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쿼드코어 절반 값이다 - AMD 애슬론 II X4 620
2010-10-16 PC사랑
애슬론 II X4는 일찍이 만나볼 수 없던 저렴한 쿼드코어라는 점에서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9월 초에 출시되어 벌써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다. 중급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살 수 있는 돈으로 성능이 더 좋은 쿼드코어를 구입할 수 있으니 반가워하지 않을 소비자가 없다.
쿼드코어, 반드시 비쌀 필요는 없다
애슬론 II X4 620의 공식가격은 99달러다. 물론 이는 PC 제조업체에 대량으로 공급할 때의 가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14만 원 정도에 구할 수 있다. 99달러라는 상징성은 없어졌지만 이는 쿼드코어 프로세서 역사상 가장 저렴한 값이다. 인텔의 코어 2 듀오 가운데 가장 값이 저렴한 E7500의 값이 이와 비슷하다. AMD가 애슬론 X4 620을 내놓으면서 경쟁제품으로 지목한 쿼드코어 CPU 코어 2 쿼드 Q8200은 19만 원이 넘는다. 애슬론 II X4 620보다 5만 원이나 비싸다.
클록은 애슬론 II X4 620이 0.27MHz 높고, 2차 캐시는 코어 2 쿼드 Q8200이 2MB 더 많다. 한편 윈도 7의 출시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상화 기술은 경쟁 제품이 갖지 못한 애슬론 II X4 620의 장점이다.
10만 원대 중반의 주요 프로세서
PC마크 밴티지 테스트 결과
애슬론 II X4 620은 값이 저렴할 뿐 아니라 경쟁 제품에는 빠져있는 가상화 기술 AMD-V까지 지원한다. 윈도 7에 포함된 가상 XP 모드를 쓰기 위해서는 가상화 기술이 필수적이다.
페넘 II에 기반을 둔 CPU는 기본 구조가 모두 동일하다. 캐시 용량과 코어 활성화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뉠 뿐이다. 3차 캐시가 4MB인 페넘 II X4 810도 있었지만 AMD의 페넘 II 목록에서 슬그머니 빠진 상태다.
이들 CPU는 페넘 II X4 900 시리즈와 구조가 같다. 페넘 II X3 700과 페넘 II X2 500은 X4 900에서 2개 또는 3개 코어만 작동하도록 제한을 가한 것이고, 애슬론 II X4 600은 3차 캐시의 작동을 막아 만든다.
페넘 II X4 900을 만들다 CPU의 일부분이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페넘 II X3/X2, 애슬론 II X4가 되는 것이다. 또 원하는 만큼 클록이 나오지 않을 때 일부 회로를 차단해 트리플이나 듀얼코어로 만들어 내놓기도 한다. 클록을 낮추면 코어 4개를 모두 살릴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쿼드코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어, 차라리 성능 좋은 듀얼코어로 파는 것이 좋다.
페넘 II X3와 X2 또는 애슬론 II X4 중 일부 제품은 메인보드에 따라 바이오스 세팅을 잘하면 숨겨진 코어와 캐시가 활성화되기도 한다.
애슬론 II X4 630과 620의 코드명은 프로푸스다. 최근 AMD가 내놓은 다른 CPU와 마찬가지로 이 역시 별의 이름인데, 프로푸스는 쌍둥이자리의 7번째 별을 가리킨다.
애슬론 II X4 620의 제원을 CPU-Z로 확인했다. 3차 캐시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페넘 II X4와 같다.
코어 2 쿼드 Q8300보다 속도에서 한 수 위
과거 옵테론이 프레스콧 계열의 제온에게 결투를 신청했을 때부터 눈치챘지만 AMD는 역시 까다로운 상대에게 결코 먼저 결투를 신청하지 않는다. 애슬론 II X4 620이 코어 2 쿼드 Q8200보다 빠를 것이란 예상을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서 코어 2 쿼드 Q8300과 비교했다. Q8200이나 Q8300이나 오십보백보지만 엄연히 상위 모델이고, 값도 1만 원 정도 비싸다.
또 3차 캐시 6MB를 온전히 갖춘 페넘 II X4 905e, 코어는 2개인 대신 3차 캐시가 6MB나 되어 값이 애슬론 II X4 620과 비슷한 페넘 II X2 550도 함께 비교했다.
쿼드코어 얹은 저가 고성능 PC 봇물
AMD는 애슬론 II X4 620을 내놓으면서 역대 가장 강력한 미드필더 라인의 구축을 완성하게 되었다. 벌써 소규모 PC 조립업체는 이 CPU를 얹은 보급형 쿼드코어 PC를 만들어 내놓고 있다. 동일한 성능의 인텔 시스템보다 10만 원 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오랜만에 ‘애슬론’이 강력한 모습과 높은 가격경쟁력으로 되찾아 돌아왔으니 2000년대 초반 이 이름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오래된 PC 마니아들도 반갑게 맞아줄 것으로 보인다.
PC마크 밴티지 & 산드라 2009
첫 번째 그래프는 PC마크 밴티지의 테스트 결과다. CPU뿐 아니라 시스템 전반에 걸쳐 성능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전체 테스트를 한 번 돌리는 데만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테스트 결과 두 CPU의 성능 차이는 크지는 않지만 미세하게 애슬론 II X4 620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항목에서는 코어 2 쿼드 Q8200의 점수가 더 높게 나왔지만 전체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 프로세서의 기본 연산 능력을 알아보기에 적합한 산드라 2009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멀티미디어 연산 능력과 메모리 대역폭 등을 측정했더니 크게는 200%, 적게는 1% 애슬론 II X4 620이 앞선다. 물론 산드라 2009의 테스트 결과 역시 항목에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어떤 테스트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두 CPU의 가격 차이를 따진다면 어떤 CPU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페넘 II X4 905e, X2 550과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게임 & 멀티미디어
AMD의 새 주력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게임과 동영상 인코더에서는 어떤 성능을 보여주는지 알아봤다. 게임은 최근 출시된 레지던트 이블 5를 골랐고, 동영상은 다음 팟인코더를 써서 변환했다. 레지던트 이블 5는 엑스박스 360용으로 만든 게임을 PC판으로 이식한 것인데, 비교적 높은 제원을 요구한다. 이 게임에서 애슬론 II X4 620은 평균 98.2fps를, 코어 2 쿼드 Q8200은 88.7fps를 기록했다. AMD의 새 쿼드코어가 약 10% 정도 앞서는 셈.
다음 팟인코더의 결과는 테스트에 쓴 동영상의 코덱과 변환 옵션에 따라 조금씩 결과가 다르다. 압축률과 화질이 좋아 최근 많이 쓰이는 고해상도 영상에서는 애슬론 II X4 620이 앞섰지만 mov 파일을 avi로 변환할 때는 코어 2 쿼드 Q8300이 조금 빨랐다.
이 결과를 AMD에게 조금 냉정하게 적용해서 두 CPU의 성능이 대동소이하다는 결론을 내리더라도, 5만 원 이상의 가격 차이는 손 쓸 방법이 없다.
상황별 소비전력 비교
실제 소비전력은 코어 2 쿼드 Q8300과 페넘 II X4 905e가 거의 비슷하고, 애슬론 II X4 620과 페넘 II X2 550이 그보다 약간 높다. 물론 AMD 쿨앤콰이어트와 인텔 스피드스텝은 모두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테스트한 결과다.
소비전력에서는 미세하게 코어 2 듀오 Q8300이 앞선다. 보통 같은 일을 할 때 10와트 정도 전력 소모가 적다. 미세한 차이지만 전기요금에 민감하다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