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본전을 뽑을 수 있는 대전 격투 게임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

2020-01-31     임병선 기자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닌텐도 스위치는 기본 컨트롤러의 특성상 대전 격투 게임을 조작하기에 상당히 불편하다. 왼쪽 조이컨의 입력키는 아날로그 스틱 또는 방향키가 아닌 별도로 독립된 4 개의 버튼이다. 앞서 출시된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 2’의 경우, 조이컨 조작에 상당히 익숙해지지 않으면 기술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닌텐도 스위치에서 이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대전 격투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대난투’ 시리즈 최신작인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일본명: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스페셜)이다. 일본에서는 대난투라고 불리고 있지만, 대난투라는 명칭을 영어로 대처할 만한 것이 없어 슈퍼가 됐다. 3DS로도 출시됐던 전작의 경우, 국내에는 대난투라는 명칭으로 발매됐지만, 이번 작품은 해외명을 사용했다.제목이 하도 길어 일본에서는 ‘스마브라’, 서양에서는 ‘스매시’ 또는 ‘SSB’로 불린다. 리뷰에서는 편의상 시리즈 언급은 대난투, 이번 작품의 경우는 ‘SSB 얼티밋’으로 줄여서 표기하도록 하겠다. 

캐주얼? 하드코어?

대난투 시리즈는 닌텐도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싸우는 크로스오버 파티 게임으로 시작했다. 대전 격투 게임은 ‘스트리트 파이터’처럼 많은 버튼과 버튼 조합, 복잡한 커맨드 입력이 기본이다. 하지만, 대난투 시리즈는 단 3개의 버튼과 방향키 방향+버튼 조합으로 기술이 간단하게 나가는 방식을 채용해 대전 격투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했다.시작은 파티 게임이다 보니 간단해 보이지만,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여타 대전 격투 게임보다 더 심오한 심리전과 시스템 이해가 필요하다. 그야말로 입문은 쉽지만, 마스터는 어려운 게임의 표본이다.
그냥 단순한 대전 격투 게임이었다면 접대용으로 끝났을 게임이었지만, 이러한 부분 덕분에 미국의 가장 큰 격투 게임 대회인 ‘EVO’에서는 매년 가장 많은 사람이 참전하는 종목 1, 2위를 다툰다.신작인 SSB 얼티밋이 시리즈로 따지면 5번째 작품이지만, 과거 게임큐브로 출시된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DX’가 가장 큰 인기를 유지 중이며 아직도 대회에서 현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EVO 2018에서는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DX와 당시 최신작인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for WiiU’가 함께 대회 종목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단순한 캐릭터 게임이 아니다

대난투 시리즈의 전신은 대전 격투 게임이었다. ‘별의 커비’ 제작에 참여했던 사쿠라이 마사히로는 체력이 ‘0’이 되면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 밖으로 날아가 버리면 패배하고 대미지가 누적될수록 날아가는 거리가 늘어나는 콘셉트의 대전 격투 게임을 기획하고 있었다.사쿠라이 마사히로는 이 아이디어로 게임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흥행을 위해 오리지널 캐릭터 보다 인기 있는 IP의 캐릭터를 적용하기로 결정한다. 닌텐도의 캐릭터를 빌리기로 하고 닌텐도와의 협상 끝에 대난투라는 게임이 탄생하게 된다.
SSB 얼티밋은 닌텐도에서 홍보하듯이 역대 최대 볼륨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신작을 완전 새롭게 만들기보다 볼륨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잡아 시리즈 최다 파이터가 참전한다.처음 시작할 때 등장하는 기본 파이터는 첫 작품에 등장했던 8명에 불과하지만, 숨겨진 캐릭터를 계속 풀어나가면 총 74명에 달하는 파이터를 조작할 수 있다. 여기에 DLC 추가 파이터까지 포함하면 80명이며, 새롭게 추가된 파이터만 해도 17명에 달한다.
 

대전 격투 게임으로의 완성도

대난투는 간단한 조작임에도 불구하고 ‘대미지 누적’과 ‘화면 아웃’이라는 요소로 여타 대전 격투 게임과 차별화하는데 성공한다. 여기에 다양한 형태의 맵을 이용하고 낙사로 인한 화면 아웃 등의 심리 요소가 적용되면서 운이 아닌 실력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는 대전 격투 게임이 됐다.기본 조작은 이동과 일반 공격, 특수 공격, 점프, 방어 정도가 전부이며, 방향키와 버튼, 버튼 과 버튼 조합에 따라 캐릭터마다 나가는 기술이 다르다. 조작하는 캐릭터가 많고 가지고 있는 기술에 따라 공격을 성공하기 쉽거나 콤보를 넣기 편한 캐릭터도 있어 밸런스 부분에 서 만큼은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번 작품의 경우, 게임 템포를 좀 더 빠르게 하고 1대1 모드에서 대미지를 20% 증가시키는 등 보다 대전 격투 게임으로의 모습을 강화했다. 이는 빠르게 진행되는 e스포츠를 고려한 조정으로, 보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래도 다인 대전 모드에서는 전작과 똑같은 대미지를 주기 때문에 접대용 파티 게임으로의 역할도 충분하다.대난투에서는 일반적으로 화면 아웃을 시키느냐 당하느냐로 승패가 갈린다. 플레이어의 수에 따라 1대1, 팀전, 토너먼트, 배틀 로얄 등 다양하게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게임 모드를 ‘스톡 전’으로 하면 가지고 있는 목숨을 먼저 모두 소비하는 쪽이 패배하고 ‘타임전’으로 하면 제한 시간 내에 얼마나 화면 아웃을 시키거나(+1) 당하거나(-1)로 포인트가 계산돼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은 사람이 승리한다.다른 방식의 조건으로도 즐길 수 있다. 바로 일반 대전 격투 게임처럼 체력이 0이 되면 패배하는 ‘체력전’이 존재한다. 체력전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스톡전과 타임전으로 구분해 플레이할 수 있다. 여기에 아이템 사용 여부 등까지 포함해 대전 모드를 설정해 보다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다. 기본으로 세팅된 룰이 있는데 e스포츠 대회는 이를 이용해 진행한다.
 

혼자서 즐기기도 충분

최근 출시되는 대전 격투 게임은 멀티플레이에 집중한 나머지 싱글플레이 볼륨이 빈약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SSB 얼티밋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를 넣어 지루하지 않다.SSB 얼티밋에는 스피릿과 잃어버린 동료들을 구출하는 스토리 모드인 ‘어드벤처’가 있다. 등불의 별이라는 제목의 어드벤처는 ‘키라’라는 악당을 물리치기 위한 스토리로, 플레이어는 이를 막아야 하는 모험을 떠난다.
어드벤처를 플레이할 수 있는 파이터는 별개로 구분되며, 어드벤처 모드 안에서 키라에게 붙잡힌 파이터를 구출해야 플레이할 수 있다. 어드벤처 모드에서는 ‘어택커’와 ‘서포터’로 구분되는 ‘스피릿’ 캐릭터도 등장하는데 이들도 구출해야 사용이 가능하다.어택커는 파이터의 능력치를 올려주며 공격, 방어, 던지기, 무 등 4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속성마다 상성이 달라 상대하는 적에 따라 다른 어택커를 장착해야 한다. 어택커는 레벨이 존재하는데 레벨을 올리면 능력치가 상승하며, 특정 어택커의 경우 최대 레벨인 99까지 도달하면 초월화로 더욱 강력해진다.
서포터는 특수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어택커마다 슬롯이 1~3개 존재하는 데 슬롯 개수만큼 서포터를 장착할 수 있다. 서포터에 따라 차지하는 슬롯 개수가 다르고 상대와 맵의 특성에 따라 필요한 특수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세팅해야 한다.월드맵이 광대하고 각 지역마다 숨겨진 미션도 많아 올 클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난이도도 상당히 높아 게임 중 얻는 스피릿 캐릭터의 능력을 100% 활용해야 게임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어드벤처 모드를 모두 클리어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파이터를 사용할 수 있어 캐릭터를 모으기 위해 이쪽을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알파이자 오메가, 온라인 배틀

대난투의 묘미는 당연히 대인 배틀이다. 하지만 로컬 배틀로는 싸울 수 있는 상대나 시간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한정되는 요소가 많은 만큼 당연히 온라인 배틀이 메인이 될 것이다.시리즈가 오래된 만큼 전 세계에 걸쳐 많은 유저가 있으며, 실력 또한 천차만별이다. 특히 메인으로 플레이하는 파이터가 제각각이라 플레이할수록 색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본인의 실력이 걱정이라면 굳이 배틀에 참전하지 않고 관전을 통해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관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온라인 배틀로 실력을 쌓는 것도 좋지만, 아직 햇병아리 실력이라면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연구하고 AI와의 배틀을 통해 기본을 쌓은 후 도전하는 것이 멘탈 관리에 좋을 수 있다. 또한, SSB 얼티밋도 온라인 플레이를 하려면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므로 추가 비용이 필요하니 참고하자.SSB 얼티밋은 기존 시리즈 팬과 신규 입문자 모두 만족할만한 작품이다. 여전히 ‘이지 투 런 하드 투 마스터’의 개념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시리즈 최대 볼륨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다. 대전 격투 게임을 좋아하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고 ‘마리오’나 ‘소닉’, ‘피카 츄’, ‘록맨’, ‘류’ 등 익숙한 캐릭터들로 거부감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