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다 폈다 접었다 폈다’ 스마트폰의 미래, 폴더블폰
2019-11-19 이철호 기자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등장 예정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경쟁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폴더블폰이라 할 수 있다. 그 징조는 지난 1월에 개최된 CES 2018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전시회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 ZTE는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액손 M’(Axon M)을 선보였다.이 스마트폰 자체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경첩으로 연결한 형태여서 실사용성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반기 들어 폴더블폰의 모습이 공개되기 시작한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진짜 폴더블폰을 구매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삼성, 화웨이 등 글로벌 제조사 대거 참여
폴더블폰 개발의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F’로 알려진 폴더블폰 공개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분야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태블릿PC와 일반적인 스마트폰으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폴더블폰과 관련된 수많은 콘셉 이미지와 유출 사진도 퍼졌다.의외의 곳에서 등장한 첫 폴더블폰
그러나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 실물을 공개한 업체는 삼성도, 화웨이도 아니었다. 중국의 로욜(Royole)이라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업체였다. 로욜은 10월 3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했다.삼성 폴더블폰, 첫 모습 공개
이후 삼성전자는 11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삼성 폴더블폰의 폼팩터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신기술,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가 적용된 이 스마트폰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화면을 접었다 펴면 무엇이 좋을까?
그렇다면 폴더블폰은 왜 스마트폰의 새로운 대세로 지목되는 걸까?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래 스마트폰 화면은 점점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세대 아이폰의 화면 크기는 3.5인치였지만, 가장 최근에 등장한 아이폰 XS Max는 6.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화면 크기가 커지면서 스마트폰은 휴대성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만 했다.그러나 폴더블폰은 화면을 펼쳐서 7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큰 화면을 통해 스마트폰을 태블릿PC나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반대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6.5인치짜리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어서 호주머니에 넣기 쉽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폴더블폰 개발에 몰두하는 현실적인 이유
폴더블폰 개발 열풍의 이면에는 씁쓸한 이면도 있다. 더 이상 기존의 스마트폰으로는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성능과 기능은 나날이 발전하지만 소비자의 눈에 보일만한 ‘혁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그 결과는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하락했다 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의 기능과 디자인이 정점에 달함에 따라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이었다.폴더블폰은 이렇게 흐릿한 시장 상황에 반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화면을 접고 펼 수 있다면 다양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 여기에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폴더블폰 경쟁, 무엇이 중요할까?
각종 루머와 제조사들의 발표를 감안해 보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폴더블폰을 매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의 기대도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폴더블폰의 힘으로 내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올해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치열해질 폴더블폰 경쟁에선 어떤 점이 중요하게 작용할까?먼저 디스플레이 부품을 누가 원활하게 확보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접는 화면의 전 단계인 휘는 액정, 플렉시블 OLED(Flexible OLED)는 현재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BOE 등이 생산하고 있다. 이 생산기술을 응용하면 휘는 화면도 금방 만들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폴더블폰 경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