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경 3D 디스플레이는 그리 놀랄 만한 기술이 아니다. 이론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제대로 상용화할 기술이 부족했을 뿐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제 무안경 3D 디스플레이가 계속 등장할 것이다. 특히 안경을 쓰지 않는 것이라 휴대용 기기에 적용하면 나름 괜찮기 때문이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는 기존 3D 디스플레이와 어떻게 다른지 3D 디스플레이 종류를 간단하게 나열했다.
먼저 무안경 방식은 2가지가 존재하는데, ‘패러랙스 배리어’와 ‘랜티큘러 렌즈’ 방식이다. ‘패러랙스 배리어’는 좌우 영상이 번갈아 나오는 스크린 앞에 막을 놓아 각도에 따라 정해진 부분만 보이고, 나머지 부분은 막에 가려 안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랜티큘러 렌즈’는 막 대신 볼록한 렌즈를 덮어 굴절을 통해 정해진 부분만 보여준다.
‘패러랙스 배리어’가 ‘랜티큘러 렌즈’보다 상대적으로 제작 단가가 싸지만, 화질은 떨어진다. 대신 화면을 2D와 3D로 필요에 따라 변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기술 모두 시야각이 좁아 여러 명이 보는 TV에는 사실상 적용이 힘들지만, 혼자만 보는 휴대용이나 모니터 쪽은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3D 디스플레이 종류
패러랙스 배리어 방식.
랜티큘러 렌즈 방식.
어떤 기기들에 적용했나
무안경 3D 이론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봤으니, 이번에는 무안경 3D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기기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자.
현재 무안경 3D는 여러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 때문에 휴대용 기기가 대부분이다. 무안경 3D TV도 있긴 하지만, 보는 위치가 제한되어 있고, 동시에 여러 사람이 3D 효과를 느끼기 힘들다. PMP, 게임기, 스마트폰, 모니터에서 대표적인 기기 한 개씩만 추려봤다.
코원 3D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PMP. 상황에 따라 2D와 3D를 선택해 볼 수 있다. 먼저 출시한 코원 V5 모델에서 3D 영상 감상이 가능하도록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휴대용이지만 4.8인치 화면에 1080p 해상도까지 지원해 동영상 재생 능력이 좋다. HDMI 출력을 지원해 대형 TV에서도 영상 감상이 가능하다. 다만, 3D 콘텐츠는 TV를 통해 3D로 감상 할 수 없다. 기본 용량은 64GB도 충분한 용량이지만, 용량이 큰 3D 영상을 위해 추가 확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자사전이나 시청각 어학 프로그램을 담은 PMP에 무안경 3D를 추가한 제품이라 그 밖에 특별한 기능은 없다.
닌텐도 3DS
‘닌텐도 DS’(이하 NDS) 시리즈 정식 후속기기. NDS와 똑같이 화면 2개를 이용한다. ‘닌텐도 3DS’는 위쪽에 있는 화면만 3D로 표현하며, 아래쪽 화면은 기존과 똑같이 터치스크린을 이용한다. 언제나 3D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며, 3D램프에 불이 들어올 때만 3D 효과를 보여준다. 본체 우측에 있는 레버로 3D 깊이를 조절할 수 있다. 레버를 최대로 올리면 3D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며, 최하로 내리면 2D로 보여준다.
이 밖에 카메라 3개가 달려 있는데, 하나는 내부에 있는 셀프 카메라, 나머지 2개는 외부에 달려서 3D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단, 30만 화소 정도라서 화질은 크게 기대하지 말자.
옵티머스 3D
스마트 폰에도 3D가 적용되었다. LG전자에서 나온 옵티머스 시리즈 중 하나가 그 주인공. 월드 IT 쇼 기사에서도 잠깐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7월이 되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기본 성능은 지난 1월에 출시된 ‘옵티머스 2X’와 비교하면, CPU는 테그라2 1GHz에서 오맵4430 1GHz로 변경되었고, 트라이 듀얼모드(듀얼 코어, 듀얼 메모리, 듀얼 채널)를 채택해 안정성을 높였다. 액정은 4.0인치에서 4.3인치로 넓혔다. 성능이 올라간 만큼 크기도 더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졌다. 나머지 부분은 기존 ‘옵티머스 2X’와 비슷하다.
3D 디스플레이는 2D와 3D로 전환되는 패러랙스 배리어 방식을 채택했다. 3D 콘텐츠를 즐기는 것부터 3D 사진 촬영과 3D 영상 촬영은 옵티머스 3D가 가진 최대 강점이다. 720p 해상도의 3D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 3D에 올릴 수 있으며, 3D TV가 없어도 다른 사람이 올린 유튜브 3D 영상을 옵티머스 3D에서 감상할 수 있다.
LG DX2000
휴대용 기기가 아닌 무려 PC 모니터에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일단 크기는 20인치에 16:9 비율을 가진 와이드 모니터다.
하지만 1600×900화소 해상도와 129만 원이라는 허무맹랑한 값은 구매의사를 잃게 만든다. 비싼 이유가 3D 디스플레이도 한몫했지만, 안면인식 카메라를 이용한 ‘아이 트레킹(Eye Tracking)’ 기술 때문으로 보인다. 휴대용이 아니라 한 곳에 놓아두고 이용하는 모니터 특성상, 보는 사람의 눈높이와 자세에 따라 위치를 매번 변경해줘야 한다. 이 번거로운 작업을 ‘아이 트래킹’ 기술을 이용해 보는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3D를 잘 볼 수 있는 위치를 찾아 자동으로 모니터를 움직여 준다.
비싼 가격과 3D 효과가 미비해 아직까지 모니터에 적용하기는 이른 느낌이다.
무안경 3D, 과연 좋은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아직까진 불편하다. 제한된 시야와 오래 보고 있으면 눈에 피로가 생기는 점은 치명적이다. 제한된 시야는 그나마 휴대용 기기 위주라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지만, 눈의 피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심지어 3DS같은 경우, 설명서에서 30분마다 15분 휴식을 취하라고 할 정도다. 결국, 일정 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2D 화면으로 변환해서 볼 수밖에 없다. 확실히 안경을 쓰지 않고 3D를 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안경으로 보는 3D 디스플레이보다 3D 효과도 떨어지는 점도 아쉽다.
무안경 방식 3D TV 실현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TV는 혼자 보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보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여러 시점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즉, 4명이 본다면 4개 시점에 맞는 영상 8개를 만들어야 한다.
디스플레이도 문제지만, 콘텐츠 제작에도 문제가 크다. 게다가 그만큼 고용량 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도 없다. 디스플레이 한계 상 화질이 떨어지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재는 풀HD 구현도 힘든 수준이니 당분간은 혼자 사용하는 휴대용 기기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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