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터보 필터 도면 가운데 한 장이다. 애론 존스가 발명하고 만든 터보 필터는 레코드판과 같이 생긴 동그란 디스크가 케이스에 들어 있는 구조다. 전동모터로 움직이는 디스크는 적게는 분당 1700회에서 많게는 2100회로 거세게 돈다. 디스크는 선명한 부분, 소프트 한 부분, 아주 소프트 한 부분 등 3등분으로 나뉜다. 낱낱의 등분마다 전자플래시와 함께 움직이는데, 기본적으로 3등분이므로 전자플래시 3대와 이을 수 있다. 물론 유무선 동조기를 써서 동조시키는 전자플래시 개수를 늘리는 것도 손쉽게 된다.
미국 프로사진가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죠셉 팔라디노’가 터보 필터 이용 여부를 비교해서 촬영한 사진인데, 왼쪽이 터보 필터를 끼우고 찍은 사진이다. 실내 스튜디오에서 전자플래시와 터보 필터를 함께 이용하면 ‘소프트’하게 표현할 부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터보 필터 하나로 어린이들이 음료수를 마시는 평범한 장면에 극적인 연출이 더해졌다.
터보 필터는 카메라 렌즈 앞에 고정해놓고 쓴다. 케이스 안에서 투명도에 따라 3등분 된 디스크가 빠르게 회전하고, 각 등분 별로 순간적으로 빛을 내는 전자플래시와 동조한다. 먼저 위 그림과 같이 테이블 위에 물병과 책 등이 놓인 장면을 촬영하는 상황을 마음속으로 그려보자. 디스크 투명한 부분과 동조가 되는 전자플래시로 물병을 밝혔다고 치면 물병은 선명하게 찍힌다. 디스크 가운데 소프트 한 부분과 연결된 전자플래시가 책을 향해 빛을 뿜었다면 테이블에 놓인 도서들은 소프트 필터를 낀 것 같이 부드럽게 기록된다. 마지막으로 디스크 아주 소프트 한 부분과 이어진 전자플래시로 동그란 공만 비추면 그 부분이 가장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모든 과정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셔터 릴리즈 버튼을 딱 한 번 누르는 것으로 끝난다.
터보 필터는 한 번 촬영으로 사진에 화려한 효과를 표현한다. 또렷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을 조명으로 범위를 조절해서 간단히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파는 값이 1500달러 정도. 우리나라 돈으로 바꾸면 160만 원을 훌쩍 넘겨서 만만치 않은 부담을 준다. 게다가 지금은 절판된 상태인지 온갖 잡동사니가 다 모여 있는 ‘이베이’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나름 희귀 아이템이다.
포토샵으로 디지털 터보 필터를 달자
선명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을 마음대로 조절해서 표현할 수 있는 터보 필터를 지갑이 얇다고 그것이 아니라면 귀해서 포기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아날로그 시대에는 디스크를 1분에 2천 번이나 넘게 회전시켜야 ‘터보 필터스러운’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디지털 시대에는 포토샵과 마우스 클릭품만 들이면 할 수 있다.
[1] 포토샵(여기서는 CS3)을 실행하고 File → Open을 눌러 원하는 사진을 불러온다.
[2] Layer에 들어가서 Duplicate Layer를 선택해서 Background Layer를 복사한다.
[3] Filter 메뉴에서 Blur → Shape Blur 순서로 누른다.
[4] 나타난 대화상자에서 Radius 값을 처음에는 20픽셀로 정한다. 아래에 있는 다양한 형태 가운데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클릭하고, 미리보기를 보며 흐려지는 정도를 결정한다.
[5] Layer → Layer Mask에 들어가서 Reveal All을 선택한다.
[6] 왼쪽 도구상자에서 ‘지우개 도구’을 클릭하고, 위쪽에 있는 Mode는 Brush에 놓는다. 투명한 정도를 나타내는 Opacity는 40% 이하로 설정해야 세밀하게 흐린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7] 사진에 브러시를 놓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대화상자에서 브러시 크기와 강도(Hardness)에 변화를 준다. 브러시는 100픽셀이 넘어가는 큰 것으로 시작해서 100픽셀 이하 작은 것으로 섬세하게 마무리한다. 브러시 강도는 30% 이하로 놓아야 눈에 거슬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수정이 된다.
[8] 작업이 끝나면 Layer를 포함한 PSD 포맷으로 사진을 저장해서 재수정에 대비한다. 인터넷에 올릴 사진이라면 Ctrl + Shift + E를 눌러 레이어를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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