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입문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 ‘드래곤볼 파이터즈’
2019-03-02 임병선 기자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대전 격투 게임 장르는 흔히들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 장르로 불린다. 대전 격투 게임 장르의 대표적인 시리즈로는 ‘스트리트 파이터’,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철권’ 등이 있지만, 하나같이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게임이다.
오래된 세월만큼 충성적인 팬도 많지만, 반대로 신규 유저가 뛰어들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 흔히들 기존 유저들에 대해 ‘고인물’이라고도 표현하는데 그 정도로 대인전은 그들만의 싸움이 될 정도로 신규 유저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자 새로 출시되는 대전 격투 게임들은 신규 유저를 위해 시스템을 간략화하거나 조작을 쉽게 변경하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이번에 소개할 ‘드래곤볼 파이터즈’도 대전 격투 게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게임이다. 신규 유저들이 대전 격투 게임에 입문할 때 가장 첫 장벽으로 여겨지는 것이 커맨드 입력인데 드래곤볼 파이터즈는 파동권 커맨드(↓↘→)만 할 줄 알면 모든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커맨드가 단순화된 대전 격투 게임이다.조작이 쉽다고 심도가 얕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게임은 게임 제작의 마스터피스라 불리는 방식인 ‘이지 투 스타트, 하드 투 마스터’에 완벽히 다다른 작품이니까 말이다.추억과 전설의 드래곤볼
80~90년대에 태어난 남자 중에서 ‘드래곤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드래곤볼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콘텐츠 중 하나이며, 여기서 등장하는 주인공 ‘손오공’이나 검은 머리에서 노란 머리로 변신, 손에서 나가는 장풍 ‘에네르기파’, 모두의 기를 모으는 ‘원기옥’ 등 원작 만화 연재가 종료된 지 20년이 지나도 계속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한때 드래곤볼은 20~30대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 소위 ‘아재’ 콘텐츠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몇 년 전부터 원작자인 ‘토리야마 아키라’의 감수 하에 ‘신 대 신’, ‘부활의 F’ 2편의 극장판과 TV시리즈 ‘드래곤볼 슈퍼’ 연재로 인해 다시 주목받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물론, 퀄리티와 스토리 내용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콘텐츠를 다시 살렸다는 면에서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게임으로 즐기는 드래곤볼
드래곤볼의 인기는 다양한 미디어 믹스로도 이어졌는데 당연히 게임화도 꾸준히 이뤄졌다. 오히려 게임 쪽은 드래곤볼의 연재 종료 이후에도 계속 출시가 이어졌다.특히 대전 격투 게임이 많이 출시됐는데 캐릭터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본격적인 전통 대전 격투 게임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나마 대전 격투 게임으로 괜찮았던 것은 딤프스(과거 아랑전설 시리즈 제작진이자 스트리트 파이터 4 제작에도 참여)에서 제작한 ‘드래곤볼 Z’ 시리즈 정도였다.드래곤볼 같은 플레이
드래곤볼 파이터즈는 단순히 연출만 멋진 것이 아니다. 드래곤볼의 원작 요소가 게임 시스템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에 보는 재미와 플레이하는 재미 모두 잡았다.기본적인 게임 시스템은 캡콤에서 제작한 ‘마블 대 캡콤 3’와 흡사하다. 캐릭터를 3명 고르는 것부터 약, 중, 강, 특수 공격의 4개 버튼 배치, 일시적으로 파워업하는 ‘스파킹’ 등 마블 대 캡콤 3에서 먼저 보여준 시스템이다.3대3 태그 팀 배틀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팀원을 빠르게 바꾸거나 어시스트 등을 사용하면서 싸워나가야 한다. 상대에게 공격을 받아 줄어든 체력 중 파란색 부분은 태그 후 대기시켜 놓으면 서서히 회복되기 때문에 상황을 봐가며 적절하게 태그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지루한 스토리 모드, 고질적인 고인물
드래곤볼 파이터즈는 상당히 잘 만든 대전 격투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 모드 플레이는 상당히 지루해 단점으로 지적된다. 스토리 모드의 내용이나 연출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상당히 봐줄 만하지만 이를 보기 위해 진행하는 과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스토리 상 초반에 캐릭터의 클론들과 싸우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후반에도 여전히 클론들과 싸우는 것은 그냥 의미 없이 전투만 반복하는 셈이다.또 다른 단점으로는 대전 격투 게임에서 언제나 존재하는 고질적인 고인물 문제다. 그나마 새롭게 출시된 게임이기 때문에 여타 대전 격투 게임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시스템 자체가 마블 대 캡콤 3와 길티기어를 섞은 느낌이기 때문에 두 게임을 즐겨봤던 게이머라면 초반부터 게임에 쉽게 적응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