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배터리 이용시간 테스트 - 정말 하루 종일 쓸 수 있을까?

2010-11-13     PC사랑
광고처럼 정말 오래갈지 어디 한번 써볼까?
이번 실험은 단순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보는 동안 수십 번은 봤을 광고 속에서 노트북을 9시간씩 쓴다는 그녀의 말에 혼잣말로 대꾸한다. “넌 도대체 노트북으로 뭘 하는데 9시간이나 버티니?”
하루 종일 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올 데이 롱(All Day Long)’ 노트북. 그런데 도대체 뭘 해야 그렇게 오래 쓰는 걸까? 온라인 레이싱 게임 1시간이면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말이다.

그래서 단순 무식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실험했다. 100% 충전시킨 뒤에 동영상, 웹 서핑, 게임 등 노트북으로 하는 일상적인 일들을 한 번씩 했다. 과연 배터리가 얼마나 남을까? 각 상황에 따라 최대 몇 시간을 버티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버틸 수 있는지 알아봤다.

part 1 힘세고 오래가는 노트북 3종
전력 소모가 적은 노트북에서 배터리 지속 시간이 길다고 뽐내는 제품 3개를 골랐다. 모두 최소 6시간 이상 버티고, ,366×768화소 화면을 갖춘 제품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해 성능은 같으면서 100만 원을 호가하는 노트북은 제외했다.

미니노트북의 원조 자부심
아수스 eeePC 1101HA




[1] 1101HA 배터리를 분리하니 무게가 1.02kg밖에 나가지 않는다.


[2] 배터리를 포함하면 1.36kg인 1101HA.


[3] 충전기를 작게 만들어 본체, 배터리까지 합쳐도 1.6kg에 불과하다.


입을 꼭 닫은 조개를 닮은 생김새가 인상적이다. 아톰 Z520(클록 1.33GHz, 2차 캐시 512KB)을 얹은 이 미니노트북은 LED 백라이트를 쓴 1,366×768화소의 16:9 와이드 화면을 달았다. 1,024×600화소의 미니노트북을 답답해하던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802.11n 규격의 무선랜을 지원해 802.11b/g만 지원하는 이전 세대 미니노트북보다 데이터도 빠르게 주고받는다. 6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써서 11시간까지 쓸 수 있다. 운영체제는 윈도 XP이며 배터리 포함 무게는 1.38kg이다. 충전기를 더하면 1.6kg이 나간다.

크기면 크기, 성능이면 성능!
MSI X-슬림 X340 슈퍼



[1] X340 슈퍼 본체 무게는 13.1인치 크기면서도 1.09kg 밖에 나가지 않는다.


[2] 8셀 배터리를 달고도 1.5kg에 불과한 X340 슈퍼.


[3] 본체, 배터리, 충전기를 모두 합하면 1.9kg정도 나간다.

MSI의 ‘X-슬림 X340 슈퍼’는 13.1인치 LCD를 달고도 무게는 1.5kg밖에 나가지 않는 초박형(울트라씬) 노트북이다. 얇은 곳은 6mm에 지나지 않지만 성능은 결코 얇지 않다.
인텔 코어 2 솔로 SU3500 CPU(클록 1.4GHz, 2차 캐시 3MB)를 얹고, 램 2GB, 하드디스크 320GB를 달았다. 인텔 GMA 4500MHD 내장 그래픽은 <카트라이더> 같은 캐주얼 온라인 게임도 매끄럽게 돌아간다.
무선 랜은 802.11b/g/n을 지원하며, 배터리는 8셀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쓴다. 얼핏 보면 가장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LCD가 전통적인 냉음극 형광 램프(CCFL) 방식이라서 요즘 쓰이기 시작한 LED 방식보다 전력 소모가 많다. 더불어 CPU도 아톰보다는 전기를 많이 쓰는 편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려고 4셀 배터리를 8셀로 늘린 제품이 X340 슈퍼다.

미니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바람
에이서 아스파이어 원 751h



[1] 배터리를 분리하면 1.04kg에 불과하다.


[2] 배터리와 함께 재보니 1.37kg이 나왔다.


[3] 노트북, 배터리, 충전기를 합한 무게는 1.7kg이다.

에이서가 한국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내놓은 미니노트북이다. 아수스나 MSI 노트북과 달리 비즈니스맨들에게 어울리는 과묵한 생김새를 갖췄다. 6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써서 이용시간을 늘렸지만 툭 튀어나온 배터리 탓에 거슬리는 모양새가 되었다. 대신 노트북 화면을 펼쳤을 때 지지대 구실을 한다.
노트북 화면은 11.6인치로 LED 백라이트를 썼고, 해상도는 1,366×768화소다. 인텔 아톰 Z520(1.33GHz) CPU는 아수스 eeePC 1101HA와 같다. 하드디스크 용량이나 내장 그래픽도 160GB, GMA500으로 같지만 램은 1101HA보다 1GB 많다.
랜 규격배터리를 제외한 노트북 본체 무게는 1.04kg으로, 6셀 배터리를 포함하면 1.37kg이다. 충전기까지 합하면 1.7kg. 아수스 1101HA와 주요 제원이 같지만 오른쪽 Shift 키가 더 넓어 된소리나 대문자 입력할 때 더 좋다.

part 2 실험 전 설정하기

실험을 위해 충전 중인 노트북들

전기 콘센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외딴 곳에 있다면 노트북으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몇 시간일까? 윈도 XP를 쓰는 아수스와 에이서는 휴대용/랩톱 모드로 했고, 윈도 비스타를 얹은 MSI는 절전 모드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화면 밝기는 모두 중간 값으로 낮췄다. 밖이라면 불편하겠지만 카페나 사무실에서는 약간 침침한 수준이다. 무선랜은 실험이 끝날 때까지 켜 놨다. 조금이라도 배터리를 오래 쓸 생각이면 끄는 편이 낫지만 메신저나 이메일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일이 많으니까 네트워크 접속을 끊을 수는 없다. 마우스는 쓰지 않았고 터치패드만 써서 소비 전력을 최소화했다. 전원 설정에서 모니터 꺼짐 등의 옵션은 해제했다. 노트북 볼륨은 각각 25%로 맞췄다.

실험은 1시간짜리 동영상 보기, 웹 서핑 2시간, 게임 대신 ‘3D마크 05’ 1시간 테스트, 인터넷 동영상 1시간 보기 순으로 진행했다. 웹 서핑은 클릭 매크로를 써서 포털사이트를 주기적으로 새로 고침했고, 인터넷 동영상 보기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 재생시켰다. 아수스 1101HA는 슈퍼 퍼포먼스, 하이 퍼포먼스, 파워 세이빙, 자동 모드 등으로 성능을 고를 수 있는데 여기서는 자동 모드로 설정했다.


1101HA는 실험 끝 무렵까지 오토 모드를 유지했다.


X340은 실험이 끝날 때까지 절전 모드였다.


에이서 751h를 비롯해 각 노트북들은 실험 내내 작동하도록 설정했다.

part 3 상황별 배터리 소모량 분석
pm. 7:15 실험 시작
1단계 지난주 못 본 드라마 보기

야근 때문에 좋아하는 드라마를 놓쳤대도 문제없다. 각 방송사의 다시 보기를 이용하면 언제라도 놓친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동영상은 640×480화소의 wmv 파일로 1시간 12분 분량이다.



아수스 1101HA의 배터리 관리창이다. 오후 7시 15분 동영상을 재생했고, 끝났을 때 약 12%를 소모했다. 남은 시간은 7시간 55분. 새벽 4시나 되어야 다 쓴다는 말이다.




MSI X340은 동영상 1편을 재생하면서 약 20%의 배터리를 소모했다. 앞으로 5시간 10분을 더 쓸 수 있다.



에이서 751h가 동영상 1편을 재생하면서 쓴 배터리는 1101HA보다는 많지만 X340보다 적었다. 이용 시간은 1101HA와 비슷하게 남았다.

pm. 8:30
2단계 인터넷 웹 서핑 하기

웹 서핑을 위해 태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닌 미니노트북. 하지만 2시간 동안 인터넷을 썼더니 동영상 1시간 재생했을 때와 비슷한 소모량을 보였다. 아수스는 배터리가 62% 남았고 4시간 35분을 더 쓸 수 있다고 표시했다. 잠시 후 다시 확인하니 5시간 31분으로 1시간이 늘어나 있었다. X340은 52%를 소모하고 2시간 48분정도 분량이 남았다. 751h는 50%를 소비하고 2시간 54분 정도 더 쓸 수 있다고 나왔다.


2시간 동안 웹 서핑을 하면서 26%의 배터리를 소모한 1101HA.


X340은 배터리를 32% 정도 썼다. 2시간 48분을 더 쓸 수 있다.


751h도 32%의 배터리 소모량을 기록했다. 남은 시간도 X340과 비슷하다.

pm. 10:30
3단계 게임 1시간 플레이 하기
혼자서 노트북 3대로 동시에 게임을 할 수 없는 관계로 벤치마크 툴인 3D마크 05를 썼다. 3대 모두 절전 모드에서 벤치마크를 돌린 터라 점수 자체가 무의미하다.
1101HA는 벤치마크 툴을 1시간 돌린 후에도 4시간 20분 이상 쓸 수 있다고 표시했다. X340은 배터리 용량 25%로 떨어지면서 경고가 떴다. 751h는 32%, 2시간 21분을 쓸 수 있었다.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노트북을 쓰려면 일단 게임은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웹 서핑도 만만찮게 전력을 소모하지만, 게임이 가장 많은 전력을 썼다.


3D마크 05의 게임 테스트 3개와 CPU 테스트 1개를 15회 반복 실행했다.


1101HA의 테스트 후 전력량.


X340의 테스트 후 전력량.


751h의 테스트 후 전력량.

pm. 11:45
4단계 인터넷 동영상 감상하기

“아직 사람 있어요!” 밤이 깊으니 하나 둘 퇴근하고 홀로 남았다.
웹 서핑과 동영상 보기를 동시에 테스트하려고 다음팟 플레이어로 웹에 올라온 동영상을 돌렸다. 15분이 지나 확인한 결과, 1101HA 배터리는 44%로 4시간 정도 남았고, X340은 21%로 1시간 16분이 남았다. 751h도 X340과 비슷하게 25%로 1시간 53분 정도 더 쓸 수 있었다.


44%가 남은 아수스 1101HA.


21% 남은 MSI X340.


25% 남은 에이서 751h.

am. 00:30
5단계 3D마크 05로 배터리 소모량 늘리기

최종적으로 배터리 소모량을 최대한 늘리려고 3D마크 05를 다시 돌렸다. 이번 설정에서는 게임 테스트와 CPU 테스트 항목을 모두 체크해 27분간 테스트 했다.
그 결과, 오전 12시 52분 무렵, X340이 저전력 경고를 하면서 시스템 대기모드가 됐다. 에이서 751h는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약 10%, 43분 정도 쓸 배터리가 남았다. 오전 1시 10분이 되자 751h도 저전력 알림창이 떴다. 테스트를 마친 아수스 1101HA는 32%, 2시간 43분 정도 더 쓸 수 있었다.


테스트 6시간이 지난 뒤 배터리가 32% 남은 1101HA.


테스트 5시간 45분을 버틴 X340.


751h도 혹독한 테스트를 약 6시간 동안 버텼다.

am. 01:00
6단계 퇴근 좀 하자!

테스트 6시간째. 아직도 약 30%, 2시간 30여 분을 버틸 수 있다는 아수스 1101HA가 어디까지나 버티나 알아보자. 먼저 그간 자동 모드였던 것을 슈퍼 퍼포먼스 모드로 바꿨다. 그에 따라 3D마크 05 점수도 소폭 상승했다.
1시간에 걸쳐 동영상 재생, 인터넷 방송 보기, 3D마크 05 등을 연이어 실행했다. 새벽 2시가 조금 넘자 배터리가 9%, 20분을 쓸 수 있다며 저전압 경고를 띄웠다. 아, 드디어 퇴근할 수 있다.


오토 모드에서 슈퍼 퍼포먼스 모드로 전환.


벤치마크 점수는 조금 더 높아졌지만 의미 있는 점수는 아니다.


야호! 테스트 7시간여 만에 저전압 경고가 들어왔다. 하지만 새벽 2시…….

반나절은 너끈히, 한나절은 쓰기 나름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쓰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도 좋을 듯하다. 테스트로 확인한 결과, 1101HA나 X340, 751h 모두 3D 게임처럼 노트북 성능을 100% 끌어내는 일만 아니라면 최소 6시간은 충전기 없이도 쓸 수 있다. 쓰지 않는 기능, 예컨대 무선랜이나 블루투스 등을 꺼 놓는다면 더욱 오래 쓸 수도 있다.

특히 X340은 다른 두 노트북보다 큰 화면에 CCLF 백라이트라는 단점(?)을 가지고도 6시간을 버티는 선전을 했다. 물론 동영상 재생이나 3D마크 05 테스트 등에서 가장 월등한 성능을 보였다.

1101HA는 가장 긴 시간 동안 쓸 수 있다. 다만 고해상도 동영상은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다. 웹 서핑이나 간단한 문서 작업 등 높은 성능이 필요 없는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알맞다.

751h는 X340과 이용 시간이 비슷하다. 동영상 재생도 매끄럽게 했고 3D마크 05 테스트에서도 작은 차이지만 1101HA보다 앞섰다. 배터리 성능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세 제품 모두 소음은 크지 않았다. 벤치마크 툴을 돌릴 때도 소음이 거의 없는 만큼 조용한 곳에서 쓰기에 모두 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