를 뛰쳐나와 대격변을 일으킨다. 그의 등장으로 아제로스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이 되고, 살아남은 영웅들이 각지에서 그를 처지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다이렉트X 11을 적용한 화면
어둠속에서도 물의 일렁거림이 잘 보인다.
이름 빼고 싹 바뀐 WoW
확장팩 이후 <WoW>에서 성장할 수 있는 레벨이 기존 80에서 85로 상향조정 됐다. 85레벨 던전은 80레벨 던전과 차원이 다른 적들이 나온다. 데이터 병목 현상(일명 렉)을 일으킬 만큼 화려한 그래픽이 가미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종족도 눈에 띈다. 얼라이언스 진영에는 늑대인간이, 호드 진영에는 고블린이 추가됐다. 늑대인간은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야성적인 느낌이다. 고블린은 반대로 귀여운 체형에 똑똑해 보이는 것이 특징. 늑대인간은 무두질에 특화된 종족으로, 각종 직변과 저주 지속시간이 짧다. 전력질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고블린은 연금술에 특화됐으며, 로켓 탄막 같은 기술을 보유했다.
제일 큰 변화는 1~60레벨 지형인 아제로스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어둠 해안은 물에 잠겼고, 불모의 땅은 초보자와 고수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변했다. 아즈샤라는 호드진영 초보를 위한 지역으로 변했다. 고수를 위한 지역도 생겼다. 울둠, 그림 바톨, 해저에 있는 ‘바쉬르의 가라앉은 도시’가 추가됐다. 이 밖에도 60레벨 이상 지형에서만 이용 가능했던 나는 탈 것이 1~60레벨 지형에서도 탈 수 있게 변했다.
이런 업데이트 속에는 게이머들이 알게 모르게 그래픽적으로 많은 부분의 개선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물에 대한 표현이 달라진 것. <WoW : 대격변>에 새로 추가된 액체 세부 묘사와 태양광(Sun Shafts) 메뉴는 게이머가 <WoW : 대격변> 스토리를 좇으며 만나는 온갖 종류의 물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한다. ‘액체 세부 묘사’를 낮음으로 하면 ‘이게 물인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액체 표현이 거칠어진다. 반대로 높게 설정하면 물 위의 파장이나 반영까지 섬세하게 표현한다. 태양광 옵션을 켜면 해 때문에 생기는 온갖 종류의 효과를 표현한다. 이 두 가지 효과는 모두 다이렉트X 11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다만 처음 <WoW>가 나올 당시 다이렉트X 9 기반으로 만든 터라, 최신의 다이렉트X 11로 만든 게임만큼 눈에 띄게 화려한 그래픽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히려 덕분에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는 보급형 그래픽카드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태양광 효과를 제대로 즐기려면 다이렉트X 11 지원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
대격변 업데이트 후 그림자 효과도 세밀해 졌다.
<WoW : 대격변> 즐기기 위한 최적 그래픽카드는?
그렇다면 다이렉트X 11 옵션을 적용한 <WoW : 대격변>을 야무지게 즐기기 위한 그래픽카드로는 무엇이 좋을지 고민스럽다. 한동안 AMD 라데온 HD 5700 시리즈가 추천받는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엔비디아 지포스 시리즈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프레임 측정 테스트를 해보니 게이머들이 주로 쓰는 해상도에서 전반적으로 지포스 계열 그래픽카드가 우세하게 나타났다. 다음은 게임머들이 제일 많이 설정하는 해상도와 옵션을 가정해 테스트한 결과다.
테스트 PC 제원
CPU : 인텔 코어 i7 960 불룸필드
메인보드: MSI 빅뱅 엑스파워
램 : 삼성전자 DDR3 10600 4GB
프레임 측정 1 - 1680×1050해상도
※ 단위는 프레임. 높을수록 좋다.
22인치 모니터 해상도에서 많이 쓰는 1680×1050 화소로 설정하고, 나머지 옵션은 울트라하이퀄리티로 맞췄다. 프레임 측정 결과, 테스트에 쓴 14개 그래픽카드 모두 30프레임 이상을 기록했다. 고해상도가 아닌 이상은 다이렉트X 11기술을 써먹으면서 프레임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반증이다. 눈여겨볼 점은 상위권 그래픽카드는 모두 지포스 GTX 시리즈라는 점. 라데온 HD 5870이나 HD 6870도80대 프레임에 머문 반면, GTX 470, 570, 580은 모두 100프레임 이상을 기록했다. 중위권에서는 HD 5770의 활약이 돋보인다. 실제로 와우저(와우 게이머)들 사이에서 중급형 그래픽카드로 많이 찾는 제품이 HD 5770과 GTX 450이다.
프레임 측정 2 - 1920×1080해상도
※ 단위는 프레임. 높을수록 좋다.
해상도를 1920※1080으로 높여도 큰 이변은 없었다. 오히려 GTX 570이 GTX 580을 앞지르는 하극상이 있었다는 것이 유일한 변수다. 오차 범위 이내라는 것을 감안해도 GTX 570 성능은 꽤 만족스럽다. 반면 라데온 가문에서는 HD 5870과 HD 6870이 선전했다. GTX 450과 HD 5770은 1프레임 차이로 박빙이었는데, 이는 앞으로 게이머들이 어떤 그래픽카드를 구매할지에 대한 바로미터로 삼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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