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750 Series SSD

소비자용 NVMe SSD 시리즈의 시작

2016-08-05     김희철 기자
소비자용 NVMe SSD 시리즈의 시작

인텔 750 Series SSD

최근 출시되는 SSD는 과거와 달리 고용량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급형 256GB 제품은 대략 10만 원 초반에 구할 수 있는데, 상위 모델과 비교해도 체감이 그리 떨어지진 않는다. 이유는 SATA 인터페이스의 대역폭 한계에 달해 대부분의 SSD의 읽기 쓰기 성능이 500MB/s 안팎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SATA의 한계라는 유리 천장에 막혀 상향 평준화가 됐다고 봐도 좋다. 그럼 이 유리 천장을 깨부술 만한 SSD가 있을까?
 
김희철 기자

 

성능 향상의 비밀, NVMe
인텔 750 Series SSD(이하 인텔 750 시리즈)는 NVMe 규격을 채택한 PCI Express(이하 PCIe) SSD다. 우선, NVMe가 무엇인지부터 간단하게 알아보자. NVMe는 NVM(비휘발성 메모리) Express의 약자로, SSD의 표준이다. 그렇다면 이게 왜 필요한가? 이 방식은 PCIe 기반 SSD를 사용할 때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개발됐다. 즉, 하드디스크에 최적화된 AHCI 방식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다. 간단한 표로 NVMe와 AHCI의 차이를 확인해 보자.

  NVMe AHCI
지연 속도(레이턴시) 2.8 µs(9,100 cycles) 6.0 µs(19,500 cycles)
최대 큐 깊이 최대 64K의 큐와 큐 당 명령어 64K 개 최대 1개의 큐와 큐 당 명령어 32개
멀티 코어 지원 제한됨


우선, NVMe의 지연 속도 2.8µs(마이크로초)는 AHCI의 6.0µs에 비해 50%가량 줄어들었다. 또한, NVMe는 큐(이하 대기행렬)가 64K(64,000)개에 각 대기행렬당 64K의 명렁어를 처리할 수 있다. AHCI가 대기행렬 1개에 32개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이렇게 많은 명령어를 처리하기 위해 멀티 코어가 지원되며 같은 작업에서는 AHCI에 비해 CPU 코어를 덜 점유한다. 요약하면, NVMe 방식은 AHCI보다 더 많은 처리를 할 수 있고 PCIe 방식으로 SATA 방식 SSD들의 발목을 잡았던 병목 현상도 해결한다.

 

현존 최강의 SSD, 인텔 750 시리즈
NVMe 1.0, PCIe 3.0x4규격이 채택된 만큼, 인텔 750 시리즈는 엄청난 사양을 갖췄다. 인텔-마이크론 20nm MLC 낸드 플래시, 인텔 CH29AE41AB0 컨트롤러, 순차 읽기 2200MB/s, 순차 쓰기 900MB/s, 4K 랜덤 읽기 430K, 4K 랜덤 쓰기 230K다. 사양만 놓고 보면 SATA 기반 SSD와는 비교 불가한 최강의 성능이다. 다만, 사용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 보통 Z97, X99 메인보드가 이를 지원하며,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통해 인식 가능한 경우도 있다. UEFI 방식으로 설정하면 바이오스에서 운영체제용 드라이브로 설정한 후 메인 드라이브로 사용할 수 있다. 추가로 MSI Z77A-G45 메인보드는 윈도우 상에서 인식은 됐지만, 부팅 시 바이오스 상에서 인식되지 않아 운영체제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

▲ 인텔-마이크론 낸드플래시가 탑재됐다.
▲ 기가바이트 GA-Z97X-UD7 TH 듀러블 썬더볼트 모델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바이오스 업데이트 후 부팅 옵션에서 인텔 750 시리즈를 선택할 수 있었다. 

측정 시스템 사양
메인보드 - 기가바이트 GA-Z97X-UD7 TH 듀러블 썬더볼트
RAM - 라데온 R9 게이밍 메모리 DDR3-2133(10-11-11-30)4GBx2
파워 - 시소닉 M12II-850 80PLUS 브론즈
운영체제 - 윈도우 8.1 64비트
NVMe 드라이버 - Intel Windows NVMe driver 1.2.0.1002-x64

 
▲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4.0.3버전. 순차읽기 1196MB/s, 순차쓰기 1026MB/s 등으로 무서운 속도를 기록했다. 4K 속도도 아주 높다. 특히 쓰기 속도는 248.3에 달한다. 실성능이라 할 수 있는 Q32 결과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참고로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로는 내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 ATTO 디스크 벤치마크는 RAID 컨트롤러, 스토리지 컨트롤러, 호스트 버스 어댑터(HBA), HDD 및 SSD 등 스토리지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벤치마크 결과가 SSD 제조사들의 공식 성능과 가장 근접한다. 1MB 블록에서는 읽기 2276MB/s, 쓰기 1060MB/s를 기록했으며, 이는 공식 스펙에 가깝다.
▲ ASSSD는 복사와 압축 테스트를 실행해 성능을 측정하며, 실성능에 가깝다. 보통 제법 괜찮은 SATA SSD들의 총점이 1,000점을 넘는 수준인데, 인텔 750 시리즈는 무려 3,178점을 기록했다. 특히 4K-64-THRD(64개의 쓰레드를 발생시켜 4K 블록을 테스트한다) 값이 무시무시하다.
▲ 10G 더미 파일을 만들어 파일 복사 후 속도를 체크했다. 평균 복사속도가 958MB/s로 몇 초 지나지 않아 순식간에 복사가 끝나 버렸다.
▲ 하드튠 프로로 5GB 크기의 파일 벤치마크를 진행했다. 그래프가 안정적이며, 순차 읽기, 쓰기 속도는 공식 스펙에 근접한다.
▲ Anvil's Storage Utilities는 4K 결과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다. Seq 4MB 점수가 가장 높지만, 4K QD16 부분이 SATA SSD에 비해 확연하게 높다. 4K QD16 쓰기는 829.91을 기록했는데, 이는 현재 시장의 대세인 보급형 SATA 256GB SSD의 2~4배 수준이다. 총점도 보통 3,000~5,000점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비해 9,861.69점으로 아주 높다. 

마치며
인텔 750 시리즈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SATA SSD와는 비교불가할 정도로 빨랐다. 제대로 사용하려면 NVMe를 지원하는 X99, Z97 메인보드(그 외의 메인보드도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등을 사용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지만, 좋은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가격대는 400GB가 55만 원, 1.2TB가 146만 원 정도로 비슷한 용량의 SATA SSD보다는 좀 높다. 하지만, 최고의 성능을 원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이트론에서 국내 공식 5년 A/S를 지원하니 사후지원도 걱정할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