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 초반 중고 게이밍 PC 만들기

중고 부품으로 10만 원 초반으로 게이밍 PC를 구성해 보자

2016-10-30     김희철 기자
중고 부품으로 10만 원 초반으로 게이밍 PC를 구성해 보자

10만 원 초반 중고 게이밍 PC 만들기

만약 10만 원 초반으로 PC 하드웨어를 하나 구한다면, 어떤 것을 살 수 있을까? CPU는 인텔 코어i3-4160이나 AMD 비쉐라 FX 8300 정도며, 그래픽카드는 GTX750 오버클럭 버전 정도를 구매할 수 있다. 가성비만 놓고 보면 제법 괜찮은 부품들이다. 그런데 이런 ‘부품 하나’의 가격으로 PC 본체를 구성할 수 있다면 어떨까? 중고 부품들을 모으면 가능하다. 심지어 게임도 즐길 수 있다.김희철 기자

중고 조립PC 만들기의 즐거움
중고 조립 PC 만들기는 ‘드래곤볼 모으기’를 닮았다. 각자 다른 장소에 있는 CPU, 메모리,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파워서플라이, 저장장치 등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간도 많이 들어간다. 각종 PC 커뮤니티 사이트의 장터 게시판이나 네이버 중고나라 등에서 매복(원하는 상품이 올라오기까지 기다리는 것)하며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원하는 매물이 올라오면, 약속을 잡고 구매한다. 장점은 중고인만큼 가격이 저렴해 새 제품에 비해 가성비가 아주 뛰어나다는 것.

단, 이 방식은 리스크가 크다. 우선 직거래나 우편거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우편거래는 간편하지만 사기를 당할 위험이 크다. 직거래로 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가져온다고는 해도, 내구성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그럼 가격은 저렴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험도 큰데 대체 왜 하는 걸까? 요약하자면, ‘재미’ 때문이다. 우선,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는 견적을 구성하는 재미다. 다음으로는 중고거래를 위해 매복하다가 쿨매(평균 시세보다 저렴하고 상태 좋은 매물)를 접했을 때 즐겁다. 직거래일 경우 평생 갈 일이 없어 보이던 낯선 장소에 가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 제품을 가져오는 것도 즐거운 추억거리다.
▲ 가성비의 제왕인 제온 하퍼타운 E5450. 4만 원에 코어 클럭 3.0GHz에 L2캐시가 12MB인 쿼드코어 CPU를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성능도 코어 i5-750과 비슷하다. 

과거에는 높은 가격이었지만 지금은 저렴해진 제품을 골라야 한다
전자제품 중 PC 부품은 감가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CPU의 경우가 그렇다. 장수의 상징인 샌디브릿지 시리즈를 제외하고 그 아랫 등급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10만 원 이하다. 이 중에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은, 제온 하퍼타운 시리즈다. 소켓 LGA771이지만 스티커를 붙여 소켓 LGA775 보드에 사용할 수 있고, 요크필드 시리즈와 동급인 성능에 L2캐시가 12MB로 아주 높다. 코어 i5 1세대 린필드 시리즈와 비슷한 성능이다.

거기다 중고가는 대부분 5만 원 이하로 요크필드 시리즈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 우선 하퍼타운을 기준으로 잡고, 나머지 부품으로 10만 원대 초반 견적을 냈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560 SE로 선택했는데, 비슷한 가격에서 라데온 HD6870을 구할 수 있다면 그쪽도 좋다. 또한, 케이스는 견적에 포함하지 않았다. 참고로 중고가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 E5450은 후면에 스티커가 붙어 있는 제품으로 구해야 편하게 장착할 수 있다.
▲ 우선 보라색 동그라미에 주목하자. 해당 부분의 CPU 홈을 칼로 파내야 한다. 사진에서는 이미 파낸 상태다. 또한, 빨간색 동그라미를 보면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데, 메인보드에 E5450을 장착할 때는 CPU 걸쇠에 그려진 화살표에 CPU 화살표를 맞춰 장착하면 된다.제원

CPU - 인텔 제온 하퍼타운 E5450(40,000원)
RAM - 삼성 DDR2 1G PC2-6400 x4(개당 4,000원, 총 16,000원)
메인보드 - GIGABYTE P35-DS3L(18,000원)
VGA - MSI N560GTX-SE 아머 2X 1GD5/OC(35,000원)
HDD - WD 250G(10,000원)
파워 - 히로이찌 랩터2(10,000원)

총 129,000원 

직접 확인해 보자

▲ 파이어 스트라이크는 2,149점을 기록했다. 피직스 스코어가 4,722점으로 꽤 높다. i3-4130의 5,339점과 비교하면 약간 낮은 수준이다. 그래픽 스코어는 2,311점을 기록했다. 내장 그래픽 중 최상위 제품의 스코어가 1천 점 중후반인데, 그보다는 확실히 높다.
▲ 피파온라인은 1920x1200 해상도에 그래픽 품질 높음 설정으로 평균 프레임 60에 구동됐다. 이 정도면 리그 오브 레전드 또한 풀옵션으로 무난하게 구동된다.
▲ 툼레이더 리부트는 1920x1080에 그래픽 설정 높음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평균 프레임 54.7로 구동된다. 이 정도면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GTA V는 1920x1080 해상도에 다이렉트X 10.1 환경으로 측정했다. 인구 밀도, 인구 다양성, 거리 척도 등은 모두 0%며, 다른 옵션도 거의 다 보통 아니면 끄기 설정이다. 즉 최하옵션이라 보면 좋다.
▲ 사진에 보이는 벤치마크 구간에서 측정했고, 평균 프레임은 55.904가 나왔다. 그래프로 그리지 않은 까닭은 최소 프레임이 0이 나와서다. 전투기가 날아가다가 잠깐 끊기는데, 그 때문에 0프레임으로 기록돼 굳이 그래프로 그리지 않았다. 단, 최소 프레임이 0프레임이라고 해도 실제로 보면 아주 잠깐의 순간이며, 평균 프레임이 55답게 벤치마크 화면은 부드럽다. 켄츠필드를 3.2GHz로 오버클럭한 것과도 차이가 꽤 난다. 

파이널 판타지 14 헤븐스워드 벤치마크

▲ 파이널 판타지 14 헤븐스워드 벤치마크는 다이렉트X 9, 다이렉트X 11 중 하나를 설정할 수 있다. 1920x1080 해상도에 다이렉트X 9 환경, 약간 옵션을 타협한 랩탑 설정으로 맞춘 뒤 테스트를 진행했다. 평균 프레임은 44.560이며 점수는 5,466점. 퍼포먼스는 아주 높음으로 표시됐다. 참고로 다이렉트X 11에 1280x720 해상도로 변경한 결과는 평균 프레임 50.424, 점수 6,084점이다. 

마치며
10만 원 초반에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굉장히 뛰어나다. 오래 된 제품들을 모았기 때문에 내구성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것 정도가 단점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의 리스크는 가격을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독자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저렴한 가격에 수준급의 성능을 내는 중고 부품들을 모아 조립 PC를 구성하는 특별한 경험을 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