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거대하거나 과하거나
노트북보다 큰 태블릿PC
아이패드 에어보다 큰 사이즈의 태블릿PC의 출시는 애플의 공식 키노트 전부터 예고됐던 소식이었다. 이미 7.9인치 미니와 9.7인치 에어 2종으로 태블릿PC 시장을 47% 점유하고 있는 애플로선, 굳이 더 큰 사이즈의 태블릿PC를 출시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더 작은 사이즈는 아이폰6플러스에서 5.5인치로 만족시켰으니, 9.7인치보다 더 큰 태블릿PC의 출시는 용도의 범위를 약간 좁혔다고 볼 수 있다. 아이패드 에어보다 78%나 많은 560만 픽셀의 아이패드 프로는, 사실 일반인이 아니라 전문가용 앱을 더욱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용도로서 출시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성능
모바일 기기 벤치마크의 대표적인 두 프로그램 ‘Geek Bench 3’와 ‘3DMark’를 사용해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3DMark는 기존의 Ice Storm으로는 나날이 높아지는 성능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모드 ‘Sling Shot’을 내놓았다. 각각 일반 버전과 수직동기화(V-Sync) 해제 버전으로 테스트했다. API 오버헤드 피처 테스트를 포함해 모든 테스트는 3회 측정한 뒤 중간 값을 선정했다.
Geek Bench 3
아이패드 프로는 2.3GHz로 동작하는 듀얼코어 A9X 프로세서와 4GB RAM을 탑재했다. 싱글코어 점수는 3,240점으로, 현존하는 모바일 기기 중 최초로 긱벤치 3 싱글코어 테스트에서 3천점을 넘었다. 아이패드 에어 2(이하 에어2) 대비 무려 79%나 향상된 성능이다. 멀티코어 점수는 5,499점으로, 에어2의 4,529점 대비 21% 이상 높은 점수다. 아이폰6S에 적용된 A9 칩의 싱글코어 2,551점, 멀티코어 4,448점보다도 각 27%, 23% 높은 성능이다.3DMark Sling Shot
노멀 (수직동기화 적용)
3DMark 슬링샷 테스트는 OpenGL ES 3.0/3.1을 지원하는 테스트 앱으로, iOS에선 3.0을 지원한다. V-Sync가 적용된 일반 모드의 점수는 그래픽 7,293점, 피직스 1,583점, 총점 4,049점을 기록했다.
언리미티드 (수직동기화 해제)
V-Sync가 해제된 Unlimited 버전 테스트 결과. PC 성능 테스트도 V-Sync를 해제해야 제 성능을 알 수 있듯 3DMark도 마찬가지다. 언리미티드 버전의 결과는 그래픽 8,222점, 피직스 1,602점, 총점 4,287로 V-Sync를 적용했을 때보다 약 5% 가량 높게 측정됐다.
API Overhead feature test
3D 게임이나 작업을 할 때 각 프레임마다 수천, 수만의 드로우 콜(API 호출)이 발생한다. 프로세서가 이 드로우 콜을 얼마나 많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지에 따라 API의 성능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API 오버헤드 피처 테스트는 그래픽 표준 규격인 OpenGL의 ES3.0 버전과 애플의 그래픽 표준인 Metal의 드로우 콜 성능을 분석할 수 있는 테스트다. 아이패드 프로의 테스트 결과는 OpenGL ES3.0에서 초당 약 34만 드로우 콜, Metal에서 약 187만 드로우 콜을 처리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A9 칩의 약 29만, 138만 콜보다 각 16%, 35% 높은 성능이다.
스타일러스 펜, 휴대하기 불안
애플 펜슬
커버 일체형, 좋지만 무겁다
스마트 키보드
역시 걸림돌은 가격
매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가격 역시 망설임의 요인이다. 기본 99만 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패드 프로는, Wi-Fi + 셀룰러 모델은 128GB 하나뿐이다. 기존에 용량별로 Wi-Fi + 셀룰러 모델이 모두 있었던 것에 비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애플펜슬과 스마트키보드를 더하면 도합 170만 원이다. ‘태블릿PC 한 번 써볼까’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는 접근조차 어려운 가격이다. ‘전문가용’이란 수식어가 보이는 것 같은 아이패드 프로는, 아직도 국내 컴퓨터 사용 여건에서 노트북을 대신하기엔 2%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