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SD가 새로운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빠른 액세스 타임을 자랑하는 SSD는 엄청난 체감속도를 자랑하며 하드디스크를 주눅이 들게 만든다. 또한, 최근 발매되는 보급형 SSD는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인다. 결국, 하드디스크는 조용히 자료 보관용으로만 활약해야 할까? 그러나 영상편집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벨로시랩터는 아직 건재한 하드디스크의 모습을 보여 준다.
김희철 기자
김희철 기자
영상편집은 넉넉한 저장용량이 필수
과거 인터넷 환경이 그리 좋지 못했던 시절, 잔잔한 웃음을 주는 이야기가 있었다. ‘외국 해커의 국내 인터넷 포탈 해킹’ 이야기다. 이야기인즉슨, 세계적인 해커들이 국내 모 사이트의 해킹을 시도했다. 보안이 허술할 거로 생각해 가벼운 마음으로 해킹을 시도했지만, 뜻밖에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이 되기까지 밥도 거르며 밤을 새우며 도전했다. 결국, 철통 방어에 지친 해커는 외마디 탄식을 남기며 쓰러지고 말았다.“접속이 돼야 해킹을 하지......”
영상 편집도 이와 마찬가지다. 아무리 속도가 빠른 저장매체라고 해도 용량이 부족하면 뭘 할 수가 없다. 결국, 충분한 용량이 제공돼야 마음 놓고 편집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이하 HDD)는 SSD보다 속도는 뒤처지지만 용량 대비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또한, HDD도 R AID 0과 같이 활용하기에 따라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불의의 상황으로 저장장치가 고장이 났을 때도, HDD가 SSD보다 복구비용이 저렴하다. HDD는 온갖 악조건에도 데이터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높지만, SSD는 충격에는 강할지 몰라도 논리적 오류나 하드웨어 고장엔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아무리 빠른 속도라고 해도 용량이 낮으면 무용지물이다.
고성능 하드디스크 벨로시랩터
이번 기사의 주인공 벨로시랩터 WD1000DHTZ는 명실공히 HDD의 최강자다. 10,000rpm의 스핀 속도를 지원해 일반 7,200rpm HDD보다 훨씬 빠른 성능을 자랑한다. 64MB 캐시 메모리를 갖춰 기기 사이에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최소화시키고, HDD의 속도를 더욱 향상했다. 또한, WD1000DHTZ는 1TB 용량으로 넉넉한 작업공간을 갖췄다. 초창기 74GB 모델로 유명했던 랩터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HDD의 최강자답게 최고의 안정성도 갖췄다. 레코딩 헤드가 디스크 매체를 건드리지 않는 NoTouch 램프 로드, 응용 프로그램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마모수준 우선 측정, 드라이브가 사용될 때 작동과 성능을 최적화시키는 RAFF로 안전하게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 발열도 확실히 잡았다. HDD를 감싸고 있는 아이스팩 마운팅 프레임은 히트싱크가 내장되어 초저발 열 작동이 가능하다. 벨로시랩터의 대략적인 성능을 살펴보자. 이번 테스트는 벨로시랩터 두 개를 묶어 RAID 0으로 구성해 진행되었다.
HD TUNE 벤치마크 결과. 평균 304.7MB/s의 빠른 속도를 보였다.
ATTO 디스크 벤치마크 결과. 웬만한 SSD에 필적할 만한 읽기 / 쓰기 성능이다.
영상편집으로 SSD와 겨뤄 보자
앞서 소개했듯이, 벨로시랩터가 빛을 발하는 부분은 영상편집 등의 전문 작업 부분이다. 상대는 SSD. 조금 무리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벨로시랩터는 HDD의 최강자인 만큼 일반 7,200rpm HDD와의 대결보단 SSD와 겨루는 쪽을 선택했다. 벨로시랩터는 RAID 0 구성, SSD는 라이트온 S100 64GB 모델로 선택됐다. 결과는 직접 확인해 보자.
무엇보다 SEQ 속도가 눈에 띈다. SEQ는 파일을 복사하거나 이동시킬 때 순차적으로 파일이 이동되는 속도다. HDD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무서운 속도를 보였다. 4K 부분은 HDD 특성상 SSD를 따라갈 수 없다.
S100은 SSD인 만큼 읽기/쓰기 면에서 벨로시랩터를 압도하는 빠른 속도를 보였다. 그러나 SEQ, 512K 쓰기 속도는 오히려 벨로시랩터보다 낮다.
이번 대결을 성사시킬 영상편집 툴은 프리미어가 맡았다. 프리미어는 스크래치 디스크에 영상이 저장될 곳을 설정해 둘 수 있다. 이 부분은 같은 가격 대비 용량이 넉넉한 HDD가 SSD보다 우위를 점한다.
렌더링 시간
벨로시랩터 WD1000DHTZ 42.3초
라이트온 S100 39초
벨로시랩터 WD1000DHTZ 42.3초
라이트온 S100 39초
익스포트 시간
벨로시랩터 WD1000DHTZ 1분 7초
라이트온 S100 1분 24초
벨로시랩터 WD1000DHTZ 1분 7초
라이트온 S100 1분 24초
렌더링 다음은 익스포트다. H.264 코덱으로 영상을 익스포트했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같은 조건에서 벨로시랩터가 S100보다 익스포트 시간이 빨랐다. S100은 아무리 64GB의 제약이 있어도 SSD다. 그것을 HDD가 이겼다는 것은, 영상편집용으로 벨로시랩터가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매력적인 성능까지 갖춘 것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