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빠른 키보드가 나타났다! 초고속 입력을 위한 4,000Hz 키보드 '커세어 K100'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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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배 빠른 키보드가 나타났다! 초고속 입력을 위한 4,000Hz 키보드 '커세어 K100' 등장
남지율 기자
승인 2020.12.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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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PC방에서 게임을 즐겨본 이들이라면 ‘아~ 분명히 눌렀는데 왜 안 나가!’와 같은 탄식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탄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탄식을 내뿜은 이의 실력이 부족한데 자신에게 패배의 책임이 돌아오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핑계이거나 네트워크 핑이 높아 제때 눌렀는데도 스킬이 늦게 발동된 경우다. 그리고 정말 눌렀는데 키보드가 느려서 스킬이 늦게 나가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쉽게 바꿀 수 없는 실력이나 네트워크는 어쩔 수 없지만, 키보드가 느려서 스킬이 늦게 나간다면 굉장히 억울할 것이다. 따라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빠른 입력 속도의 게이밍 키보드가 선호되곤 한다. 과거 빠른 게이밍 키보드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1,000Hz 폴링 레이트(키보드와 PC가 초당 1000번의 신호를 주고받는 속도)를 지원하며, 은축처럼 빠른 반응속도의 스위치를 탑재한 제품이다.
그런데 이 기준을 뛰어넘는 괴물 같은 키보드가 있다면 어떨까?
칼을 갈고 만든 에픽 게이밍 키보드
커세어 K100 RGB OPTICAL 한글
‘커세어 K100 RGB OPTICAL 한글(이하 커세어 K100)’은 커세어 플래그쉽 키보드 ‘K95 RGB PLATINUM XT(이하 커세어 K95)’의 뒤를 잇는 제품인 만큼 감탄이 절로 나오는 초호화 스펙으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키보드 상단 프레임에는 고급스러운 헤어라인이 특징인 알루미늄이 적용됐다. 프레임 왼쪽 하단에는 키보드 모델명 ‘K100’이 심플하게 각인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디자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게이밍 키보드라면 빼놓을 수 없는 RGB도 수준급이다. ‘RGB 맛집’이라 불리는 커세어 제품답게 우수한 광량을 지녔으며, 다양한 조명 효과를 커세어 iCUE 소프트웨어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게이머를 위한 특별한 키 캡과 키 풀러가 제품 패키지에 기본 동봉되는 점에도 주목하자. 동봉된 키 캡은 2종류인데, 패키지 게임/FPS에 특화된 키 캡(캐릭터를 움직일 때 사용되는 W, A, S, D 키)과 AOS 게임용 키 캡(스킬 사용에 필요한 Q, W, E, R, D, F 키)이다. 게임용 키 캡은 색만 다른 것이 아닌 엠보싱 처리가 더해져 키보드를 보지 않고도 어떤 키에 손이 위치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W, A, S, D 키에는 곡선 가공이 적용돼 마치 게임 패드의 십자 패드를 조작하는 듯한 감각을 제공한다.
PC 사용을 더욱 간편하게 해줄 편의 기능인 ‘전용 미디어 컨트롤’과 ‘USB 패스 스루’도 품었다. 미디어 컨트롤은 볼륨 제어 롤러, 음소거 버튼, 미디어 제어 키로 구성됐다. 게임 중 바탕화면으로 나가지 않고도 음악 재생의 대부분을 제어할 수 있어 대단히 편리하다.
USB 패스 스루 포트는 키보드 케이블 오른쪽에 위치하는데, 패스 스루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는 방식이기에 충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독특한 점은 일반적인 USB 포트와 달리 내부 색상이 커세어의 키 컬러인 노란색이라는 점이다.
호불호가 갈릴 요소도 있다. 바로 키보드 왼쪽에 탑재된 매크로 키다. 커세어 K95처럼 6개의 매크로 키가 더해졌다. 사실 기자는 이러한 매크로 키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매크로 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편이며, 실수로 잘못 누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세어 K100의 매크로 키는 달랐다. 매크로 키 캡에는 곡률이 더해져 다른 키 캡과 명확한 차이를 뒀다. 또한, 매크로 키는 ‘엘가토 스트림 덱 소프트웨어’와 연동이 가능해 폭넓은 활용도를 제공한다.
비록 이 매크로 키에는 ‘엘가토 스트림 덱’처럼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지는 않았지만, 할당된 키를 확인할 수 있는 창을 최상단에 띄울 수 있어 제법 유용했다.
초고속 입력에 적합하다
앞서 1,000Hz 폴링 레이트와 은축처럼 빠른 반응속도의 스위치를 탑재한 키보드가 빠른 입력에 적합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커세어 K100은 1,000Hz 은축 키보드의 속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최대 폴링 레이트부터가 일반 기계식 키보드의 4배에 달하는 4,000Hz다. 게이밍 기어에 관심 있는 이들이더라도 4,000Hz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커세어는 ‘AXON 하이퍼 처리 기술’을 통해 이를 구현했다. 4.000Hz 하이퍼 폴링뿐만 아니라 4,000Hz 키 스캐닝을 동시에 지원해 최대 4배 빠른 입력이 가능하다.
사용된 스위치도 초고속 입력에 최적화됐다. 커세어 독자 스위치인 OPX 광학 기계식 스위치가 탑재됐는데, 입력 거리가 1.0mm로 은축 스위치보다 더 얇고 키 수명은 1억 5천만 회에 달한다. 타건해보니 키압이 상당히 낮은 편이며, 은축 스위치와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키가 굉장히 민감한 편이기에 기본적으로 문서 작성용보다 게임용으로 적합하다. 물론, 키보드가 손에 익으면 구름 타법도 충분히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어떨까? 우선 키 반응 속도가 중요한 FPS 게임 ‘헤일로 마스터 치프 콜렉션’을 플레이했다. 커세어 K100을 통해 칼 같은 입력이 가능했다. 아주 약간의 딜레이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 기자의 실력으로 1,000Hz와 4,000Hz의 차이를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아주 빠르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어서 리듬 게임인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를 플레이했다. 키압이 낮고 걸림이 없는 스위치가 적용돼 복잡한 노트를 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판정에는 다소 적응이 필요했다.
커세어 플래그쉽의 진화
이 키보드는 속도만 빨라진 것이 아니다. 크게 달라진 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변화로는 ‘iCUE 컨트롤 휠’이 더해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휠에는 상당히 많은 기능이 지원된다. 휠 가운데 있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색상이 바뀌는데, 색상에 따라 기능이 변화한다.
예를 들면 하늘색은 ‘휠로 RGB 조명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그뿐만 아니라 확대/축소, 프로그램 전환, 영상 편집 환경에서 타임라인 탐색 등의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
팜레스트도 진화했다. 쿠션이 더해져 장시간의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피로를 더욱 줄였으며, 자석 방식으로 깔끔하게 결합된다. 팜레스트 중앙에 더해진 새로운 커세어 텍스트도 높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RGB는 44존 3면 라이트 엣지를 더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라이트 엣지의 광량도 뛰어난 편이다.
PBT 키 캡이 기본 적용된 점도 인상적이다. PBT 키 캡을 품은 장시간 사용에도 번들거림이 덜하며, 견고한 내구성도 얻게 됐다. 참고로 커세어 K100은 영문 각인 버전이 선출시 됐으며, 이후 한글 각인 버전이 출시됐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키보드의 상황을 나타내는 LED 인디케이터도 직관적으로 변했다. 단순히 LED가 들어오는 것이 아닌 아이콘으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마치며
커세어 K100을 통해 초고속 입력에 특화된 4,000Hz 키보드를 살펴봤다. 분명히 입력 속도가 빠른 것은 맞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1,000Hz와 4,000Hz를 구분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최고의 입력 속도를 추구하는 게이머라면 4,000Hz 키보드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