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게임] 픽셀(PIXELS)과 고전게임

2016-09-01     임병선 기자
영화 픽셀은 게임 속 캐릭터 모습을 한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황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1982년 미 항공우주국(NASA)가 외계로 발사한 우주선에 당시 유명했던 비디오 게임들을 실어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를 받은 외계인들은 이를 전쟁선포 메시지로 이해해 해당 게임 캐릭터 모습으로 전투 병기를 만들어 지구를 침공한다. 이 영화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메이플스토리 2’를 즐기는 청소년들보다 과거 오락실의 추억을 가진 30대 이상 아저씨에게 어필할 수 있다. 그럼 이 영화에서 다룬 고전게임은 무엇이 있는지 회상해 보자.임병선 기자 

스페이스 인베이더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1978년 타이토에서 출시한 슈팅 게임이다.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갤러그보다 먼저 나왔지만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갤러그가 더 높다. 플레이어는 대공포를 이용해 화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외계인을 물리치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를 지키는 수단으로 방어벽이 있으며, 이 방어벽은 적들의 공격을 받으면 조금씩 파괴된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세가, 코나미, 남코, 닌텐도 등에서 모방해 만들었으며, 특히 남코는 1979년 갤러그의 전신에 해당하는 갤럭시안을 출시하기도 했다. 게임에서 나오는 적들이 영화에서 갤러그의 거대 딱정벌레에서 쏟아져 나오는 적들로 등장한다.
 

센티피드

에서부터 내려오는 지네를 쓰러뜨리는 것이 목적인 1980년 아타리에서 만든 슈팅 게임. 지네는 하늘 위에 버섯 모양의 방해물을 소환하고 그 사이로 날아다니면서 지상으로 내려오는데, 머리 이외의 다른 부분을 공격하면 둘로 나뉘어 쓰러뜨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등장한 지네를 쓰러뜨리면 다음 레벨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적을 쓰러뜨리는 방식이 아닌 지네라는 목표물을 쓰러뜨리는 개념으로, 긴장감을 더욱 높인 게임이다. 영화에서도 거대 지네로 등장해 웬만한 공격에도 쓰러지지 않는 강력한 적으로 등장한다.
 

팩맨

1980년 남코에서 개발한 액션 게임으로, 남코를 세계적인 게임 회사로 만드는 데 큰 일조한 게임이다. 특히 팩맨은 ‘동전 넣고 하는 게임 중 가장 성공한 게임’이라는 명목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플레이어는 팩맨을 조종해 유령들을 피해 화면에 있는 점을 모두 먹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팩맨은 유령들에게 닿으면 죽지만, 커다란 점을 먹으면 일정시간 동안 파워업해서 유령들도 먹어치울 수 있다. 영화에서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강력한 적으로 등장하며, 인지도가 큰 게임인 만큼 영화 메인 포스터를 장식하기도 했다.
 

프로거

1981년 코나미에서 만든 게임으로, 개구리를 조작해 제한시간 내에 차가 다니는 도로와 통나무가 흘러가는 강을 건너 집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다. 비슷한 방식의 게임이 많이 출시됐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나온 길건너 친구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차와 통나무가 빨라지거나 장애물이 늘어나 점점 어려워진다. 어린 시절 개구리가 물에 빠져도 죽는 것이 의아했던 게임이다. 영화에서도 개구리가 등장하는 데 자동차를 피해 다니는 게임과 달리 자동차를 밟으며 파괴하고 다닌다.
 

동키콩

1981년 출시된 동키콩은 닌텐도의 대표 캐릭터 동키콩과 마리오의 데뷔작이자 닌텐도가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에 뛰어든 게임이다. 당시 마리오는 이름 없는 캐릭터였지만, 닌텐도 미국 지사의 건물주의 이름을 따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킹콩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만큼 동키콩에게 납치당한 여자친구를 구하러 가는 내용이다. 적으로 등장하는 동키콩은 맥주통을 던져 접근하지 못하게 하며, 플레이어는 점프로 맥주통을 피하거나 해머를 얻어 부숴가며 동키콩이 있는 위까지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영화에서는 동키콩이 최종 보스로 등장하는데 원작 스테이지1 구성과 똑같이 진행된다.
 

갤러그

남코(현 반다이남코 게임즈)에서 1981년 출시한 슈팅 게임으로, 1980년대 오락실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 원제는 GALAGA로, 갤러가로 읽어야 맞지만, 당시 복제기판이 GALLAG로 되어 있어 한국에서는 갤러그로 굳어졌다. 플레이어는 우주공간 속에서 전투기를 조종해 날아다니는 벌, 나비, 딱정벌레 등의 적을 무찔러야 한다. 큰 히트를 치면서 MSX, 세가 마스터 시스템, 패미컴 등 다양한 8비트 게임기로도 이식돼 오락실 뿐만 아니라 많은 게이머가 집에서도 즐긴 게임이다. 영화에서는 트랙터 빔을 사용해 아군 전투기를 강탈해가는 거대한 딱정벌레 적으로 등장한다.
 

큐버트

큐버트는 핀볼 제조 회사인 고틀리프에서 1982년 출시한 게임이다. 두발달린 괴 생명체를 조작해 적들을 피하면서 큐브 바닥의 색깔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다. 캐릭터와 제목조차 상당히 생소한 게임이지만, 서양쪽에서 큰 인기를 얻어 아타리 2600, 아타리 5200, 오디세이 2, 코모도어 64 등 다양한 콘솔로 이식됐다.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에서도 등장했으며, 픽셀에서도 등장한다. 픽셀에서는 외계인들과 대결에서 승리 뒤 얻는 전리품으로, 지구인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디그더그

남코에서 1982년 출시한 디그더그는 주인공 캐릭터 호리 타이조를 조작해 땅을 파면서 몬스터를 퇴치하는 게임이다. 몬스터를 퇴치하는 방식은 작살을 던져 몬스터의 몸 안에 공기를 주입해 터트리는 방식이다. 맵에 있는 바위를 이용해 몬스터를 압사시킬 수도 있으며, 플레이어가 깔려도 죽는다. 이후 후속작이 여럿 나왔는데 세계관을 따온 퍼즐 게임, 미스터 드릴러도 여기서 파생된다. 적 캐릭터는 동그란 형태에 고글을 쓴 빨간색 적과 불을 뿜는 녹색 공룡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이 녹색 공룡이 등장해 불을 뿜는 장면이 나온다.
 

페이퍼보이

1984년 아타리 게임즈에서 출시한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신문 배달부 소년이 돼 신문을 배달한다. 신문 배달부 소년이 자동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며, 타이밍에 맞춰 우편함이나 집 앞 카펫에 정확히 신문을 던져 넣어 더 많은 신문을 배달하는 것이 목표다. 영화에서는 갤러그의 거대 딱정벌레에서 함께 쏟아져 나와 신문을 던져 사람들을 공격한다. 영화 설정은 1982년까지 발매된 게임을 우주선에 실어 보냈는데 1984년 발매한 페이퍼보이가 끼어있다. 이런 게임은 페이퍼보이 뿐만 아니라 몇 개 더 있다.
 

테트리스

구 소련의 프로그래머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1984년 만든 퍼즐 게임이다. 퍼즐 게임 역사상 가장 큰 히트를 쳤으며,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테트리스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위에서 떨어지는 7종류의 블록을 바닥에 쌓아 가로줄을 빈 공간 없이 채우면 사라진다. 점점 빨리 떨어지는 블록을 얼마나 차곡차곡 잘 쌓는지가 관건이며, 블록이 화면 위까지 쌓이면 게임이 끝나게 된다. 영화에서는 게임처럼 하늘에서 블록이 떨어져 건물들 사이에 쌓이며, 빈 공간이 없이 수평이 되면 사라지는 방식으로 파괴한다.
 

오리사냥

닌텐도에서 1984년 출시한 패미컴용 건슈팅 게임이다. 과거 건슈팅 게임은 많이 있었지만, 건슈팅 이라는 장르와 가정용 총 컨트롤러를 널리 유행시킨 건 이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게임 방식은 날아가는 오리를 맞추는 것이며, 게임 스테이지가 넘어갈수록 오리의 속도가 빨라지고 한 번에 날아오르는 오리 수도 증가한다. 오리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사냥개가 등장해 비웃어 플레이어의 혈압을 상승하게 한다. 영화에서는 외계인들과 세 번째 대결에서 승리한 뒤 얻는 전리품으로, 원작의 오리와 사냥개가 함께 등장한다.
 

알카노이드

벽돌깨기로 잘 알려진 알카노이드는 1986년 타이토에서 만든 게임이다. 1980년대 오락실 세대라도 제목이 다소 생소한 게임이지만, 게임 화면을 보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플레이어는 긴 막대를 조종해 공이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계속 튕겨내 위에 있는 모든 벽돌을 격파해야 한다. 블록마다 내구도가 달라 어떤 블록은 여러 번 때려야 격파되며, 공이 화면 상단에서 튕길 때마다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영화에서는 공중에 날아다니며, 인도의 타지마할을 파괴하는 외계인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