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엉망진창 운영으로 망가진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2017-05-04     임병선 기자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TPS 게임,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이하 더 디비전)은 큰 기대를 받으며 출시됐다. 출시 전 진행됐던 베타 테스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게임 플레이도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출시 후 한동안은 게임 플레이에 대해 호불호는 갈렸어도 잘 만든 게임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유비소프트 창립 이후 24시간 내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전 세계 주말 동시 접속자는 120만 명을 넘어서고 국내에서는 PC판과 콘솔판 모두 1차 출하 물량이 매진돼 게임 패키지를 구매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하지만 발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더 디비전에 대한 평가는 비난이 많다. 온라인 기반 게임이다 보니 서버 안정화나 밸런스 조절, 빠른 버그 패치 등 운영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이 상당히 미흡했기 때문이다. 과연 만신창이가 된 더 디비전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오픈월드 TPS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로 잘 알려진 유비소프트의 신작, 더 디비전은 오픈월드 TPS 장르를 취하고 있다. 단순하게 맵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총을 쏘는 게임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사격으로 적에게 대미지를 주는 MMORPG에 더 가깝다.일반 FPS나 TPS 게임처럼 헤드샷을 하는 걸로 적을 일격에 죽일 수 없으며, 총알을 수십 발 맞춰야 쓰러지는 보스급 적도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레벨을 올리고 공격력이 높은 무기와 방어력이 높은 방어구를 장착해 게임을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더 디비전은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높은 치사율과 전염성을 지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진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뉴욕은 무정부 상태에 빠지고 광란에 빠진 뉴욕을 수습하기 위해 더 디비전 요원이 나서게 된다는 내용이다.그래서일까? 더 디비전은 뉴욕의 모습을 게임 속에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게임이 출시된 후 게임 속 모습과 실제 뉴욕의 모습을 비교한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브루클린 다리와 타임 스퀘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맨해튼 코리아타운, 뉴욕 도서관 등은 정말 실제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단, 해당 장소에 들어가는 등의 상호작용 요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다양한 무기와 스킬

원거리 공격이 주류인 게임이지만 무기마다 특색이 있어 상황에 따라 다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무기는 크게 주무기와 보조무기로 나뉘는데 주무기로는 돌격소총, 기관단총, 산탄총, 저격소총 등 5가지를 장착할 수 있고 보조무기로는 권총류와 소드 오프 샷권을 장착할 수 있다.근거리에서 높은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산탄총, 먼 거리에서 상대를 저격해 큰 대미지를 한 번에 줄 수 있는 저격소총 등 일반 FPS, TPS 게임과 무기 사용이 비슷해 상황에 따라 특성이 다른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무기나 장비에는 장착 제한 레벨이 있으며, 당연하겠지만 요구 레벨이 높을수록 더 성능이 좋고, ‘회색-녹색-파란색-보라색-노란색’의 등급도 존재한다. 파란색 등급의 장비부터는 특수 효과도 부가된다.개조로 성능을 강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전부 클리어 한 후에도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게임을 계속 즐기는 것은 흔히 알고 있는 MMORPG 게임들과 다를 바 없다. 

부실한 콘텐츠

더 디비전의 주요 콘텐츠는 스토리 플레이와 다크존이다. 스토리 플레이는 MMORPG를 하듯이 미션을 받아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장대하게 서술한 처음 스토리와는 달리 진행될수록 전달력과 연계성이 떨어져 뒷이야기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몇몇 미션은 진행하면 메인 스토리와 무슨 관계였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강제로 스토리를 진행해 알려주는 진행 방식이 대부분이다. 주로 황폐화된 본부를 복구 시키는 과정에서 받는 미션을 진행하면서 느끼게 되는데 미션을 반복하다 보면, 뉴욕을 정상화시키려 투입된 건지 남의 심부름이나 하려고 투입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다.다크존은 일반 지역보다 고난도로, 플레이어와 함께 협동해야 진행이 가능한 곳이지만, PVP가 허용되는 곳이라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다크존에서만 나오는 고성능의 희귀 아이템이 있기 때문에 더 강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즐길 수밖에 없다.문제는 패키지 온라인 게임임에도 발매 2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 더 이상 즐길 게 없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다크존에서 반복 파밍만을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가 콘텐츠가 시급하다.
 

엉망진창 게임 운영

더 디비전의 가장 큰 단점으로 서버 운영이 꼽히는데 온라인 전용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의 모든 장점을 다 갉아먹고도 남는다.더 디비전은 큰 인기 속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서버가 터져버리는 현상까지 일어났는데 아예 게임을 실행하지도 못하거나 접속하더라도 원활한 게임 진행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아무리 뛰어난 그래픽과 게임 시스템이 있더라도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말짱 꽝이다.여기에 수많은 버그와 오류, 핵 프로그램이 판치면서 전장은 엉망진창이 됐으며, 출시 한 달이 지나도록 서버 안정화는커녕 패치 후에도 새로운 버그와 오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버그와 오류를 이용해 플레이한 유저와 아닌 유저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게임 플레이 의욕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이런 현상이 발견되면 재빠른 패치나 불법을 저지른 유저에게 제재를 가하는 등의 운영을 보여줘야 하지만 거의 방치하고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불법을 저지른 유저에게는 계정 3일 정지 정도의 약한 제제만 줘서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엉망진창 운영이 계속되자 게임을 떠나는 유저도 속출하고 있고 신규 유저가 유입되기도 어렵다. 유비소프트 측은 계속 다양한 DLC를 출시하면서 기존 유저가 즐길 요소를 추가할 예정이지만, 업데이트 기간이 상당히 길고 기존에 있는 문제도 제대로 잡지 못해 언제 게임이 무너질지 알 수 없다.더 디비전은 파티를 이뤄 함께 즐길 사람이 있다면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릴 게임이다. 만약 주위에 함께 게임을 할 친구가 있다면 함께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아니라면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굳이 더 디비전이 아니라도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혼자서도 더 재밌게 즐길 게임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