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서 꺼내는 이색 무선 이어폰, Nothing Ear (stick) (낫싱 이어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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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서 꺼내는 이색 무선 이어폰, Nothing Ear (stick) (낫싱 이어스틱)
  • 남지율
  • 승인 2022.11.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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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2022년의 무선 이어폰 시장은 레드 오션에 가깝다. 초기와 달리 현재는 유명 음향기기 제조사들 대부분이 무선 이어폰 시장에 진입한 상태이며, 상당히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들이 출시됐다. 가격의 폭도 굉장히 다채롭다. 1만원대 초반이면 구매할 수 있는 제품부터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제품도 있을 정도다. 이토록 치열한 시장이지만, 후발주자인 영국의 테크 스타트업 ‘Nothing(이하 낫싱)’은 첫 제품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투명한 하우징으로 화제가 됐던 ‘Nothing ear (1)(이하 이어 원)’은 디자인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소리 품질 역시 가격 대비 준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실제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이어 원은 신규 브랜드의 제품임에도 5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이어 원의 후속작인 ‘Nothing Ear (stick)(이하 이어스틱)’도 무선 이어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낫싱 이어스틱 언박싱

이어스틱은 도저히 전자제품으로는 보기 힘든 감각적인 패키지에 담겨있다. 마치 화장품 패키지를 보는 것처럼 굉장히 세련된 느낌이다.
만약, 시리얼 넘버와 인증 로고가 적힌 스티커가 없었더라면, 이어스틱의 패키지는 도저히 무선 이어폰 패키지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이어스틱은 언박싱하는 경험에도 신경썼다. 최초 개봉 후 다시 원상태로 보관할 수 없다는 점은 누군가에게 아쉬울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어스틱을 개봉하는 경험은 더욱 특별하다.
전체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단과 하단 모두 따로 개봉할 필요가 있다. 지관통을 닮은 하얀 내부 패키지에는 이어스틱의 액세서리들이 동봉된다.
전체 구성품은 심플한 편이다. 이어스틱 케이스와 이어버드, 매뉴얼, 그리고 USB Type-C to C 케이블이다. 참고로 동봉된 케이블의 경우 길이가 상당히 짧고 패브릭 케이블에 코팅을 더한 듯한 이색적인 형태로 제작됐다.  

돌려서 꺼내는 이색 무선 이어폰

이어스틱의 충전케이스는 굉장히 독창적이다. 스틱형 무선 이어폰이 기존에도 시도된 바 있으나, 이어스틱은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디자인만으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라 생각된다. 보통 무선 이어폰 충전케이스에는 한 가지 정도의 소재가 주로 쓰이는데, 이어스틱은 낫싱 로고가 있는 충전케이스 내부에는 까끌한 플라스틱을 적용했고 충전케이스 외부에는 매끈한 투명 하우징을 택했다.
반대쪽은 더욱 특별하다. 케이스를 열지 않고도 이어버드를 확인할 수 있는데, 마치 유리병 안에 이어버드가 담긴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충전케이스는 원통형 디자인을 적용했음에도 손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고 그립감 역시 뛰어난 편이다. 
충전케이스 상단에는 USB Type-C 포트와 페어링 버튼이 위치한다. Qi 무선 충전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충전케이스가 원통형이라는 점과 내부 공간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페어링 버튼은 의도하고 세게 눌러야 인식되기 때문에 휴대 중 의도치 않게 눌릴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충전케이스의 휴대성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충전케이스 자체의 무게가 46.3g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휴대할 수 있다. 특히, 주머니에 충전케이스를 넣을 때에는 오히려 에어팟 같은 제품보다 편리했다.
그렇다면 이어버드는 어떤 방식으로 꺼낼 수 있을까? 충전 케이스 중앙의 하얀색 플라스틱 파츠에 엄지손가락을 올린 상태로 돌리거나 아니면 상단 뚜껑을 돌리면 된다. 왼쪽, 오른쪽 어느 방향으로 돌려도 열리기 때문에 왼손잡이 사용자에게도 거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는 이어버드 충전 크레들과 LED 인디케이터가 위치한다. 이어버드가 매끈하지만, 대신 이어버드와 충전 크레들 사이의 자력이 약해 이어버드를 손쉽게 꺼낼 수 있었다.
일반적인 이어버드라면 작게라도 L, R 각인을 통해 좌우를 구분하지만, 이어스틱은 흰색과 빨간색 도트로 좌우를 표기한 것이 특징이다. 빨간색 도트가 오른쪽 이어버드라는 점만 기억하면 이어버드의 방향을 햇갈리지 않고 더욱 직관적으로 착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버드는 하프인이어 방식을 택했다. 커널 방식의 답답함이 부담됐다면, 이어스틱의 착용감이 만족스러울 수 있다. 이외에도 이어버드의 스템에도 투명한 디자인이 적용되어 내부의 세밀한 부품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가벼운 착용감, 수준급 음질

이어스틱은 구글 패스트 페어와 마이크로소프트 스위프트 페어를 지원한다. 낫싱의 스마트폰인 '폰 원'은 물론이고 구글 패스트 페어가 지원되는 상당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손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 잠금 해제된 스마트폰 앞에서 충전케이스만 돌려도 연결을 위한 팝업 창이 뜨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다.
착용감은 어떨까? 다른 무선 이어폰과 다르게 귀에 강하게 고정되는 느낌은 아니다. 귀에 살짝 걸친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라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적다. 이는 사용자에 따라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착용 중 이어버드가 빠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하지만 일부러 머리를 굉장히 세게 흔들지 않는 이상은 이어버드가 귀에서 빠지지 않았다. 걷거나 가볍게 달리는 동작에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하프인이어 방식의 특성상 격한 액티비티용으로는 권장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귀에 밀착되지 않는 형태인 만큼 터치 센서나 가속도 센서를 적용하지 않았고 대신 '프레스 컨트롤'이라는 입력의 압력 센서를 적용했다. 에어팟 프로에 탑재된 압력 센서와 유사하다. 이어버드의 스템을 꼬집듯이 눌러주면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전화 받기, 볼륨 조절 등의 제어가 가능하다.
전용 앱인 'Nothing X'와 함께하면 이어스틱의 세부적인 설정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저지연 모드를 지원해 게임 플레이 중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이퀄라이저 설정 등이 지원된다. 특히, 이퀄라이저의 경우 다른 이어폰용 앱들과 달리 원형 디자인을 적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실제 사용에서는 어떨까? 이어스틱의 드라이버는 낫싱이 직접 제작한 드라이버다. 이 드라이버의 크기는 12.6mm로 무선 이어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큰 사이즈다. 또한, 하프인이어 방식의 특성상 저음이 손실되기 쉬운데,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EQ를 조절하는 'Bass Lock' 기술을 품었다. 직접 음악을 감상해보니 하프인이어 방식의 이어버드임에도 저음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리 성향 자체는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힌 모양이다. 고음역대도 잘 살렸으며, 듣기 부담스러운 영역대의 소리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장시간 청음에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저지연 모드와 Bass Lock 기술은 게임 플레이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2.4GHz 무선 동글을 사용하는 제품들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무선 이어폰보다 낮은 딜레이를 제공하고 게임 플레이에 필수적인 저음역대 구현도 충분했다.  

마치며

이어스틱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착용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는 무선 이어폰이다. 돌려서 꺼내는 독특함과 세련된 디자인, 하프인이어치고 뛰어난 저음역대 구현 등 가격 대비 부족함이 크지 않은 제품이라 평할 수 있다. 가벼운 착용감으로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무선 이어폰을 찾고 있었다면 이어스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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