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망작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3’

2017-05-04     임병선 기자
세상에는 꼭 한 번쯤은 해봐야 할 게임이 존재한다. 잘 만든 명작 게임인 경우는 당연하지만, 재미없는 망작 게임인 경우도 한 번쯤은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3’(이하 DOAX3)는 그럴 가치가 전혀 없는 게임이다.기자는 독설을 잘하지 못하는 성향이라 웬만하면 리뷰에서 나쁜 말을 되도록 자제한다. 그러나 DOAX3 만큼은 그러지 못하겠으니 이해해주길 바란다.심지어 DOAX3에 존재하는 모든 콘텐츠를 비판하자면 이번 5월호 전부를 채워도 모자를 정도지만, 지면 관계상 2페이지로 압축해 정말 맘에 안 들은 부분만 지적하고자 한다. 

DOAX란?

DOAX 시리즈는 대전 격투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이하 DOA) 시리즈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 무인도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게임이다. 휴양지에 놀러와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라 게임이라 부르기도 애매하다.사실 DOAX는 DOA의 아버지이자 과거 팀닌자의 수장이었던 ‘이타가키 토모노부’가 팬 서비스 차원에서 만든 게임이었다. 이타가키가 크게 유명해지게 된 것은 DOA3를 시작으로 팀닌자의 게임을 XBOX(엑스박스) 독점으로 출시하면서 부터다.당시 PS2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 XBOX로 출시된 DOA3는 가장 아름다운 대전 격투 게임이라고 칭찬을 받았다. 이런 뛰어난 그래픽을 앞세워 만든 팬 서비스 게임이 DOAX1이다.
DOAX1은 부제를 ‘비치발리볼’로 붙여 비치발리볼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웠다. 비치발리볼 이외에 미니게임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카지노 콘텐츠였다.XBOX 360으로 출시된 DOAX2는 DOA4 그래픽을 기반으로 더 뛰어난 그래픽을 선사했다. 특히 다양한 미니 게임이 추가돼 즐길 거리가 많아졌다. 사실 DOAX 시리즈는 플레이하는 사람이 하는 재미를 찾아가는 게임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이 때문에 즐겼던 사람들의 평가는 ‘비치발리볼 게임’, ‘카지노 게임’, ‘수영복 모으기 게임’으로 제각각이다. 

캐릭터 선정 논란

DOAX1은 당시 DOA3의 여성 캐릭터 7명(카스미, 아야네, 레이팡, 티나, 엘레나, 히토미, 크리스티)과 신캐릭터인 ‘리사’까지 총 8명이 등장했다. 후속작인 DOAX2에서는 DOA4의 신캐릭터인 ‘코코로’까지 추가되면서 총 9명으로 늘어났다.이에 팬들은 당연히 DOAX3는 DOA5LR에서 대폭 추가된 여자 캐릭터가 모두 포함될 것이라 생각했다. ‘버추어 파이터’ 캐릭터를 제외한 신규 여자 캐릭터는 ‘밀라’, ‘레이첼’, ‘모미지’, ‘마리 로즈’, ‘페이즈4’, ‘뇨텐구’, ‘호노카’ 등 8명이다. 카스미와 겹치는 페이즈4를 제외하더라도 기존 9명에서 6명을 추가하면 총 15명의 캐릭터가 나오는 셈이다.하지만 등장 캐릭터를 9명으로 제한하고 가장 황당한 투표가 시작된다. 바로 PS4와 PS Vita의 PSN에서 각 캐릭터 테마의 판매량 중 1~9위만 나오도록 하겠다고 한 것이다. 투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대로였지만, 많은 팬들을 충격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DOAX3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순위대로 마리 로즈, 호노카, 카스미, 아야네, 코코로, 뇨텐구, 히토미, 모미지, 엘레나 등이다. 신규 캐릭터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기존 캐릭터는 참전하지도 못하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DOA 팬을 위한 게임이지만, DOA1부터 꾸준히 등장했던 레이팡과 티나는 순위에 들지 못해 제외됐다. 심지어 DOAX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인 리사는 최하위인 15위의 굴욕을 맛봤다. 

여러 문제점 산재

캐릭터 선정도 문제였지만, 막상 게임이 출시된 후 불거진 문제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더구나 DOAX3의 수영복이나 아이템, 캐릭터 모션 등은 DOAX2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라 신선함도 없다. 출시 전까지 정보를 공개하면서 한껏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가 한 번에 날려버린 꼴이다.
가장 큰 것은 미니 게임 삭제로 안 그래도 즐길 게 없던 게임에 즐길 거리를 더 없앴다는 것이다. 삭제된 미니 게임으로는 ‘제트스키 레이스’와 ‘슬롯머신’, ‘워터슬라이드’ 등이 있다. 특히 제트스키 레이스는 전작 DOAX2에 추가된 콘텐츠로, 멀티플레이까지 지원해 큰 재미를 주기도 했다.소지금을 150만 잭머니까지만 가질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전작의 경우 9,999만9,999잭머니까지 소유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150만 잭머니가 최대치라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이 생긴다. 심지어 카지노를 즐기는 것도 소지금 한계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대박을 터트린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이럼에도 기존작에서 지적됐던 게임 플레이 노가다도 여전하다. DOAX 시리즈는 캐릭터마다 구매할 수 있는 수영복이 한정돼 있고 다른 캐릭터에게 원하는 수영복을 입히기 위해선 상대 캐릭터의 호감도를 올려 선물을 해야 한다.
선물을 한다 해도 거절하면 수영복을 돌려주는 데, 이를 선물용으로 재포장하기 위해선 수영복 가격의 50%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잭머니가 게임 속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소지 한도를 낮게 제한하면서 더 어렵게 만들었다.게다가 프리미엄 티켓이라는 DLC를 만들어 수영복을 유료 결제로 구매하도록 하고 있는데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수영복도 있다. 잭머니를 모으기 힘든 구조로 만든 이유가 DLC 구매를 재촉하기 위함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수영복조차 DLC로 판매하고 있는데 추가되지 못한 캐릭터도 DLC로 팔지 않을 거란 확증은 없을 것이다. 

잊지 않겠다 하야시!

이타가키 대신 팀닌자의 새 수장이 된 ‘하야시 요스케’는 과거 XBOX 진영으로만 출시됐던 팀닌자의 게임을 PS 진영에 이식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새로운 게임은 제작하지 않고 있어 제대로 된 평가는 받지 못 했다.하야시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내놓은 ‘닌자가이덴3’는 기존 닌자가이덴 시리즈와 달리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하지만 기존에 좋았던 무기 강화나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었던 시스템은 없애고 ‘쿠나이 등반’ 등 이상한 시스템만 넣음으로써 최악의 혹평을 받았다. 추후 기존 닌자가이덴2 시스템을 다시 추가한 ‘닌자가이덴3 레이저스 엣지’를 출시했지만, 기본틀 자체가 문제였던 게임이라 전작의 명성에만 먹칠을 했다.
이후 DOA5는 기본 시스템을 크게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몇몇 시스템을 추가하고 인형 같았던 캐릭터 모델링을 사실적으로 변경했다. 나름 호평받았지만, 격투 게임의 본질인 게임 밸런싱에는 신경 쓰지 않고 복장 DLC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출시한 DOAX3는 하야시가 단순히 매출 면에만 생각하고 제작한 것이며, 게임 자체 완성도 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또한, 하야시는 게임에서 섹스 어필을 강조하는 것을 싫어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게임 결과물은 이타가키보다 더 자극적이다. PS3판 ‘닌자가이덴2 시그마’에서는 모션 센서를 이용해 여성 캐릭터 바스트 모핑 조작이 가능했으며, DOA5에서는 노출도 높은 복장과 그라비아 영상까지 DLC로 판매 중이다.
출시가 4년 된 DOA5로는 DLC 판매가 저조해지자 DOAX3를 출시해 또 다른 DLC 판매 활로를 노리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하지만 이번 DOAX3로 하야시에 대한 팬들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하야시가 내놓을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없어졌다.DOAX3는 과거 DOAX 시리즈를 재밌게 즐겼던 사람에게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차라리 XBOX360판 DOAX2를 다시 꺼내서 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DOAX3라는 게임은 과거 DOA 시리즈 모델링보다 DOA5 모델링을 좋아하고 1~2시간 즐길 게임에 6만 원 가량을 투자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볼 만하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