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지난 2017년 처음 발표된 AMD 라이젠 프로세서는 2010년대 PC 업계에 있어 최고의 혁신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인텔에 거의 모든 면에서 뒤쳐져 있었던 AMD는 라이젠 프로세서를 통해 미세공정, 다중 코어를 통한 멀티태스킹, 전력효율 부문에서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앞설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020년 10월, AMD는 또 한 번의 도악을 이뤄냈다. 새로운 코어 레이아웃과 캐시 설계를 바탕으로 더 향상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AMD 라이젠 5000 시리즈(코드명:버미어)'를 공개한 것이다. 이번 CPU는 특히 게이밍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둔 것이 특징이다. 11월 5일, 전세계에 출시될 예정인 이 CPU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자.  

새로운 젠 3 코어 아키텍처 적용

1세대 라이젠(라이젠 1000 시리즈)에는 젠/젠+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14nm/12nm 공정을 통해 이전 CPU 대비 IPC가 최대 52% 좋아지며 비약적인 퍼포먼스 향상에 성공했다.이후 2019년 출시된 라이젠 3000 시리즈에는 젠 2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이 프로세서는 x86 CPU 중 최초로 7nm 공정으로 제작되어 전력소모와 발열은 줄어들고, 성능도 좋아졌다. IPC는 이전 세대 대비 15% 향상되었고, L3 캐시도 8MB에서 16MB로 2배 많아졌다. 새롭게 등장한 라이젠 5000 시리즈는 젠 2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젠 3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7nm 공정의 완성형이라 볼 수 있는 젠 3 아키텍처에서는 부스트 클럭 향상을 비롯해 IPC 향상, 새로운 코어 레이아웃, 새로운 캐시 설계 등이 적용됐다.  

IPC, 또 올랐어?!

IPC(Instructions Per Cycle)는 한 클럭(사이클) 당 얼마나 많은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얼마나 효율적인 연산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동안 라이젠 시리즈는 지속적인 IPC 향상을 보여 왔는데, 이번 라이젠 5000 시리즈에서도 이전 세대 대비 최대 19%의 IPC 강화에 성공했다. IPC가 좋아지면 멀티코어를 구성하는 단일 코어들의 성능이 향상된다. 같은 클럭이라도 더 많은 명령을 처리할 수 있게 되니 '클럭당 성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최대 클럭이 4.9GHz(5950X 기준)로 상승했는데 IPC도 좋아졌으니 게임, 콘텐츠 제작, 멀티태스킹에서의 퍼포먼스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통합된 CCX, 더 빨라진 캐시 속도

이와 같은 퍼포먼스 향상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AMD는 젠 아키텍처 기반 CPU를 설계할 때 CCX(Core CompleX)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하나의 CCX에 4개의 코어와 그에 딸린 L1/L2 캐시, 4개의 코어가 공유하는 L3 캐시가 탑재되고 이 CCX 2개를 하나의 다이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라이젠 CPU가 설계됐다. 그런데 젠 3 아키텍처에서는 2개의 CCX가 하나로 합쳐졌다. 하이 템플러 2기가 합체하여 아칸으로 변신한 것처럼 말이다. 이제 라이젠 5000 시리즈에서는 하나의 CCX 안에 8개의 코어가 탑재되고, 이 코어들은 하나의 32MB L3 캐시를 공유하게 된다. 그 결과 코어 하나 당 직접 접속할 수 있는 L3 캐시 용량이 2배로 늘어났고, 코어와 캐시 간 통신속도가 빨라져 게임에서의 레이턴시(지연시간)가 대폭 줄어들었다. 게다가 메모리 레이턴시도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니 코어 당 성능이 대폭 증가하기에 이른 것이다.  

극한의 전력효율

라이젠 CPU는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전력효율도 끊임없이 개선해왔다. 라이젠 5000 시리즈의 대표모델인 라이젠 9 5900X의 경우 1세대 라이젠인 라이젠 7 1800X의 2.4배에 달하는 와트 당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만큼 전력효율이 좋은 것이다. 경쟁 제품과 비교해보면 차이는 더 극명해진다. AMD의 설명에 따르면, 라이젠 9 5900X는 인텔 코어 i9-10900K보다 전력효율이 2.4배 더 뛰어나다. 이렇게 뛰어난 전력효율 덕분에 전력 소모 증가, 발열 등으로 인해 게임이나 그래픽 편집 도중 큰 문제가 발생할 일이 줄어든다.  

게임에 더 강한 프로세서

그동안 AMD 프로세서는 인텔에 비해 게임에 약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단일 코어 성능과 부스트 클럭 차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는 IPC가 대폭 개선되어 단일 코어 성능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부스트 클럭도 높아졌다. 이러한 성능 향상은 벤치마크에서 잘 드러난다. 시네벤치 R20 벤치마크에서 라이젠 9 5900X는 싱글 스레드 점수 631점을 기록하며 경쟁 인텔 프로세서를 크게 앞질렀다. 데스크톱 프로세서가 싱글 스레드 테스트에서 600점을 돌파한 것은 라이젠 9 5900X가 처음이다. 그 결과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는 게이밍에서 인텔 프로세서와 당당히 겨룰 수준까지 올라섰다. FHD 해상도에서 라이젠 9 5900X는 인텔 코어 i9-10900K와 비교해볼 때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21%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며, 배틀그라운드, 도타 2, CS:GO 등의 인기 게임에서도 경쟁 프로세서보다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라인업

모델	코어/스레드	TDP	부스트/베이스 클럭	캐시 용량	쿨러	가격
AMD 라이젠 9 5950X	16/32	105W	최대4.9GHz/3.4GHz	72MB	N/A	799달러
AMD 라이젠 9 5900X	12/24	105W	최대 4.8GHz/3.7GHz	70MB	N/A	549달러
AMD 라이젠 7 5800X	8/16	105W	최대 4.7GHz/3.8GHz	36MB	N/A	449달러
AMD 라이젠 5 5600X	6/12	65W	최대4.6GHz/3.7GHz	35MB	레이스 스텔스	29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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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라이젠 5000 시리즈로 멋진 게이밍 PC 만들기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는 이미 공개된 스펙만으로도 굉장하고 엄청나다. 가격이 전작에 비해 50달러 오르긴 했지만, 그만큼 성능이 좋아진 것도 사실 이다. 이런 라이젠 5000 시리즈로 PC를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그에 맞는 부품도 필요하다.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데스크톱 부품 구성, 어떻게 하면 좋을지 살펴보자. 가격은 11월 5일, 오픈마켓 최저가 기준이다.  

① 라이젠 5000 시리즈에 어울리는 메인보드는?

라이젠 데스크톱을 사용하던 분들에게 희소식이 하나 있다. 기존 메인보드를 재활용해도 된다는 점이다. AMD 5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의 경우 BIOS 업데이트만 하면 바로 라이젠 5000 시리즈를 쓸 수 있다. AMD 400 시리즈는 내년 1월부터 BIOS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래도 기왕이면 새 메인보드를 장만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ASUS, 기가바이트, MSI, 애즈락 등이 라이젠 5000 시리즈 발매 시기에 맞춰 새로운 X570, B550, A520 메인보드를 선보인 것이다. 신형 AMD 메인보드를 살펴보자.

ASUS TUF Gaming X570-PRO (Wi-Fi) 아이보라

하이 사이드 및 로우 사이드 MOSFET 및 드라이버를 단일 패키지로 결합하는 12+2 DrMOS 전력 스테이지를 사용해 CPU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고, 다중 PCB 레이어로 중요한 구성 요소의 열을 멀리 이동시켜 원활한 오버클럭을 돕는다. 업계 최고 수준의 DIGI+ VRM으로 깨끗한 전력공급도 보장한다. 또한, PCIe 4.0에서 발생하는 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능동 냉각 방열판을 채택했고, VRM 히트싱크, 고품질 서멀 패드 등으로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를 최소화한다. 인텔 와이파이 6AX200 모듈을 통해 고품질 무선 인터넷도 사용 가능하고, AI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 시스템도 지원한다. 가격은 약 336,000원이다.

기가바이트 B550 AORUS ELITE 피씨디렉트

좀 더 저렴하게 시스템을 구성하길 원한다면 이 메인보드를 고려해보자. 12+2 페이즈 디지털 트윈 전원부를 통해 총 700A 전류를 공급하고, 2배 많은 구리가 함유된 PCB 설계로 내구성을 강화했다. 최대 DDR4 4000MHz 이상의 메모리 속도를 지원하며, PCIe 4.0도 지원한다. 여기에 M.2 방열판과 SMART FAN 5 하이브리드 쿨링 시스템, 시스템 온도가 지정된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팬이 멈추는 FAN STOP 기능도 지원해 쿨링 효율이 뛰어나다. 2.5GbE LAN과 하이엔드 WIMA & 오디오 커패시터, 기가바이트 RGB FUSION 2.0도 지원한다. 가격은 약 229,000원이다.  

② 라이젠 5000 시리즈와 함께하면 좋은 쿨러는?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는 5600X를 제외하곤 기본 쿨러를 제공하지 않는다. 인텔과 달리 제법 성능이 뛰어난 기본 쿨러를 X 시리즈에서 제공해 왔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본격적인 게이밍 데스크톱을 꾸밀 유저라면 수랭이든, 공랭이든 따로 쿨러를 장만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라이젠 5000 시리즈는 기존의 3000 시리즈처럼 AM4 소켓을 사용한다. 3000 시리즈 유저였다면 기존의 공랭/수랭 쿨러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다. 그래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새로운 공랭쿨러나 수랭쿨러를 새로 장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DEEPCOOL GAMMAXX 400 XT

그동안 국내 유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DEEPCOLL GAMMAXX 400 시리즈의 신작으로, 반투명 블레이드와 고휘도 스펙트럼 RGB LED 덕분에 튜닝성이 뛰어나다. 또한, 효율적인 공기 흐름의 타워형 히트 싱크와 6mm 구경 쿼드 구리 히트파이프, 500~15000(±10%) RPM PWM 하이드로 베어링 쿨링팬을 탑재하여 탁월한 쿨링 성능을 제공하며 동급 대비 고효율의 쿨링 성능 180W TDP를 지원한다. 가격은 약 24,500원이다.

에너맥스 LIQTECH II 360 WHITE ARGB

냉각 성능 극대화를 위해 디자인된 세라믹 베어링 펌프를 통해 시간당 최고 450L의 강력하고 안정적인 냉각 성능을 보여준다. 여기에 에너맥스의 강력한 특수기술 냉각판 설계로 일반 냉각판보다 30% 이상 향상된 냉각성능을 제공한다. 에너맥스만의 트위스터 베어링을 탑재한 팬 덕분에 더조용하며, 프리미엄 RGB 워터블럭으로 시스템 내부를 꾸밀 수 있다. 가격은 약 199,000원이다.  

③ 더 빠른 CPU엔 더 빠른 RAM을

새로운 라이젠 5000 시리즈가 지원하는 RAM 대역폭이 최대 얼마인지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RAM은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용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물론 진정한 게이머라면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히트싱크 디자인, RGB 지원 여부도 따져보고 구매할 것이다. 라이젠 시스템이라면 듀얼 채널로 메모리를 구성하는 것을 잊지 말자.

PNY XLR8 GAMING DDR4-3600

3600MHz(PC4-28800)의 빠른 속도를 통해 오버클럭, 속도 동기화에 유연함을 가져다 주며, 램 타이밍 CL18-20-20-40을 통해 안정성과 성능 모두를 잡았다. 슬림하고 날렵한 디자인의 방열판은 RAM의 열기를 효과적으로 식혀주며, RGB LED 효과를 적용해 화려한 튜닝 효과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제품 공급 기간 동안 제한 없이 무상보증이 진행되는 라이프타임 워런티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8GB x2 기준으로 약 117,200원이다.  

④ 이 기회에 PCIe 4.0 SSD를 사용해보자

라이젠 5000 시리즈로 게이밍 데스크톱을 구성할 계획이라면 PCIe 4.0 지원 NVMe SSD를 사용해보자. PCIe 4.0은 PCIe 3.0 대비 최대 2배 빠른 속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게임은 물론 사진/동영상 편집, 그래픽 디자인, 대용량 파일 전송 및 관리가 더 쾌적해진다. 물론 PCIe 4.0 지원 메인보드와 함께 사용해야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Seagate 파이어쿠다 520 M.2 NVMe

PCIe 4.0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최대 읽기 속도 5,000MB/s, 쓰기 속도 4,400MB/s의 무시무시한 속도를 자랑한다. 3600TBW의 든든한 내구성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SSD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관리할 수 있으며 5년 제한 보증도 지원한다. 500GB는 약 149,000원, 1TB는 약 279,000원, 2TB는 약 545,000원이다.  

⑤ 파워서플라이도 든든하게

라이젠 5000 시리즈의 TDP는 전작인 3000 시리즈와 동일하다. 하지만 CPU와 함께 쓰일 그래픽카드, 쿨러의 요구전력까지 고려한다면 적어도 750W 이상의 고출력 제품을 고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물론 출력만 중요한 게 아니다. 전력효율이 우수한지, 안정성은 뛰어난지, 조립 편의성이 좋은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마이크로닉스 CLASSIC Ⅱ GOLD FULL MODULAR 1050W

1050W의 넉넉한 출력에 80PLUs 230V EU Gold 인증을 획득해 매우 뛰어난 전력효율을 보여준다. 최신 하이브리드-E 플랫폼을 적용해 성능과 안정성이 대폭 향상되었고, 2세대 GPU-VR로 칼전압을 유지한다. 120mm FDB 팬 덕분에 내부 발열도 효과적으로 잡아내고, 6+2 보호회로 설계로 안전하다. 가격은 약 17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