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산사 퓨즈-한방이 부족한 만능 엔터테이너

2009-11-14     PC사랑

  

샌디스크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MP3 플레이어를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미 다른 업체들이 탄탄하게 기반을 다진 탓이기도 있지만, 한 박자씩 늦는게 더 큰 문제다.
'산사 퓨즈' 역시 아이팟 나노 4세대보다 한 박자 늦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역량이 부족하지는 않다. 첫인상이 좋다. 윤기나는 피부에 날씬한 몸매, 가뿐한 체중까지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산사 퓨즈의 절반은 LCD고 나머지는 휠 방식의 인터페이스가 차지한다. 휠 방식이 익숙한 이용자라면 인터페이스에는 불만이 없을 것이다. 조작할 때마다 손가락을 수없이 돌리며 비벼대야 해서 손때가 금방 탄다는 것말고는 트집 잡을 게 없는 디자인이다. LCD와 휠 조작키 사이에 있는건 메뉴 버튼이다. 산사 퓨즈는 폴더별, 가수별, 장르별 듣기 등 세부 분야가 여러 단계로 구성되었다. 좋을 때도 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려면 번거롭기도 하다. 이를 대비해 처음 화면으로 바로 돌아가는 버튼을 따로 달아놓은 것이다.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화면을 살펴보자. 선명한 메뉴창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사진과 동영상 모두 깨끗한 화질이 자랑이다. 하지만 동영상을 산사 퓨즈에 맞게 바꾸는게 번거롭다. ‘미디어컨버터’라는 전용 변환 프로그램을 이용하지만, 바꾸려는 파일조차도 코덱이 맞아야 변환하는 까칠함은 사양하고 싶다.
아쉬움은 소리에서 위로를 받자. 산사 퓨즈는 발라드나 락, 재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깨끗한 소리를 들려준다.
이퀄라이저를 재즈와 팝에 맞췄을 음색이 가장 좋았다. 이퀄라이저와 반복 재생 등의 설정을 할 때 메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않고 아래방향 버튼을 한번 눌러서 조절할 수 있어 편하다. 아직 무손실 음악 파일은 지원하지 않는다. 시끄러운 곳에서도 녹음해봤는데 음성이 깨끗하게 담긴다.
라디오 수신율은 썩 좋지 않다. 다른 제품들보다 터널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용량은 넉넉해 웬만한 파일을 다 담을 수 있고, 배터리도 오래가는 편이라 즐길 시간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