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더 가볍게, 한계에 도전하는 초경량 노트북

2018-02-28     임병선 기자
노트북은 화면 출력장치와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입력장치를 포함한 휴대용 컴퓨터를 뜻한다. 노트북은 과거 도시바의 제품명이 고유명사가 된 것이고, 영어로는 무릎 위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랩톱(Laptop)이라 불린다.노트북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휴대성’일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닐 수 있는 PC인 노트북은 휴대하기 편한 가벼움으로 그 진가가 발휘된다. 하지만 무조건 가벼워봤자 데스크톱과 비슷한 수준의 생산성인 적당한 화면 크기와 키보드 자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이번에는 끝없이 가벼워지려고 하려는 노트북의 변천사와 현재는 얼마나 가벼운 노트북 제품군, 즉 울트라북으로 분류되는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를 가져봤다. 

휴대를 위한 노력

노트북은 그동안 단순히 이동할 수 있는 크기에서 서류 가방에 들어갈 정도로 얇아지고 가벼워졌다. 이러한 변화는 하루아침에 뚝딱 이뤄진 것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이다.최초의 휴대용 PC는 1975년 IBM에서 출시한 ‘IBM 5100 포터블 컴퓨터’이다. 이 제품은 CPU 클럭 1.9MHz와 풀사이즈 키보드, 5인치 CRT 모니터를 탑재했지만, 무게 25kg로 휴대성은 상당히 떨어지는 제품이다. 특히 폴더 형태로 접었다 펼 수 있는 형태도 아니지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노트북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IBM 5100 포터블 컴퓨터는 B2B 상대 제품이었기 때문에 일반인은 구매하기 힘들었지만, 1981년 오스본에서 출시한 ‘오스본 1’(Osborne 1)’은 일반인도 구매할 수 있었던 최초의 휴대용 PC였다. 오스본 1은 4MHz 클럭의 CPU를 탑재하고 무게도 12kg으로 크게 줄었다.
앞서 소개한 IBM 5100 포터블과 오스본 1은 이동할 수 있었지만, 외부 전원이 꼭 필요했다. 하지만 1981년 엡손에서 출시한 ‘엡손 HX-20’은 내장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에 외부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사용 가능했다. 엡손 HX-20은 CPU 클럭은 614KHz로 상당히 낮은 편이었지만, 1.6kg이라는 가벼운 무게를 자랑했다. 여기에 프린터를 내장해 문서를 작성하고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장점까지 지녔다. 그러나 타기기와의 호환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폴더 형태를 띠다

노트북이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된 것은 1985년 도시바에서 출시한 ‘도시바 T1100’이다. 도시바 T1100은 디스플레이를 폴더 형태로 접었다 펼 수 있었으며, 두께 7cm, 무게 4.1kg으로 휴대성이 뛰어났다. CPU는 인텔 80C88(클럭 4.77MHz), 80x25 해상도의 텍스트와 640x200 해상도의 그래픽을 표시할 수 있는 단색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현재 최신 노트북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두껍고 무겁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센세이션한 디자인과 뛰어난 휴대성을 지녀 비싼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도시바는 ‘다이나북’(Dynabook)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1995년부터 전 세계 노트북 판매 순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도시바는 다이나북에 랩톱 대신 얇고 가볍고 접을 수 있는 노트북이라는 명칭을 마케팅으로 사용했다.도시바 T1100의 성공 이후 수많은 업체에서 폴더 형태의 노트북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소니의 ‘워크맨’처럼 휴대용 PC는 ‘노트북’이라는 명칭이 통용됐다. 도시바가 비록 휴대용 PC를 최초로 만든 업체는 아니지만, 현재의 노트북 형태를 만들기도 했고 당시 흔히 사용하던 랩톱이 아닌 노트북이라는 명칭을 최초로 사용하고 노트북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작게 더 작게

노트북 시장에 대중화를 이끈 것은 넷북이다. 현재 넷북 시장은 거의 사장된 상태지만, 개인 휴대용 PC의 보급화를 이끌었다. 넷북은 2008년, 인텔에서 저전력‧저가형 CPU인 아톰(Atom)을 선보이면서 수많은 업체가 작고 저렴한 넷북을 출시했다.넷북은 기존 노트북과 비교하면 성능은 상당히 떨어지지만, 10인치 남짓의 작은 크기와 1kg 정도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성이 뛰어났다. 특히 저렴한 가격은 자금 사정이 넉넉지 못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에게 큰 메리트였다. 또 가격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서브 PC로 활용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넷북은 성능에서는 울트라북에게, 휴대성으로는 태블릿PC에게 밀려나면서 점점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웹서핑이나 영상 감상 용도로 사용했던 넷북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스마트기기가 대체하면서 넷북은 물론, 노트북 시장도 점차 줄어들었다. 생산성 문제만큼은 스마트기기가 노트북을 대체하진 못했지만, 성능과 휴대성 부분을 해결하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제품군이 바로 ‘울트라북’이다. 울트라북은 휴대성을 높이면서 성능까지 높인 노트북으로, 인텔의 인증을 받은 제품에만 사용이 허락된다. 대표적인 울트라북 제조업체로는 삼성전자, LG전자, 에이수스, 델, HP 등이 있다.인텔은 울트라북에 대해 ▲디스플레이 두께 18mm 이하(14인치 미만), 21mm(14인치 이상) ▲인텔 코어 i 시리즈 프로세서 탑재 ▲배터리 지속시간 5시간 유지(3세대 울트라북은 9시간 이상) 등의 휴대성과 성능 기준을 정했다. 사실 울트라북의 시작을 알린 제품은 애플의 ‘맥북 에어’지만, 독자적인 규격 때문에 인텔의 인증을 받진 않아 울트라북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여기에 인텔은 2013년, 4세대 CPU인 하스웰을 탑재한 제품에 대해 터치스크린을 탑재해야 울트라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업체는 터치스크린을 제외하고 자사의 고유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성능을 높이다

기술의 발전은 울트라북을 한없이 가볍게 하고 있다. 울트라북에 무게 제한은 없지만, 각 제조업체는 휴대성을 강조하기 위해 최대한 가볍게 하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무게 경쟁에서 가장 먼저 치고 나온 것은 단연 LG전자다. LG전자는 2014년 ‘LG 울트라 PC 그램 13’(이하 그램 13)을 출시했다. 그램 13은 13인치 노트북임에도 1kg 미만인 980g의 초경량을 자랑했으며, 이어 2015년에는 14인치로 크기를 키우면서 980g을 유지한 ‘그램 14’, 2016년에는 15인치로 또 크기를 키우면서 980g을 유지한 ‘그램 15’를 출시하면서 놀라움을 이어갔다. 그램은 현재 가장 가벼운 14‧15인치대 상용 노트북으로 월드 기네스에 올라있다.무게가 줄였지만, 성능도 줄어든 것은 아니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인텔 7세대 CPU 카비레이크와 DDR4 램, SSD 등을 탑재하면서 빠르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카비레이크는 전 세대 스카이레이크보다 CPU 성능 차이는 크지 않지만, GPU 성능과 미디어 처리 능력이 향상됐다. 또한, 스카이레이크와 같은 클럭에서도 더 낮은 전력을 소모해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노트북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초경량 노트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휴대성에 중점을 둔 1kg 미만 제품들과 성능도 잡은 2kg 미만 브랜드를 각각 3종씩 골라봤다. 

1kg 미만 제품

 

LG전자 PC그램

LG전자 PC그램은 LG전자에서 만든 노트북 브랜드다. 1kg 미만 무게인 980g의 가벼운 무게와 깔끔한 디자인으로 화제에 올랐던 노트북이다. 13.3인치는 물론, 14인치와 15.6인치 모델까지 980g의 초경량 무게를 유지하면서 매년 놀라움을 이어가고 있다. 1kg 미만 PC그램 제품군으로는 13~15인치까지 있으며, i3를 탑재한 제품부터 i7을 탑재한 제품까지 있다. 또한, 탑재된 SSD 용량에 따라 가격도 크게 차이가 난다. 가격은 15.6인치에 i7를 탑재한 모델 기준으로 약 130만 원이다.
 

삼성전자 노트북9

삼성전자의 노트북 브랜드는 ‘노트북’이다. 과거 ‘시리즈’가 삼성의 노트북 브랜드였다가 이후 ‘아티브북’으로 변경했지만, 2014년부터 노트북으로 변경했다. 삼성은 노트북 브랜드로 저가 모델부터 고가 모델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있으며, 비교적 숫자가 높을수록 상위 모델에 해당한다. 13인치 모델은 그램13보다 가벼운 840g이지만, 15인치 모델은 1.3kg 정도로 그램15보다 무겁다. 메탈 바디를 하고 있는 ‘메탈’이 기본 모델이지만, 플라스틱 보급형인 ‘라이트’도 있으며, 가격은 13.3인치 i7 기준, 약 136만 원이다.
 

에이수스 젠북 3 UX390UA

‘젠북’(Zenbook)은 에이수스(ASUS)의 초경량 노트북 브랜드다. 최신 모델인 ‘젠북 3 UX390UA’의 경우, 인텔의 7세대 CPU 카비레이크를 탑재한 제품이자, CES 2017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이기도 하다. 뛰어난 휴대성과 강력한 성능을 갖춘 것은 물론, 현존하는 12인치 모델 중 가장 얇고 가벼운 11.9mm의 두께와 910g의 무게를 자랑한다. 여기에 항공기에 사용되는 최고급 알루미늄 소재가 사용돼 일반 노트북 대비 50% 이상 높은 내구성도 갖췄다. 가격은 i7 탑재 모델 기준으로 약 191만 원이다.
 

2kg 미만 제품

 

LG전자 울트라PC 15UD470

LG전자 울트라PC 15UD470은 15.6인치 노트북으로, 겉표면은 무광처리로 유약을 바른 도자기처럼 하얗고 매끈해 깔끔하다. 인텔 7세대 카비레이크 i7-7200U와 지포스 940MX를 탑재해 보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고 ‘DTS Headphone:X’ 기술도 탑재돼 실제 스피커를 앞에 둔 것 같은 공간감도 제공한다. 두께는 20.9mm에 무게는 1.99kg으로, 기존 15.6인치 울트라PC에 비해 크기도 약간 더 커지고 무게도 늘어났다. 하지만 고성능 노트북인 점을 감안한다면 휴대용으로 사용하기에 무난하다. 가격은 약 98만 원.
 

ASUS 젠북 UX410UQ

젠북 UX410은 젠북 특유의 프리미엄 디자인이 적용된 노트북이다. 상판은 원형 패턴으로 흠집에 강한 양극산화 마감으로 처리했고, 다이아몬드 커팅 메탈 엣지 터치패드와 메탈 키보드로 깔끔함을 더했다. 무게는 1.4kg에 14인치 모델이지만, CPU만 탑재했던 젠북 3와 달리 외장 그래픽으로 ‘엔비디아 지포스 940MX’가 탑재됐다. 덕분에 간단한 온라인 게임 정도는 문제없이 구동 가능하다. 이러면서도 두께는 18.35mm이며, 외부 확장성도 뛰어나다. 가격은 i7 탑재 모델 기준으로 약 120만 원이다.
 

기가바이트 판타소스 AERO14 v7

기가바이트 판타소스 AERO14는 14인치 게이밍 노트북이다. 1.89kg의 무게, 19.9mm의 두께를 지녔다. 인텔 7세대 카비레이크 i7 CPU,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DDR4 메모리, M.2 SSD를 기본으로 탑재해 성능도 뛰어나다. 판타소스 AERO14는 14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QHD(2560x144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14인치의 작은 디스플레이 환경을 보완했다. 게임에 따른 5가지 프로파일의 매크로키 설정을 제공해 복잡한 사용이 필요한 키보드 조작을 한 개의 키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약 206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