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수업, 해보니 재밌더라-신학초등학교 5학년1반 아이들과 태블릿 PC로 수업받다
IT와 관련된 곳이라면 모두 체험해보는‘IT 현장 헤집기’이번호엔 IT‘ 미래’현장 헤집기란 이름을 붙 이면 더 좋겠다. 꿈나무들이 자라는 초등학교에도 IT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책가방이 무거 워서 아이들 키가 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만큼 가방이 무거웠다. 서울 방학동 신학초등학교 의 5학년1반 아이들은 3년 전부터 가방이 가벼워졌다. 태블릿 PC(모니터에 펜으로 직접 쓸 수 있는 컴퓨터) 안에 교과서를 담은 USB 드라이브를 꽂아 수업을 받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디지털 교과서다. 반 아이들의 수에 맞춰 서준비된태블릿PC를차마빌려달라고 할수가없어서, 기자는눈으로만현장을헤집었다. 게임하듯 수학문제 풀어 ‘딩동댕’익숙한 소리와 함께 오전 11시 30분 4교시가 시작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수업을 헤집어 보고 싶었 지만 아직 디지털 수업이 시범중이라 수학시간에만 태블릿 PC를 쓴다. 나머지 과목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보 거나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는 정도다. 평소 수학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지라 움찔했지만 초등학교 수업이니 용기 (?)를 냈다. “오늘은 지난시간에 배운 약분에 관해 복습하고, 실제로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죠. 모두 선생님처럼 똑같은 문제 를클릭해서열어보세요.” 이준규담임선생님이 노트북에있는수학문제를 칠판에띄운다. |
선생님이 안 볼 때 딴 짓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이 한명씩 확인해 주는 시간에 아이들도 서로 답을 맞춰보 느라야단이다. 태블릿 PC 모니터들이선풍기처럼휙휙돌아간다. |
이름을 클릭하면 그 학생의 PC 화면이 칠판에 떠 “다풀었으면누구것을한번볼까. ” 또 아이들의 모니터를 확인하나 했더니 칠판 쪽으로 몸을 돌린다. 디 지털 교과서 수업의 하이라이트가 등장하는 순간이다. 문제가 적혀 있 던 중앙 화면에 아이들이 앉은 책상 배열 그대로 사진과 이름이 나타 났다. 선생님과아이들의태블릿PC가네트워크로연결된덕분이다. “연경이가 잘 했나 한번 확인해보자.”한 아이의 이름을 터치하니 그 친구의 화면이 칠판에 떴다. 정답이었다. 자 기도 좋은지 노트 아래에‘ㅋㅋ’이라는 이모티콘을 붙여 놨다. 그걸 보고 모두 같이 웃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디지털 교실의 강점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두세 명의 답을 더 확인해 보았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딱 걸리겠다. “5분남았으니이제마지막문제를풀어볼까요. ” 어느덧40분이훌쩍가버렸다. “지금까지 푼 문제들 지우지 말고 저장시키세요. 마지막 문제는 새 창에 띄워서 하세요.”선생님의 말에 여기저 기서“어, 어떡해, 다 지워버렸는데... ”“빨리 말씀해 주시지”“다시 띄우니 안 열려요, 어라 다시 되네”잠시 소란 이 일었다. 선생님은 지웠으면 할 수 없다고 하신다. 공책은 일부러 지우지 않으면 평생 남는데, PC는 이런 면에 선새침하다. 미리미리저장하는습관을기르는수밖에없다. “마지막으로푼문제는선생님한테전송하세요.” 디지털 수업을 끝내는 말이 나왔다. 문제를 풀다가 수업시간이 끝나버리면 쉬는 시간까지 문제를 풀고 교무실에 내려가 뒤늦게 공책검사를 맡아야했던 기자의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디지털 수업은 태블릿 PC의 화면만큼 이나마무리가깔끔하다. 공부도 낙서도 재미가 가득 디지털 수업을 하는 동안 일반 수업과 비슷한 점도 의외로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낙서하기다. |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칠판 앞에 나와서 문제 풀기다. 출석번호가 겹치는 날 수학수업이 있으면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전통이 어디 가 랴. 선생님의 호출에 아이는 분필 대신 노트북용 펜을 들고 칠판 화면에 답 을 적는다.
재미있으니 집중력 높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