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A III 타고 6기가로 쏜다 - 씨게이트 바라쿠다 XT
씨게이트 바라쿠다 XT.
모델 ST32000641AS 인터페이스 SATA III(6Gbps) 버퍼 메모리 64MB
용량 2TB 디스크/헤드 4/8 회전 속도 7,200rpm
인터페이스 연결 단자는 지금의 SATA와 똑같다. 기판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초당 전송속도 최대 600MB
3세대 SATA 하드디스크는 최대 전송속도가 600MB/초에 이른다. 현재 쓰이는 SATA 2 규격이 300MB/초니까 두 배로 빨라진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그냥 전송속도가 아니라 ‘최대’라는 점이다. 이 말은 모든 조건이 갖춰졌을 때 1초에 600MB를 전송한다는 뜻이다. 조건이란 말에는 무척 많은 것이 포함된다. 물론 하드디스크가 1초에 600MB를 읽고 쓸 수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
데스크톱 하드디스크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제품은 최근 웨스턴디지털이 내놓은 캐비어 블랙 2TB다. 순차 읽기에서 최고 147MB/초를 기록한 바 있다. SATA 인터페이스가 상용화된 지 10년 만에 SATA 1세대 규격인 150MB/초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인터페이스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현재 하드디스크의 수준은 600MB/초는커녕 2세대의 300MB/초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바라쿠다 XT를 일컬어 종전 제품의 뼈대와 몸통에 새로운 질서를 담았다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바라쿠다 XT의 기계적인 특성은 바라쿠다 7200.12와 같다. 한 장에 500GB를 담는 플래터를 쓰고, 탐색시간이나 소음, 소비전력도 종전 제품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단지 머릿속에 스스로를 신세대라고 여기는 생각의 씨앗 하나가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그 씨앗은 SATA 컨트롤러와 통신을 할 때 서로 어떤 세대인지 확인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쉽게 말해 SATA 3세대라고 해서 특별하게 빠를 건 없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신세대 입맛에 맞는 신세대 취향의 컨트롤러라는 짝을 찾아줘야 하는 것이 번거로울 뿐이다. 물론 구세대 인터페이스 컨트롤러에 연결한다고 파업이나 태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지 않고 묵묵하게 제 일을 한다. SATA 2 포트에 연결하나 SATA 3 포트에 연결하나 속도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SATA 3Gbps = 300MB/초 ?
우리는 SATA 1세대는 초당 150MB, 지금 쓰이는 2세대는 초당 300MB, 그리고 이번에 등장 3세대는 초당 600MB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하드디스크나 컨트롤러 등 관련 제품의 정보나 설명서를 보면 1.5Gbps, 3Gbps, 6Gbps라는 표시를 찾아볼 수 있다. 1.5Gbps면 초당 1.5Gb(기가비트)를 전송한다는 말이다. 1.5Gb를 바이트(B)로 환산하면 187MB가 된다. 3Gbps나 6Gbps도 마찬가지다. 300MB, 600MB보다는 조금 더 여유폭이 있다. 이 여유폭은 실제 정보를 포장하는 정보를 위한 공간이다. 매 8비트마다 2비트의 데이터 해독 정보를 갖기 때문에 실제 데이터가 쓸 수 있는 대역폭은 1.5Gbps일 때 150MB/초가 되는 것이다.
이전 세대 바라쿠다보다 약 10% 빨라져
하드디스크 속도 측정 툴 몇 가지로 3세대 SATA 인터페이스를 채용한 바라쿠다 XT의 속도를 확인했다. 바라쿠다 XT를 SATA 6Gbps 인터페이스로 작동시키려면 이를 지원하는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최근 SATA 3 컨트롤러를 추가한 메인보드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어 관련 장치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SATA 3 컨트롤러를 갖춘 메인보드 칩셋이 나온 것은 아니고, 메인보드 제조사가 해당 컨트롤러 칩을 부착한 것이다. 신세대 하드디스크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메인보드 칩셋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테스트에는 아수스의 U3S6 인터페이스 카드를 이용했다. 아수스의 P55 계열 메인보드와 호환되는 카드인데, PCI 익스프레스 x4 슬롯을 이용하고 USB 3.0과 SATA 3를 각각 2개 포트씩 갖추었다.
속도 향상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테스트를 시작했지만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종전 바라쿠다 7200.12보다 10% 정도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물론 6Gbps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우리에게 안긴 헛된 기대에 견주면 새발에 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성능 향상이 있음’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어 여러모로 다행이다. 이만큼의 성능 향상이 SATA 3 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하는 말인데, 아래 PC마크 밴티지 테스트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어떤 컨트롤러에 연결하든지 바라쿠다 XT는 한결 같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인터페이스의 교체로 인한 성능 향상도 없는데 씨게이트가 지나치게 SATA 3을 서두른 것은 아닐까? 사실 씨게이트는 2009년 한 해 농사를 그리 잘 지었다고 할 수 없다. 버퍼 메모리 사건 때문이다. 이에 유연하고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해,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히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경쟁사가 먼저 내놓은 2TB 하드디스크에 온통 쏠려 있다. 남은 선택이 SATA 3밖에 없지 않았겠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SATA 3의 첫 번째 제품은 기대한 것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 SATA 2나 SATA, ATA 133 등이 처음 나왔을 때 이미 경험한 일이어서 이번에도 성능보다는 인터페이스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접근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HD 튠 프로 3.5의 읽기 속도 측정 결과
평균 전송 속도는 바라쿠다 XT가 이전 제품보다 초당 10MB 정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간 최고 속도를 뜻하는 버스트 속도가 초당 1,500MB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인터페이스 카드의 데이터 입출력 순간 최고가 측정된 듯하다.
바라쿠다 XT 2TB.
바라쿠다 7200.12 1TB.
크리스털 디스크마크 2.2의 속도 측정 결과
바라쿠다 XT의 순차 읽기 속도(좌)는 바라쿠다 7200.12 1TB(우)보다 초당 17MB, 순차 쓰기 속도는 초당 14MB 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라쿠다 XT 2TB.
바라쿠다 7200.12 1TB
PC마크 밴티지 HDD
※ 단위는 MB/초. 숫자가 클수록 성능이 좋다.
아수스 U3S6 인터페이스 카드
아수스는 이미 몇 개의 SATA 6Gbps 지원 메인보드를 선보였고, 앞으로 관련 제품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U3S6은 관련 기능이 없는 아수스의 P55 메인보드에 꽂아 쓰는 인터페이스 카드다. SATA 3 포트 2개에 더불어 함께 주목받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규격인 USB 3.0 포트 2개를 두었다. PCI 익스프레스 x4 슬롯부터 꽂을 수 있고, P7P55D 시리즈와 막스무스 III, 세이버투스 55i 등과 호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