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동영상 시대! 앞서가는 구글, 따라 나선 네이버·카카오

2018-03-29     임병선 기자
우리나라의 양대 포털 사이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에 분주하다. 성장 동력에는 인공지능, 간편결제, O2O 등 다양한 분야가 있겠지만 지금 두 회사의 가장 큰 화두는 동영상 분야이다.스마트폰 성능이 향상되고 무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콘텐츠 소비 성향도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뭔가를 검색하거나 글을 읽기 위해 스마트폰을 보던 우리였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동영상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고화질의 FHD 동영상을 스트리밍 할 만큼 데이터 제공량도 많아졌을 뿐더러 영상 콘텐츠도 다양화됐다. 이제는 굳이 글을 읽지 않아도 영상을 통해 궁금점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하지만 동영상 분야의 선두주자로는 10명 중 9명이 구글의 유튜브를 꼽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방송 쪽은 아프리카TV가 대세지만, 유튜브도 방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이 더 심해졌다. 이런 변화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도 동영상 콘텐츠와 플랫폼 강화에 주력하고 있고 2017년 초부터 동영상 플랫폼 개편하는 등 분주하다. 

동영상 사용시간 압도적

앱 분석 스타트업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국인이 오래 사용하는 앱 분야별 TOP 3’에 따르면, 메신저는 카카오톡, 동영상은 유튜브, 포털은 네이버, SNS는 페이스북, 웹툰은 네이버, 게임은 프렌즈팝 for kakao가 분야별 1위를 기록했다.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어느 분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했는 지다. 각 분야의 1~3위 총합 사용시간을 따져보면, 메신저 23,022백만 분, 동영상 17,053백만 분, 포털 16,448백만 분, SNS 9,302백만 분, 웹툰 2,938백만 분, 게임 3,357백만 분을 기록했다.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바일에서 동영상 감상에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셈이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시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 안드로이드 동영상 앱의 총 사용시간은 256억 분으로, 사용자 당 한 달 동안 16시간 넘게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다. 동영상 사용시간은 지난해 3월만 하더라도 평균 7.8시간이었지만, 약 10개월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하지만 동영상 시장 분야만큼은 메신저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카카오도, 포털에서 1위를 하고 있는 네이버도 구글의 유튜브에는 적수가 되지 못한다. 그만큼 유튜브는 동영상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네이버는 PC, 모바일, 동영상을 포함한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 3,269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3,227억 원을 기록한 카카오였다. 네이버, 카카오는 전체 광고 수익으로는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동영상 광고 부문에서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한참 밀리고 있다.지난 2월 19일 디지털 마케팅 전문 기업 메조미디어가 공개한 ‘2016년 항목별 광고비 지출 상위 10위 매체’에 따르면 유튜브가 지난해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1,167억 원의 매출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페이스북은 1,015억 원의 동영상 광고 매출을 기록하면서 2위에 올랐다.네이버와 카카오가 뒤를 이어 3위와 4위를 차지했지만, 매출 금액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네이버는 456억 원, 다음은 340억 원을 기록했고 5위는 121억 원인 곰TV가 차지했다.네이버와 카카오가 다른 부분에서도 1, 2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온라인 광고 매출을 동영상, PC 디스플레이 광고, 모바일 광고 등 세 항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 동영상을 제외한 PC 디스플레이 광고와 모바일 광고는 웹페이지 배너 등을 통한 광고 방식이다.전체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에서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아담’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더한 카카오가 지난해 매출 2,887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2,813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분야 별로 나누면 모바일 광고에서는 1,522억 원인 카카오가 491억 원을 기록한 네이버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3위는 ‘캐시슬라이드’(354억 원), 4위는 구글 광고 플랫폼 ‘애드몹’(AdMob, 345억 원)이 차지했다. PC 디스플레이 광고에서는 네이버가 2,321억 원으로 1위, 카카오는 1,365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네이트(433억 원), 4위는 페이스북(81억 원)이었다.
 

인터넷TV 전쟁 전면화

동영상 콘텐츠 강화와 함께 인터넷TV 전쟁도 화제로 떠올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에도 인터넷TV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네이버는 ‘네이버TV’, 카카오는 ‘카카오TV’로 회사의 이름을 내건 동영상 플랫폼으로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맞붙는다.
네이버는 지난 1월 12일 자사의 네이버TV를 개편했다. 네이버TV는 지난 방송 편집본 등을 볼 수 있던 ‘네이버TV캐스트’와 영상 재생 프로그램인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합한 서비스다. 네이버는 연내 누구나 네이버TV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또한, 동영상 콘텐츠에 5년간 150억 원을 투자해 사용자를 유입시킬 예정이다.
카카오는 다음에서 제공하던 ‘다음tv팟’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위주로 운영하던 ‘카카오TV’를 통합한 새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를 지난 2월 18일 선보였다.새로 출범한 카카오TV의 가장 큰 특징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와 연동되는 것이다. 카카오톡에서 특정 영상 채널을 플러스 친구로 추가하면 해당 채널의 실시간 방송 및 신규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메시지로 알려준다. 이와 함께 상반기 중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같은 ‘후원하기’ 기능을 추가해 개인방송을 하는 BJ들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네이버와 카카오가 기존에 있던 동영상 플랫폼을 개편한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모바일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양사가 동영상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도 있지만, 그들이 넘어야 할 더 큰 산은 구글의 유튜브다. 유튜브는 전 세계는 물론, 국내 동영상 시장까지 거의 잠식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실정이다.이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2014년 말 지상파 3사와 CJ E&M 등 총 8개 방송사 온라인 광고 집행사인 스마트미디어랩(SMR)이 유튜브에 방송사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고 네이버, 카카오에만 공급하기로 했다.두 업체는 대신 SMR에 광고 선택권을 주고, SMR에 유리한 수수료율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덕분에 방송 콘텐츠 부분에서는 유튜브보다 네이버·카카오의 입지가 커졌지만, 전체 사용량은 여전히 미비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의 월 평균 이용 시간을 비교했을 때 네이버는 210분 정도였고 유튜브는 그보다 3배 이상 많은 666분에 달했다.
 

네이버·카카오, 승산 있나?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쉽게 유튜브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다. 먼저 그동안 쌓여있는 콘텐츠 분량을 무시할 수 없다. 200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동영상이 축적됐다. 특히 구글이 인수한 후 HD급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용자들이 몰렸다. 특히 2016년부터는 4K UHD 동영상과 VR 동영상 서비스도 시작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 분량은 물론, 고화질 부분에서도 유튜브에 밀리는 상황이다.통신사에 지불하는 망사용료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유튜브는 해외에 있던 캐시 서버를 국내에 설치해 통신사들이 지불해야 할 국제구간 중계 접속 비용 부담을 줄여준 대신,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서버가 있는 네이버나 카카오는 사용자와 콘텐츠가 쌓일수록 늘어나는 트래픽만큼 망사용료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그러나 유튜브에게도 파고들 점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12월 6일부터 시작된 유튜브의 유료 서비스 ‘유튜브 레드’이다. 유튜브 레드는 모든 광고를 제거하고 모바일 환경에서도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재생이 가능하다.
그 대신 유튜브 레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고를 인내하면서 봐야한다. 배너 광고에 이어 동영상 광고가 동영상 재생 시작은 물론, 동영상을 보는 중간에도 등장한다.물론, 이러한 것은 네이버와 카카오 쪽 동영상도 마찬가지지만, 그 빈도를 좀 더 줄인다면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유튜브와 달리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재생이 가능하게 유지하는 것도 경쟁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