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아이티 '피스넷 파티우퍼' 청음기

너는 밀어붙여, 나는 들어줄 테니

2016-07-04     정환용 기자
누구나 좋아하는 음악이 다르다. 가수를 좋아하는 건 기본, 장르를 좋아하거나 특정 악기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기자는 주로 격렬한 펑크나 하드록, 메탈을 즐겨 듣고, 간혹 좋아하는 작곡가의 클래식 음악도 듣는다. 스마트폰의 스피커는 만족스럽지 않고,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스피커로 듣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최근 유행처럼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기술적인 부분은 상향평준화되고 있어 듣는 사람의 취향을 맞춰주는 스피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삼지아이티의 ‘피스넷 파티우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며 어떤 소리를 들려주는지 알아봤다. 
세로 형태의 가방처럼 생긴 ‘피스넷 파티우퍼’는 휴대용치고는 크기가 작은 편이 아니다. 무게도 꽤 묵직한 편이다. 기자는 오히려 이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아직은 소리를 만드는 유닛이 작으면 품질이 좋을 수가 없다. 아예 휴대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면, 피스넷 파티우퍼처럼 소리를 위해 유닛의 크기가 큰 스피커의 소리가 소형 제품보다는 좋을 수밖에 없다.피스넷 파티우퍼의 정격 출력은 50W, 최대 출력은 100W다. 전면에 30W의 리얼 우퍼와 10W의 유닛이 2개 배치돼 있고, 후면에 사각형의 서브우퍼 2개가 뒤를 받쳐준다. 이 정도 출력이면 소음이 문제 되지 않는 어떤 야외 환경에서도 볼륨이 작다는 소리는 듣지 못할 것이다. 5W짜리 유닛 2개가 전부인 스피커로 헤비메탈 음악을 아무리 들어봐야 찢어지는 기타 소리보다 유닛 찢어지는 소리가 먼저 들릴 뿐이다. 출력이 충분해야 다양한 파장의 다양한 음악을 제대로 들려줄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청

블루투스 스피커의 크기, 생김새, 가격대가 무척 다양해졌다. 저렴한 맛에 구매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현재 스피커를 고르는 기준은 역시 성능이다. 하지만 청음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스피커의 소리를 들으며 그 기준이나 성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비록 주관적이지만 기자가 평소 자주 듣는 가수와 장르의 음악들을 들어보며 피스넷 파티우퍼가 어떤 스피커인지 알아봤다.청음 환경은 아래와 같다. 소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LED는 일반 이퀄라이저 모드로 설정해 뒀다. 혹시나 싶어서 같은 음악을 반복해 들으며 LED 모드를 바꿔 봤지만, 역시 기자의 귀로는 LED 라이트가 소리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낼 수 없었다. 이퀄라이저 모드의 LED 변화는 전자음에서 더 많이 반응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실내 청음 환경
재생: 아이폰 6S+ (EQ: Flat)
거리: 2m 정면
스피커 음량: 최대
스마트폰 음량: 75%
음원: 스트리밍 앱 ‘지니’
음질: 320K


발라드 - 박효신 ‘야생화’

2014년 3월 발매 이후 2년이 넘도록 차트 TOP100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는 명곡이다. 잔잔한 오케스트라 인트로로 시작돼 점점 멜로디를 더해가는 곡의 구성은, 사진 아래의 파장으로도 알 수 있듯 기승전결이 확실하다. 저렴한 스피커의 경우 보컬이 갑자기 커지면 다른 악기 소리가 살짝 묻히는 경향을 보이는데, 곡이 끝날 때까지 그런 현상은 들리지 않았다. 

발라드 - 이소라 ‘이제 그만’

기자가 우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수 이소라 님의 6집 앨범 수록곡 ‘이제 그만’은, 원래 타이틀 곡이었지만 같은 앨범의 ‘바람이 분다’가 더 인기를 얻어 위치가 뒤바뀐 곡이다.(기자는 이 곡이 더 좋다) 보컬의 호흡 하나하나조차 소중한 이 곡에서 피스넷 파티우퍼는 목소리의 강약을 명확하게 구분해 줬다. 

댄스 - 트와이스 ‘Cheer up’

이번 기획을 통해 처음 들어봤다. 그룹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역시 기자의 취향과는 거리가 먼 곡이었다. 박자의 기본인 드럼이 전자드럼이어서 딱히 끌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특히 이 곡은 가수의 목소리에 전자음을 꽤나 섞은 모양이었다. 이퀄라이저 모드의 LED가 다른 곡보다 움직임이 많았다. 피스넷 파티우퍼는 원곡의 목소리나 악기 등에 전자음이 섞인 것을 넌지시 알려주는 듯하다. 

팝 - Michael Jackson ‘Billie jean’

영원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곡은 언제 들어도 최고다. 원곡의 상태가 좋으면 스트리밍 앱에서도 듣기가 더 좋다. 비트가 강해 볼륨이 높을 때는 약간 찢어지는 음이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피스넷 파티우퍼는 원곡의 깔끔한 스네어 소리를 끝까지 유지해 줬다. 다만 베이스의 울림이 강하게 들려 정확한 음을 듣기는 약간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팝 - Adele ‘Skyfall’

영화 ‘007 스카이폴’의 제목과 같은 주제곡을 아델이 불렀다.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여러 악기들이 잔잔한 듯 몰아치는 분위기가 신기하게 귀에 꽂히는 곡이다. 생각보다 악기들의 소리를 잘 나눠서 내보내주는 듯했다. 특히 뒤에 풍성하게 깔려 있는 코러스 소리가 무척 잘 들려 더욱 좋았다. 

일렉트로닉 - Skrillex ‘Right in’

평소 잘 듣지 않는 장르 중 하나인데, 스크릴렉스의 곡은 그나마 좋아하는 편이다. 모 TV 예능에서도 사용됐던 ‘Right in’은 단순히 쿵쾅거리는 클럽 음악보다는 날카로운 비트 속에서 강력한 멜로디가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역시 ‘파티우퍼’란 이름답게 본격 클럽 음악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저음이 약간 강하긴 해도 한 쪽에 지나치게 치우치진 않았다. 

클래식 - 김정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악장 C마이너’

지난 2006년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나왔던 곡이기도 하고, 영화 마지막에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실제로 출연해 이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원곡의 상태가 좋지 못한 탓인지 다른 곡보다 볼륨이 약간 작았다. 그래도 스마트폰의 볼륨을 두 단계 더 높여 들으니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협주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무척 조화롭게 들렸다. 

록 - N.EX.T ‘The last love song’

조용하게 읊조리듯 시작했다가 비명을 지르듯 몰아치는 이 곡은, 신해철 님의 사망 이후 가장 자주 듣는 곡 중 하나다. 어지간한 이어폰이나 스피커로는 1절 이후 폭발하듯 들려오는 밴드 음악과 오케스트라 음악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운데, 피스넷 파티우퍼는 완벽까지는 아니었지만 두 그룹의 소리를 조화롭게 들려줬다. 강력한 록 음악에서 볼륨을 좀 더 키워보니 미세하게 파열음이 들렸다. 원래 듣던 2m 거리에선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대 보니 알 수 있었다.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록 - Dream Theater ‘Illumination theory’

‘우리 이런 사람들이야’라고 전 세계에 알린 듯한 드림 시어터의 ‘Illumination theory’는, 원곡이 22분대에 라이브 버전도 19분이 넘는 대작이다. 특히 보스턴 오페라 하우스에서 녹음된 라이브 버전은 반드시 들어 보시기 바란다. 네 사람의 기가 막힌 연주는 물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까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곡이다. 다행히 피스넷 파티우퍼도 그 감동을 제대로 전달해 줬다. 사실 이 곡까지 들은 뒤 리뷰를 마치려 했는데, 플레이리스트에 남아 있는 헤비메탈 밴드들이 기자를 불러 한두 곡을 더 들어봤다. 

메탈 - Impellitteri ‘Perfect crime’

사실 장르적으로 뭔가 ‘센 형님들’처럼 보여서 그렇지, 곡의 구성으로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다. 기타 2대, 베이스 1대, 드럼 1대, 그리고 보컬이 대부분의 구성의 전부다. 오히려 이런 곡들이 악기에 집중하기 더 좋다(고 믿고 있다.) 이 곡은 엄청난 속도의 기타 솔로 연주가 매력적인데, 피스넷 파티우퍼는 이 곡으로도 악기에 대한 좋은 분석력을 확인시켜 줬다. 다만 볼륨을 더 키우니 이 곡에서도 약간의 파열음이 들렸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스피커 볼륨 최대 상태에서 연결 기기의 볼륨을 80% 정도로 올리면 듣기 좋은 최대한의 음량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