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파빌리온 터치스마트 PC-IQ770
2008-10-04 PC사랑
올해 초에 열린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소개했던 비스타 PC가 이제야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세계 최초의 비스타 PC이면서 터치 스크린을 갖춘 올인원 PC인 HP 터치스마트 PC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2월부터 북미 판매를 시작한 이 PC가 늦어진 이유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일부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한글판 비스타만 깔면 끝나는 게 아니라 HP가 터치스마트 PC를 위해서 엮은 수많은 소프트웨어도 함께기능을 바꾸고 윈도 호환성을 높여야 했기 때문에 이제야 그 작업을 마치고 우리나라에데뷔를했다. |
모든 것을‘올인’해 차고 넘친다 HP 터치스마트 PC는 모니터와 PC 본체가 하나로 되어 있는 올인원 PC다. 본체가 붙어 있어 19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보다는 덩치가 커 보이지만, 오히려 모니터의 원래 크기보다 더 크게 보이게 만드는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앞쪽은 짙은 검정으로 덮어 밋밋할 수도 있었는데, 코팅을 입힌 19인치 LCD에 잘 어울리도록 테두리와 본체에 반드르르한 윤기가 흐르는 덕분에 깨끗한 이미지를 넘어강렬한존재감을드러낸다. |
사실 터치스마트 PC의 CPU 파워는 그리 세지 않다. AMD의 듀얼 코어 모바일CPU인 튜리온 64 X2를 써 일반 데스크탑 CPU보다 성능은 떨어진다. 하지만 이를 마냥 나무랄 수 없다. 180W 파워만으로도 작동할 정도로 전력을 적게 쓰고PC가 대기 상태에 들어갔을 때에도 전력 소모가 거의 없는 등 하루 종일 켜둬야하는 이 PC의 쓰임새에 맞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터치스마트 PC는 대기상태에 들어가 있다가도 LCD를 살짝 건드리면 언제라도 깰 수 있어 더 빨리 PC를쓸수있다. CPU를 제외한 모든 구성은 모자람을 지적할 게 아니라 철철 넘치는 문제를 걱정해야 한다. 이 PC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올인원’이라는 키워드에 너무나 충실하게 부품을 구성했다. 결코 부족하지 않은 램과 넉넉한 하드디스크, 디자인과기능이 돋보이는 광학 드라이브, 130만 화소 웹캠, 아날로그 TV 튜너와 FM 라디오 튜너, 8가지의 플래시 메모리를 읽어내는 카드 리더, AV 입출력 단자, i.Link와 IEEE 1394, USB 2.0, 미니 VGA 출력, 유무선 랜, 광/디지털 출력, 2.5인치 미디어 드라이브 등 무엇을덧붙여야 할지 모를 정도로 꽉 채워 놓았다. 이 구성품들을 한 곳에몰아 넣은 것이 아니라 디자인에 신경 쓰면서 분산 배치한 덕분에이처럼 많은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기 어렵다. 이것저것업그레이드에 신경 쓰기 싫은 이들을 한 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올인원구성이돋보인다. 윈도 미디어 센터와 스마트 센터의 환상 궁합 HP 터치스마트 PC를 말할 때 올인원 이외에‘터치’라는 또 다른키워드가 있다. 19인치 LCD가 터치 스크린이라 화면의 아이콘을눌러프로그램을실행하거나 글을쓰고그림을그릴수있다. HP는 터치 스크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윈도 비스타의 기본 프로그램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적인 관리 툴인‘스마트 센터’를 준비했다. 스마트 센터는 미디어 센터와 연동해 작동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안에서 오늘의 날씨나 가족 일정을 확인하고 터치 스크린을이용해 메모를 남길 수도 있다. TV나 라디오, 음악 등을 듣는 프로그램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실행할 수도 있다. 가족이 공유한 사진을 볼 수도 있고, 미디어 센터를 실행해 더 많은 재주를 다룰 수도있다. 미디어 센터를 띄웠을 때는 리모컨을 쓰는 게 더 편하지만 터치를 이용해 재주를 다루는 것도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LCD 테두리의 오른쪽 아래에 있는 스마트 센터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지 프로그램허브에가까운스마트센터를띄울수있다. PC 안에 마련된 작은 쪽지에 손가락이나 터치 펜으로 글을 쓰면 그대로 저장된다. 이 메시지는 가족 모두에게, 또는 엄마나 아빠, 아들, 딸 등 대상을 정해 남길 수도 있다. 쪽지 창이 작고 메모를 남길수 있는 필기 도구가 제한적이라는 게 불만이다. 글을 쓰기 귀찮을때는 음성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메모로 남기기 어려운 긴 메시지를 남길 때 쓸만한 재주다. 다만 음성 메시지보다는 130만 화소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메시지를 남겼으면 오히려더좋을거라는아쉬움이많이남는다. 손가락으로 화면에 글을 써보니 감압식이기는 해도 의외로 감도가 높다. 감도가 너무 좋아서 어떤때는 손가락을 대지 않았는데도 점이 찍힌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좀더 정확하게 글을 쓰려면 LCD 오른쪽 위에 있는 터치 펜을 다루는 게좋다. 터치 기능으로 윈도 비스타의 그림판이나 윈도 필기장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스마트 센터의 메모장이너무 작아서 불편하면 윈도 필기장을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제품 완성도 높지만, 보안 문제 신경 써야 터치스마트 PC를 다뤄보면서 몇 가지 문제도 눈에 띈다. 일단 터치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적다. 화면을 직접 다룰만한 일을 자주 만들어야 하는데, 화면 터치보다는 리모컨이나 키보드, 마우스를 이용하는 게 더 편하다. 적어도 아이와 함께 PC를 갖고 즐길 수 있는 놀이형 또는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이 몇 개쯤 있으면 PC로 활용할 수있어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보안이다. 메모를 남겨 놓을 때 잠금 장치를 해놓을수 없기 때문에 가족 이외에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다. 이는 사생활침해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지문 인식기라도 달려 있으면 가족 확인을 쉽게 할 수 있을 텐데 다음에는 이 같은문제에대한해법을제시했으면 한다. 올인원 PC의 완성도를 따지면 터치스마트 PC는 분명 최고다. 밝고 깨긋한 19인치 LCD와 풍부한 부품 구성, 터치 스크린과 연동되는 스마트 센터 등은 이전의 완성품 PC에서는 전혀 볼 수 없던것이기 때문이다. 시스템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PC의 쓰임새를생각하면 문제될 게 없다. 아주 복잡한 PC 작업이 아닌 엔터테인먼트를 겨냥한 공간 절약형 올인원 PC를 찾는다면 분명 나쁜 선택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