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체험 극과 극 - 최고급 PC와 보급형 PC는 얼마나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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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체험 극과 극 - 최고급 PC와 보급형 PC는 얼마나 다른가
  • PC사랑
  • 승인 2011.07.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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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쪽이든 상관없다는 당신
같은 생김새인 PC라도 값은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비싸면 좋은 게 당연하다. 그러나 비싼 PC라고 해서 얼마나 더 나은지, 나는 과연 비싼 PC를 써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찾기 어렵다. PC 부품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이면 그나마 문제가 덜하지만, 대부분 값으로 물건을 평가하지, 성능은 뒷전이지 않은가?

최고급 PC와 값싼 PC. 쉽게 생각하면 차와 같다. 수입산 고급 외제차와 평범한 소형차를 놓고 비교해 보자. 두 대는 값만 놓고 보면 적게는 몇 배, 많게는 수십 배까지 차이난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사람을 태우고 간다는 본래 목적은 다르지 않다. 다만 얼마나 더 편하게, 많이, 더 폼 나게 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운송 수단이라는 자동차 본질 자체는 외제차나 소형차나 다를 바 없다.
PC가 그렇다. 최고급 PC나 보급형 PC나 모두 인터넷을 하고, 문서를 다듬고 엑셀로 띄운다. 심심하면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근본적인 목적은 같다. 다만 얼마나 더 빠르고,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보급형 PC와 최고급 PC는 얼마나 다를까?

두 PC를 비교하면 당연히 고급 PC가 성능 면에서 앞설 것이야 삼척동자도 안다. 이번 벤치마크의 핵심은 과연 소비자 입장에서 돈 값하는 PC가 어떤 것일지, 나아가 보급형 PC는 과연 값싼 비지떡인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의외로 보급형 PC가 들인 돈 이상으로 역할을 해낼지도 모르고, 막연하게 비싼 PC를 사겠다는 사람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은 돈은 <PC사랑> 정기구독에 투자하기로 하고, 동급 PC가 아닌 극과 극을 달리는 두 PC 성능을 놓고 비교해 보자.



극단적 벤치마크를 위한 준비물
가격대비 성능으로 승부하는 보급형 PC

일단 보급형일지라도 유행에 뒤쳐져선 곤란하다. 인텔이 최근 내놓은 펜티엄 G840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짰다. 펜티엄 G840은 인텔 샌디브리지 가문의 막내로, 코어 i5나 i7에 비하면 초라하게 보일 정도다. 하지만 보급형이라고 얕잡아 보면 실례다. 혈통 좋은 샌디브리지 가문에서 태어난 만큼, 성능은 보급형이라고 무시 못 할 수준이다.
내장그래픽도 무려 인텔 HD 그래픽스다. 코어 i3-2100에 넣은 HD 그래픽스 2000과 견줘도 퀵 싱크나 클리어 비디오 기능만 빠졌을 뿐, 3D 성능은 같다. 그래픽 성능은 쾌적한 게임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 같은 게임 외적인 용도로는 부족하지 않다. 이 밖에 하드디스크는 웨스턴디지털의 ‘WD5000AAKX’를 썼다. 4만 원도 안하는 값이지만, SATA3에 7200rpm으로 작동하고 용량도 500GB나 된다.
램은 삼성전자의 DDR3 1333 2GB 1개를 꽂았다.



인터넷 견적시스템을 이용해 짜 본 최저가 PC. 채 30만 원이 되지 않는다.

최고급 PC라면 이쯤은 해야지
고성능 PC라면 인텔 2세대 코어 i7-2600 정도는 꽂아줘야 한다. 그래픽카드도 엔비디아 지포스 GTX 560 Ti를 썼다. 코어 i7-2600은 준전문가용 시스템에 어울리는 고성능 프로세서로, 일반 작업은 물론이고 게임 성능도 발군이다. 최고급 PC를 위한 정답과 같은 프로세서라 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는 아수스의 지포스 GTX 560 Ti를 썼다. 그래픽카드 하나가 보급형 PC 시스템 전체와 맞먹는다. 그만큼 3D 게임 성능이 매우 뛰어나 게이머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다. 하드디스크는 웨스턴디지털의 WD2002FAEX 2TB를 달았다. 대용량과 빠른 속도를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에게 어울린다. 이보다 더 빠른 속도를 원한다면 SSD로 갈아타는 것이 옳다. 대신 값도 그만큼 오른다. 램은 최고급 PC 위용에 맞게 삼성전자 DDR3 1333 2GB 메모리 4개, 즉8GB를 얹었다.


고성능 PC 견적. 이보다 빠른 처리속도를 원한다면 저장장치를 SSD로 선택하자.

두 PC는 구성 부품들 제원 차이만큼이나 값 차이도 크다.
보급형 PC는 본체 값이 29만 원대인데 반해, 최고급 PC는 120만 원데 육박한다. 고급형 PC 1대 맞출 돈이면 보급형 PC 4대를 살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과연 실제로 성능차이도 어마어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소한 투자한 만큼 4배 이상의 효과를 낼지, 난다면 얼마나 나는지 객관적인 수치로 비교해 보자.



보급형 vs 최고급 PC, 그 결과는?
테스트 1  PC마크 밴티지
PC마크 밴티지의 생산성 항목으로 말 그대로 PC로 할 수 있는 능력, 즉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 각종 사무 업무 생산성을 측정할 수 있다. 이런 생산성은 PC 성능보다 활용하는 사람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지만, 여기서 말하는 성능은 각 프로그램들을 얼마나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느냐는 의미로 보면 된다. 이 생산성 항목에서 성능 차이를 보자. 먼저 최고급 PC는 8727점을 기록했다. 반면 보급형 PC는 4707점으로 대략 2배 정도 격차를 보였다. 상당한 차이긴 하지만, 4배가 아니니 한편으론 보급형 PC가 힘 좀 쓴 셈이다.



테스트2  피스키퍼
피스키퍼는 웹 브라우저 성능을 측정할 때 주로 쓴다. 웹 페이지 렌더링과 인코딩 등 PC의 웹서핑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가늠할 때 유용하다. 이번에도 역시 4배 이상, 심지어 2배까지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고급 PC가 32%정도 더 우수할 뿐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고성능 PC를 쓰면 웹 서핑도 분명 빨리 할 수 있지만, 값에 비해 보급형 PC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웹 서핑을 위해서 고성능 PC를 살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님이 확실하다.



테스트 3  압축과 해제
PC를 쓰다보면 밥 먹듯 하는 일이 파일 압축과 해제다. 파일 압축과 해제 성능 역시 PC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WinRAR로 394MB 용량의 여러 파일을 압축할 때 걸리는 시간을 쟀다. 시간이 빠를수록 좋은데, 최고급 PC가 65.7초, 보급형 PC가 74.9초 걸렸다.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나질 않았는데, 이는 둘 다 비슷비슷한 하드디스크를 쓴 탓이다. 만약 최고급 PC에 SSD를 달았다면 시간 차이는 더 확연했을 것이다.



테스트 5  게임
PC 성능을 가늠하는데 게임이 또 빠지면 섭섭하다. 이 테스트는 당연히 보급형 PC가 열세인 부분이다.
3D 게임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 그래픽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최고급 PC는 지포스 GTX 560 Ti라는 걸출한 그래픽카드가 떡하니 있으니 안 봐도 최고급 PC의 절대 승리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레지던트 이블 5
지난 게임이지만 여름이기도 하고 그래픽카드 성능에 따른 차이가 확실한 <레지던트 이블 5> 벤치마크 툴을 썼다.
보급형 PC는 초당 23.5프레임을 재생했다. 최저 그래픽 옵션으로 설정해도 평균 30프레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게임을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다.
반면 최고급 PC는 초당 191.5 프레임을 기록하며, 무려 8배 이상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스타크래프트 2
한때는 <스타크래프트> 하려고 PC를 사던 적도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2>는 그때만 못하지만 여전한 인기를 자랑한다. 2D 그래픽이던 전작과 달리 신작은 3D 그래픽이어서 PC 제원도 어느 정도 따라야 한다. 옵션을 최저로 낮춰 저해상도로 만들면 보급형 PC라도 평균 33.9 프레임으로 ‘할 만하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최고급 PC는 초당 98 프레임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진다.
해상도와 옵션을 중간 수준으로 높이면 보급형 PC는 11.1 프레임으로 급락, 게임을 실행했다는데 의의를 둬야 할 지경이다. 반면 최고급 PC는 초당 70 프레임 이상을 유지하면서 고성능 PC다운 면모를 보였다. 최고 8배까지도 차이가 나는 두 게임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최신 게임이라면 그 차이는 더 크게 도드라질 것이라 본다. 게임이야 말로 많은 돈을 들인 최고급 PC에서 톡톡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결론 : 게임이 아니라면 굳이……
답이 빤할지 몰라도, 두 PC를 직접 비교하니 의외인 부분도 있었다. 성적표만 놓고 보면 최고급 PC가 확실히 우수하다. 코어 i7-2600과 램 8GB, 지포스 GTX 560 Ti가 어우러져 발휘하는 성능은 보급형 PC 성적표가 초라할 지경이다. 최고급이 괜히 최고급이 아니란 이야기.

앞선 것은 사실이나, 게임을 제외하면 이야기는 다르다. 철지난 게임 2개로 형평성을 맞췄으니 그나마 8배차이지, 안 그랬으면 더 많은 차이가 났을 게 빤하다. 보급형은 말 그대로 PC 생활을 즐기기 위한 최소의 제품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그 밖에 작업, 즉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 인코딩 등에서는 최고급 PC가 8배 이상 앞서지는 않았다. 이들 항목에서도 차이는 크게 났지만, 보급형 PC라고 해서 작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부족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값이 4배나 차이 나는 점을 감안하면 보급형 PC가 더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보급형 PC가 최고급 PC가 수행했던 테스트를 함께 할 수 있다는 부분도 주목할 대목이다. 내장그래픽을 활용한 보급형 PC는 일부 게임에서는 아예 실행조차 하지 못했다(철지난 게임이 등장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적화 거친 게임을 일정 프레임으로 실행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결론적으로 최고급 PC가 보급형 PC보다 값만큼 차이를 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최고급 PC가 돈 값을 못했다는 말이 아니다. 최고급 PC는 보급형이 감히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쾌적하고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이는 오로지 최고급 PC에서만 누릴 수 있다. 강력한 하드웨어를 이용해 압축이나 인코딩 시간을 줄이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절약해준다. 이것은 돈으로 환산하지 못할 만큼 소중하다. 투자 대비 효율 이상의 성능을 원한다면 고급 PC에 투자하는 것이 정상적인 투자일 것이다.

성능과 비용, 이 두 가지 고민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이용자가 하고자 하는 일에 따라 두 PC의 가치는 달라질 것이다. 게임마니아들이 돈 몇 푼 아끼겠다고 보급형 PC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웹 서핑을 위해 100만 원짜리 PC를 찾는 사람은 많다. 다시 한 번 PC를 고를 때 무조건 비싼 제품이 좋다는 생각은 버릴 때가 왔다. 목적과 여유에 맞춰 PC를 선택하는 용단이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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