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속 빈 강정 '철권 7'
2018-07-10 임병선 기자
오랜만의 후속작
이미 아케이드에는 지난 2015년 ‘철권 7’이 출시됐고 이후 2016년 확장판인 ‘철권 FR(페이티드 레트리뷰션)’이 출시됐다. 이번에 출시된 철권 7은 철권 FR을 기반으로 PC(시리즈 최초)와 콘솔 게임기로 이식한 버전이다. 전작인 ‘철권 6’도 아케이드 확장판인 ‘철권 BR(블러드라인 리벨리온)’을 기반으로 이식한 만큼 이번 철권 7도 완전판으로 출시된 셈이다.제작사인 반다이남코 게임즈는 철권을 콘솔 게임기로 이식할 때 항상 스토리 모드를 넣는다. 철권 6의 콘솔 게임기판은 지난 2009년 출시됐으며, 중간에 출시한 ‘철권 태그 토너먼트 2’는 스토리가 없는 드림매치였기 때문에 이후 스토리가 궁금했던 팬이라면 철권 7의 발매를 고대하고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철권 7는 완전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볼륨과 완성도를 가지고 출시됐다. 물론 게임 플레이 자체가 주는 재미는 여전히 재밌지만, 그 외 즐길 요소 부분이 상당히 부족하다.허위광고 스토리
철권 7은 출시 전부터 ‘철권 시리즈 20주년’과 차세대 콘솔 게임기로 처음 출시된 철권, 시리즈 최초 PC판 출시라는 상징성을 지녔다. 이와 함께 시리즈 내내 이어진 아버지와 아들, 헤이하치와 카즈야의 종착역이라는 점에서 스토리 부분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지만, 스토리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언급해보겠다. 먼저 전작인 철권 6의 스토리 모드에 대해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철권 6의 스토리 모드는 철권 유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캐릭터에 대한 설정과 스토리 깊이도 뛰어났다.반면, 철권 7의 스토리 모드는 시작은 거창하지만 정작 내용은 허술하다. ‘더 미시마 사가’라는 제목의 스토리 모드는 제목부터 미시마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총 15장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이야기 진행 중간마다 생략되고 뜬금없이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특히 철권 7에는 전작에서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가 많아 이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할 법도 한데 퇴마사로 등장하는 ‘클라우디오 세라피노’만 잠깐 얼굴을 비출 뿐, ‘샤힌’, ‘카타리나 아우베스’, ‘럭키 클로에’, ‘조시 리잘’, ‘마스터 레이븐’ 등의 캐릭터는 언급조차 없다. 개별 캐릭터 스토리도 있긴 하지만, 곁다리로 나오는 프롤로그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지난해 캡콤에서 출시한 ‘스트리트 파이터 5’가 생각난다.싱글 콘텐츠 부족
스토리 모드를 제외한 싱글 콘텐츠도 부족한 편이다. 싱글 모드는 크게 아케이드 모드와 트레저 배틀 모드, 버서스 모드, 프랙티스 모드 등 4가지로 나뉜다.아케이드 모드는 캐릭터마다 다섯 번 정도의 대전 이후 정해진 보스 중 한명과 싸운 후 끝나는데 그냥 예전부터 있던 모드이고 CPU와의 반복 대전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그나마 싱글 콘텐츠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할 트레저 배틀 모드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아이템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 큰 의미가 없다. 더구나 온라인 배틀 포함 총합 2,000판을 플레이하면 모든 아이템이 언락되기 때문에 기를 쓰고 플레이하지 않아도 된다.대전만 잘되면 그만
사실 대전 격투 게임에 스토리는 곁다리이다. 철권 7을 구매한 사람 중 대부분은 스토리가 아니라 집에서 철권 7을 즐기고 싶었던 사람들일 것이다.철권 7은 아케이드 발매 초기부터 기존 캐릭터의 대거 삭제와 새로운 캐릭터 대거 추가, 새로운 시스템 추가 등으로 말이 많았다. 기존 시리즈에서 인기 많았던 ‘아머킹’이나 ‘브루스 어빈’은 물론, 시리즈 개근을 했던 ‘레이 우롱’까지 삭제하면서 신 캐릭터를 추가해야 했냐는 의견이다.PC 최적화 만족
철권 7은 철권 시리즈 최초로 PC판이 출시됐다. 이전 시리즈도 PC로 즐길 수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에뮬레이터 등을 통한 편법이었고 PC 정식판으로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PC판으로 처음 나오는 것이긴 하지만, ‘무쌍’ 시리즈나 ‘다크 소울’ 시리즈 등 다양한 게임을 PC판으로 출시한 전적이 있던 반다이남코였기 때문에 최적화는 상당히 잘 이뤄졌다. 철권 최신작 치고도 시스템 요구사항이 상당히 너그러운 편이다. 최소 요구 사항은 CPU 인텔 코어 i3-4160, RAM 6GB,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GTX 660 2GB 정도다. 옵션 조절만 하면 CPU 내장 그래픽카드로도 구동이 가능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