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어 SE WD1600AAJS

수직자기기록 도입한 하드디스크

수직자기기록 방식의 데스크탑 하드디스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여러 경쟁사가 이 기술로 만든 하드디스크를 여럿 내놓았다. 웨스턴디지털은 “최초가 최고를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기술 완성도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최대 기록밀도는 플래터당 160GB다. 사실 플래터당 160GB는 어깨에 힘 줄 정도로 높은 기록밀도는 아니다. 경쟁사인 씨게이트는 이미 플래터 한 장에 188GB를 기록하는 데스크탑 제품을 내놓았다.
‘캐비어 SE WD1600AAJS’(이하 캐비어 SE)는 플래터 한 장으로 만든 하드디스크다. 플래터가 한 장이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내부 부품수가 적어 물리적 원인으로 인한 고장이 적다. 발열과 소비전력도 조금이나마 줄어든다. 플래터 여러 장을 묶은 것보다 회전축이 가벼워서 모터에 힘이 적게 들어가서다. 요즘 하드디스크는 한창 작동 중에는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뜨겁지만 이것은 뜨끈한 아랫목 정도다. 장점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가볍다는 것도 특징이다.

시큐어커넥트는 연결 강도를 높여 케이블이 잘 빠지지 않고, 단자가 부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9월 3일 만든 따끈따끈한 제품이다. 새로운 라벨을 만들 시간이 모자랐는지 라벨에는 종전 커넥터와 그에 필요한 경고문이 인쇄되어 있다.

4핀 전원 단자가 있던 오른쪽이 텅 비었다.

종전 제품(아래)에는 두 가지 전원 단자가 있었다. 시큐어커넥트를 연결부는 남겨 두었다.

커넥터 디자인도 바뀌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금까지 SATA 전원 커넥터와 함께 4핀 전원 단자를 함께 두었다. 구형 파워서플라이와 SATA 전원 케이블이 모자랄 때 꽤 요긴했지만, 요즘 나오는 파워서플라이는 SATA 케이블을 넉넉하게 두어서 굳이 두 가지 전원 연결 단자를 둘 필요가 없다. 잘못해서 전원 케이블 두 가지를 다 꽂고 전원을 켜면 하드디스크만 망가진다.
캐비어 SE를 쓰면 성능이 빨라졌다고 느끼지는 못한다. 수직자기기록으로 기록밀도를 높였다고 무조건 성능이 빨라지는 게 아니다. 테스트에서도 체감 성능에 영향을 주는 항목은 다른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탐색 속도가 제자리걸음이라는 뜻이다. 대신 읽기 쓰기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하드디스크 특성에 맞춰 멀티미디어 파일 백업에 쓰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