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 소녀, 시공전기 레이포스 히로인 되다 - 정설희
“<PC사랑> 잘 알아요.” 으레 인사말이려니 하는 속마음을 읽었는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사실 저 게임 오타쿠에요. 아마 연기를 하지 않았으면 IT 분야에서 일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곤 해요. 3D 그래픽에 관심이 생겨서 마야도 배우고 집에 있는 PC도 매킨토시로 바꾸기까지 했는걸요. 그래서 IT 관련 잡지도 많이 사서 읽었죠. 참, 지난달 <PC사랑>에 실린 키티 관련 기사 재미있게 읽었어요.”
정설희는 SK텔레콤 TTL 광고로 데뷔했다. ‘TTL 소녀’ 임은경의 뒤를 이은 2대 TTL 소녀였다. 원래 정설희의 꿈은 가수였다. 어릴 때 살던 집이 4층이었는데, 매일 노래 부르고 춤추고 뛰어 다니는 게 일이었다고.
“그러다가 제가 하도 시끄럽게 뛰어다니니까 3층에 사는 아저씨가 혼내주려고 올라오셨어요. 그분이 바로 만화가 양영순 선생님이셨어요. 저를 보고 CF 모델로 주선해 주셨답니다. 마침 그분 사무실에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가 같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됐죠.”
스마트폰 최적화도 척척
하지만 그 뒤로 진학을 위해 한동안 방송 일을 쉬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연기를 억지로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진로를 두고 고민도 많았다. 그러는 동안 게임에 흥미가 생겨 디자인도 배우고, 자연스레 IT 기기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다고. 쓰는 휴대전화만 봐도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알 수 있었다.
“소니 에릭슨 스마트폰인데요, 시작 화면부터 바탕 화면 아이콘까지 전부 바꿨어요. 전 물건을 사면 저한테 맞춰서 조립하고 설정하고 꾸미는 일이 재미있어요. 요새 관심 갖는 것 미니노트북인데, 디자인이냐 성능이냐를 두고 며칠 째 고심 중이죠. 소니에서 나온 W1은 예쁘긴 한데 배터리가 오래 가지 않아서……. 얼마 전에는 디지털 카메라도 새로 장만했어요. 인물 사진 찍는 걸 좋아하거든요. 처음에는 캐논 익서스를 쓰다가 좀 더 잘 찍고 싶어서 니콘 D90을 장만했죠.” 이만하면 스스로를 IT 마니아라고 지칭해도 될 수준이다.
히로인은 연약하다는 고정관념을 바꾸다
<시공전기 레이포스>는 한빛소프트와 T3 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해 총 52부작으로 만드는 SF 특수촬영물 영상이다. 내년 3월 촬영을 시작해 내년 중순경 본방송이 공중파를 탈 예정이다. 예고편이 공개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기대된다는 반응을 얻었다. 그간 <지구용사 벡터맨> 이후로 이렇다 할 특촬물이 없었기 때문.
정설희가 맡은 히로인 캐릭터에도 관심이 쏠렸다. 흔히 변신 영웅이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히로인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악당들에게 붙잡혀 인질이 되거나 안전한 기지에서 명령을 내리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예고편에서 <시공전기 레이포스>의 히로인은 영웅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마법을 쓰는 캐릭터여서 눈길을 끌었다.
“예고편 나가고서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다른 특촬물하고 다르게 버프(공격강화 주문)를 걸어주는 캐릭터여서 그런 것 같아요. 판타지 게임에 익숙해서 그런지 극 중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낯설지는 않았어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기면서 사제 캐릭터를 키웠거든요(웃음). 앞으로 본편 촬영을 시작하면 더 열심히 해서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할거에요.”
게임이나 IT에 관심이 많으면 게임 방송 쪽으로 진출해도 되겠다고 하니 돌아오는 대답이 당찼다.
“기회가 닿는다면 3D 게임 개발에 참여해 보고 싶어요. 옆에서 보기만 하는 사람이기보다 직접 게임을 하는 사람이고 싶고요. 연기 외적인 꿈이 있다면 제가 직접 게임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만들어 보는 일이에요. 그 꿈도 언젠간 이룰 수 있겠죠?”
출생 1987년 12월 2일
키 160cm
체중 41kg
소속 밀크 앤 스위트
학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특기 노래
경력 CF TTL ‘자석’ ‘양떼’, MBC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 연극 <광수생각>, EBS 드라마 <파이오니아의 파멸>,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 SF 드라마 <시공전기 레이포스>
헤어 & 메이크업 오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