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타로 리더 & 유명 블로거 조재진
타로카드는 내면의 거울
TV나 영화에서 타로카드로 점을 치는 장면을 보면 이국적인 묘한 신비감이 전해져온다. 조재진은 연애에 써먹을 요량으로 타로점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웬만한 전문가를 능가하는 지식과 노하우로 어엿하게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타로카드는 결혼운, 신년운세 등 추상적인 것보다 ‘어떤 과를 선택하는 게 좋은지’ ‘여자 친구와 이런저런 문제로 싸웠는데 계속 만나도 되는지’처럼 가깝고 구체적인 질문에서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다. 타로 점이란 먼 미래를 예측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는다. 때문에 타로 점을 보면서 10~20년 후를 알려주는 사람은 전문가가 아닐 확률이 높다.
“타로카드 점은 누구에게도 쉽게 얘기할 수 없는 고민과 걱정을 덜어주고 조언해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가장 필요한 건 긍정의 마음가짐이다. 고민을 가지고 찾아온 이에게 좋지 않은 카드가 나왔다고 해서 그대로 전해주기만 하는 건 옳지 않다. 진정한 타로리더라면 부정적인 결과 속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타로카드는 그 의미가 무조건 좋기만 한 카드도, 나쁘기만 한 카드도 없다. 그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타로리더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그는 자기만의 특별한 해석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똑같은 ‘절제’의 카드를 뽑아도 그는 단순히 카드에만 녹아있는 절제라는 의미보다 현재 상황과 잘 매치해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한다. 대신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질문을 막연하게 던지면 타로카드 점의 진정한 매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타로카드 점이 다른 점술과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상담자와 타로리더가 서로 이야기하면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때문에 일방적으로 질문을 반복한다는 건 타로카드를 의심하는 차원을 넘어서 타로리더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타로 세계를 갖게 된 이유는 공부법이 남들과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로의 신비함에 빠져 공부를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타로카드 서적을 사서 암기에 집중하지만 그러다 보면 수많은 의미들의 나열에 지쳐 결국 얼마 못가 포기해버린다. 그래서 조재진은 순서를 바꿨다. 책을 보기 전에 계속 타로카드를 가지고 다니며 자신만의 풀이를 먼저 만든 뒤 이후에 서적을 보며 보완을 했다. 이런 방법을 통하니 재미도 2배 지식도 2배로 쌓여 지루할 틈이 없었다. 요즘은 ‘이런 것도 타로카드야?’ 싶을 만큼 끊임없이 새로운 카드가 제작되고 있고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미술적인 가치가 높아 소장용으로 쓸만한 것도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내 꿈은 펀드매니저다. 물론 타로카드에 대한 꿈도 가지고 있다. 고민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타로리더가 되는 것이다.”
블로그에서는 인기 타로리더
마법사 그림의 타로카드는 이성과의 가벼운 만남이 많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연상의 이성에게 인기가 많을 수 있음을 뜻한다. 그 속에는 상대를 늘 즐겁게 해주려만 하지 말고 , 때론 상대를 이해하고 진지하게 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조재진의 블로그 ‘낭만 타로술사’에 가면 이렇듯 삶을 살찌우는 지혜의 말들이 가득하다. 그는 관련 속설과 새로운 카드에 대한 내용, 무료로 타로 점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하고 직접 실제로 점을 봐주기도 한다. 블로그를 운영한지 이제 1년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많은 고정팬을 확보한 것은 물론 각종 인터뷰가 쇠도하고 있고 우수 블로거 명단에도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블로그 이름인 ‘낭만타로술사’는 타로리더와 영화 ‘연애술사’의 제목을 합쳐서 만든 말이다. 타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다른 블로거들은 잠깐 하다가 접거나 상업적인 글을 많이 쓰지만 그는 올곧게 타로를 좋아하고, 그래서 배우고 나누는 순수 블로거다. 군에 입대한 뒤에는 더 열정적으로 타로를 공부했던 터라 전역하자마자 블로그를 열수 있었다.
“티스토리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 성인용 타로카드를 블로그에 소개했었는데, 난 이런 타로카드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순수한 의도였다. 그것이 선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결국 신고를 당하고 말았다. 정말 큰 교훈이 되었던 사건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페인이란 말을 실감할 만큼 빠져들었다가 이제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블로깅을 하고 있다. 타로카드 구입방법부터 추천하는 타로카드, 공부법, 종류, 개인적인 상담 등 그의 블로그에 매일 쏟아지는 질문을 보며 좀더 정확하고 재미있는 포스팅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할 실력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누려는 뜻에서 상담을 하던 것이 어느덧 200명을 훌쩍 넘었다. 플래시를 이용해서 일주일에 1~2회 신청을 받아서 e-메일로 답변을 해주거나 MSN을 이용해 즉석 타로점을 봐주고, 짬짬이 친구들의 연애운과 학업 운까지 봐주느라 블로그 밖에서도 늘 바쁘다.
“앞으로도 블로그는 열심히 할 생각이다. 물론 분야는 타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타로카드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재밌다. 최근에 내 블로그를 본 출판관계자가 타로 책을 내자는 제의를 해왔다. 저자가 되는 것은 미처 엿보지 못한 인생이었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린다. 이런 행복한 기분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