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키보드를 통해 알아보는 타이핑‧게이밍의 강자!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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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키보드를 통해 알아보는 타이핑‧게이밍의 강자!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
  • 이백현
  • 승인 2022.10.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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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고침단명(高枕短命)이란 말이 있다. 베개가 높으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의미의 옛말이다. 실제로 지나치게 높은 베개는 수면 및 목건강에 악영향을 주므로 베개의 높이는 적절한 것이 좋다. 그리고 높이가 적절해야 하는 건 베개뿐 아니라 키보드도 마찬가지다. 손목을 보호해주는 팜 레스트 없이 높은 키보드를 쓰고, 보드 각도까지 올려 사용한다면 장기간 게이밍·타이핑 작업을 했을 때 손목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해결책은 키보드와 손목의 위치를 맞춰주는 팜 레스트지만, 팜 레스트를 사용하기 번거롭다면 높이가 낮은 로우 프로파일(LP) 키보드가 대안이 되기도 한다. LP 키보드는 타이핑에 힘이 덜 들고 더 빠른 입력이 가능해 게이밍·타이핑에 장점이 있기도 하다.

물론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도 단점이 존재하고, 사용자의 취향에도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일반적인 키보드에 비해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 어떻게 다를까? 키보드 스위치 명가, 체리의 MX Board 3.0S RGB 화이트, 그리고 MX Board 10.0 Low Profile 실버를 통해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LP 키보드의 차이점을 다뤄본다.

 

 

스위치 설계부터 다른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 LP) 키보드란 말 그대로 제품의 높이가 낮은 형태의 키보드를 의미한다. 단순히 키보드의 보강판, 하판을 얇게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키보드의 스위치와 키캡을 얇게 만들어야 하므로 기존 기계식 키보드와는 다른 설계가 필요하다.

기계식 키보드의 심장은 스위치이고, 체리 스위치가 고급 기계식 스위치의 ‘사실상 표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비교를 위해 체리 MX Red(이하 체리 적축) 스위치을 탑재한 MX Board 3.0S RGB 화이트와 체리 MX Low Profile Red(이하 체리 LP 적축) 스위치를 탑재한 MX Board 10.0 Low Profile 두 제품을 선정했다. 두 키보드는 스위치와 그에 따른 설계 이외의 나머지 요소는 거의 비슷하다.

일반적인 체리 적축 스위치가 적용된 MX Board 3.0S

 

체리 LP 적축(LP Red) 스위치가 적용된 MX Board 10.0

 

MX 스위치와 MX Low Profile 스위치는 어떻게 다를까?

일반 체리 적축 스위치. 누를 때 스프링의 반발력 이외에 다른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 빨간색 부품(Swiching Stem)이 내려가면서 막고 있던 금속 접점(Crosspoint Contact)이 닿아 입력을 발생시킨다.

 

체리 LP 적축 스위치도 체리 적축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얇게 만들기 위해 전혀 다른 모양으로 설계되었고 작동 반경(스트로크)이 짧아 조금 더 물리적인 입력 속도가 빠르다.

 

체리 적축은 사진처럼 구조상 스프링의 압력밖에 작용하지 않아 누를때 걸리는 것 없이 ‘스윽’ 들어가고 키압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스트로크 제일 아래에 도달할 때까지 반발력이 튀는 곳 없이 완만하게 증가한다).

끝까지 누르지 않아도 입력이 가능하고 걸리는 부분도 없으므로 소음도 적다. 따라서 키보드에서 큰 소음이 나지 않는 것을 선호하고 가벼운 입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위치이다. 입력 순간에 뚜렷한 구분감과 클릭음을 발생시키는 ‘체리 MX Blue(청축)’이나 ‘체리 MX Brown(갈축)’과는 다른 매력으로 상당한 유저 층이 두텁다.

 

한편 체리 LP 적축도 일반 적축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높이가 낮기 때문에 키를 더 얕게 눌러도 입력된다(즉 스트로크가 짧아서 물리적인 의미에서 적축보다 더 빠르게 입력된다).

로우 프로파일 형태와 적축의 작동 방식이 시너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적축보다 더 가볍게 입력할 수 있고 입력속도 또한 빠르다. 현재 출시된 체리 LP 스위치는 적축과 은축(MX Low Profile Silver) 두 가지인데, 이는 특히 적축과 은축의 구동 방식이 얇은 스위치와의 궁합이 좋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 체리 적축 스위치. MX Board 3.0S는 체리 특유의 ‘무보강’ 구조가 적용되어 보강판을 때리는 소음과 반발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체리 LP 적축 스위치. MX Board 10.0은 스위치가 보강판 외부로 드러나는 비키(Viki) 구조로 키보드 먼지 청소가 용이하고 스위치부의 RGB LED가 더 잘 드러난다. LP 스위치의 특성 상 보강판을 치는 소리도 크게 나지 않는다

 

 

수평으로 보면 확실히 높이 차이가 눈에 띈다.

 

LP 키보드, 가볍고 빠른 입력과 낮은 높이, 디자인 측면에서 강점

그렇다면 LP 적축을 적용한 키보드가 일반 적축을 적용한 키보드에 비해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 일단 LP 스위치 자체의 특성인 가볍고 빠른 입력은 게이밍·타이밍에 큰 이점을 준다.

그리고 기사 첫부분에 언급한 것처럼 아주 얇게 키보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팜 레스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손목에 부담을 주지 않아 편안하다. 얇은 만큼 일반 키보드와 색다른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체리 MX Board 10.0의 경우 정말 ‘예쁘다’고 평가할 만한 감성을 보여준다.

 

케이스를 씌우지 않은 아이폰 12 미니와 비교해도 상당히 얇다.

한편 스트로크가 짧은 만큼 적응 기간이 필요하며, 키보드를 ‘호쾌하게 두들기는’ 유저에게는 오히려 빠르게 키보드 밑에 닿으므로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또 아직 LP 키보드가 대중화되지 않은 만큼 호환되는 키캡을 구하기가 어려우며, 특히 대량생산이 되어야 적당한 단가로 생산이 가능한 PBT 소재 키캡의 경우 거의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가격도 LP 스위치를 적용한 키보드가 기존 기계식 키보드보다 비싸다.

커스텀 쉽고 보다 호쾌한 타이핑, 비교적 저렴한 일반 키보드

반면 일반적인 스위치의 키보드는 호환되는 키캡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LP 키보드에 비해 저렴하다. 키보드 사용에 팜 레스트가 권장되기는 하지만 오히려 ‘팜 레스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LP 키보드는 높이가 낮아 오히려 팜레스트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인 스트로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크게 취향을 타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다. 단지 LP 스위치보다는 조금 더 키보드가 두껍고, 조금 키보드를 누를 때 조금 더 깊이 눌러야 할 뿐이다.

 

마치며

타이핑, 게임을 오랜 시간동안 하고 키보드를 가볍게 누르는 것을 선호하는 유저, 팜 레스트를 사용하는 것이 번거로운 유저, 슬림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는 무척 매력적인 선택지다. 한편 제품을 순정 상태로 사용하지 않고 커스텀하는 것을 좋아하고, 입력할 때 깊고 뚜렷하게 누르는 것을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가 더 나을 수 있다.

체리는 오랜 업력의 스위치 제조사인 만큼 자사의 스위치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그에 어울리는 형태로 키보드를 생산하고 있으므로, 마음에 드는 스위치를 정했다면 그에 맞는 MX Board 시리즈를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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