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처럼 자동차 필수품 되나 - 증인보다 더 확실한 증거, 블랙박스
PART 01 블랙박스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교통사고는 아무리 교통법규를 잘 지켜 안전운전을 해도 부지불식간에 일어난다. 정황증거가 확실하지 않고 가해자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데다 목격자까지 없으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기도 한다. 블랙박스가 필요한 이유다.
본디 블랙박스는 비행기의 비행 기록 장치를 일컫는 말이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는 물론 비행기의 고도부터 속도, 조종사의 육성 등을 기록, 보관하는 것이 블랙박스다.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우선적으로 블랙박스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동차 블랙박스, 즉 자동차 주행 기록 장치도 같은 원리이다. 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목적지에 도착해 시동을 끌 때까지의 모든 상황을 영상과 음성으로 녹화, 보관한다. 만약 이동 중에 교통사고가 일어나도 사고 순간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얼굴 붉힐 일이 없다.
대낮 교차로라고 해도 신호 위반으로 사고가 잦다.
밤늦은 시간에 사고가 나면 목격자 찾기도 어렵다.
블랙박스의 종류
자동차 블랙박스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영상을 기록하는 카메라와 그 정보를 저장하는 본체로 나뉜다. 카메라 수에 따라 1채널, 2채널, 4채널로 구분한다.
1채널 블랙박스는 자동차 앞쪽만 비추는 카메라만 있다. 제일 흔하지만 전방 감시 카메라만 있어서 후방이나 측면 사고에는 취약한 게 흠. 값은 2채널, 4채널에 비하면 저렴하다.
2채널 제품군은 전방 감시 카메라와 별도로 후방, 혹은 실내 상황을 녹화할 수 있다. 카메라 2개가 모두 본체에 달린 모델이나 별도의 후방 카메라가 있는 것으로 나뉘므로 용도에 맞춰 구입하면 된다. 4채널 제품은 전후좌우 영상을 기록할 수 있게 카메라 4개가 달렸다. 잘잘못을 따질 때 다른 채널 제품들에 비해 유용하다. 하지만 값이 비싸고 덩치도 커서 다루기 어렵다.
블랙박스의 구성
자동차 블랙박스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영상을 기록하는 카메라와 그 정보를 저장하는 본체로 나뉜다. 카메라 수에 따라 1채널, 2채널, 4채널로 구분한다.
1채널 블랙박스는 자동차 앞쪽만 비추는 카메라만 있다. 제일 흔하지만 전방 감시 카메라만 있어서 후방이나 측면 사고에는 취약한 게 흠. 값은 2채널, 4채널에 비하면 저렴하다.
2채널 제품군은 전방 감시 카메라와 별도로 후방, 혹은 실내 상황을 녹화할 수 있다. 카메라 2개가 모두 본체에 달린 모델이나 별도의 후방 카메라가 있는 것으로 나뉘므로 용도에 맞춰 구입하면 된다. 4채널 제품은 전후좌우 영상을 기록할 수 있게 카메라 4개가 달렸다. 잘잘못을 따질 때 다른 채널 제품들에 비해 유용하다. 하지만 값이 비싸고 덩치도 커서 다루기 어렵다.
옵저버는 분리형 2채널 블랙박스다. 일체형은 실내용으로만 쓰지만, 옵저버는 후방 녹화용으로도 쓸 수 있다.
블랙박스 정면에는 전방 녹화를 위한 카메라가 달렸다.
본체 한쪽에 SDHC 메모리 단자가 있다.
기기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뒤쪽에는 기기 조작을 위한 단추가 있다.
전원 공급을 위한 단자와 외부 출력, 후방 카메라 연결을 위한 단자가 있다. 외부 출력 단자와 내비게이션을 연결하면 실시간으로 녹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카네트웍스 옵저버 제원
카메라 CMOS 이미지 센서
비디오 640×480화소
초당 프레임 24프레임(2채널)
오디오 내장형 마이크
GPS 내장형 GPS 모듈
중력 센서 지원
메모리 SDHC, 최대 16GB 지원
특징 긴급 녹화 버튼
전원 DC 5V(본체), DC 12V~24V(시거 잭)
중력 센서 이용해 사고 파악
자동차 블랙박스는 생각처럼 복잡한 기계는 아니다. 블랙박스는 영상을 전송하는 카메라와 자동차의 흔들림과 충격을 구분해 평상시와 사고를 구분하는 센서, 이 모든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CPU와 메모리로 나뉜다.
센서는 가속도 센서와 방향각 속도 센서로 나뉜다. 이것이 흔히 ‘G-센서’라고 부르는 중력 센서다. 중력 센서는 차의 진행 방향과 측면, 위아래를 각각 X, Y, Z축으로 나누고 가속도, 진동, 충격 등을 측정한다.
차가 멈춰있는 상태라면 세 축은 고정되어 있다. 주행을 시작하면 차의 흔들림에 따라 각각의 축들이 흔들리고, 그래프가 그려진다. CPU는 카메라로 들어오는 영상 등 메모리에 저장하면서 중력 센서의 흔들림이 평상시 주행인지 사고 상황인지 판단한다.
만약 사고가 났다면 CPU는 지금까지 메모리의 일반 폴더에 저장됐던 영상을 사고 전후 부분만 따로 특별 보관 폴더로 옮긴다. 이 특별 보관 폴더는 이용자가 삭제하지 않는 한 파일을 보관하도록 되어 있다. 이용자는 사고 났을 때 이 폴더에 기록된 사고 영상을 가지고 시비를 가리면 된다.
주차 중일 때 중력 센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하면 차의 흔들림이 기록된다.
만약 접촉사고가 일어나면 각 축의 그래프가 심하게 일그러진다.
PART 02 블랙박스 실전 구매 가이드
블랙박스 분야는 아직 시장 전체를 쥐고 흔드는 브랜드가 없다. 때문에 크고 작은 제조사들이 넘쳐난다.
값도 10만 원대 초반부터 10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블랙박스를 처음 구입하는 이들이 꼭 알아야 할 4개 항목을 살펴봤다.
주행용이냐 상시 감시용이냐
블랙박스의 주목적은 주행 중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차는 대부분의 시간을 주차장에서 보낸다. 그런데 의외로 사고가 잦은 곳이 바로 주차장이다. 주차 중에 일어나는 경미한 접촉사고야 흔한 일이고, 심하면 차를 망가뜨려놓고 뺑소니치기도 한다.
주차 중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항시 녹화를 지원하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있다. 상시 녹화를 위해서는 별도로 전원을 공급해야 하는데, 대부분 자동차 배터리에서 전원을 끌어다 쓴다. 이렇게 전원을 연결하면 자칫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 하지만 블랙박스 제조사들은 최소 사나흘에 한 번씩 운행하는 차라면 방전 위험이 없다고 말한다. 장시간 켜놓을 경우, 메모리가 부족해 앞서 녹화된 부분이 삭제되는 것도 문제다.
주차 공간이 안전하다면 추가 지출할 것 없이 주행용 블랙박스를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이면도로처럼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곳에 주차할 일이 잦다면 상시 녹화가 가능한 모델을 설치하는 편이 좋다. 상시 녹화용 제품을 설치하려면 자동차 배터리와 대시보드를 열어야 하므로 정비소에 의뢰하는 편이 안전하다.
상시 녹화 때는 자동차 배터리에서 직접 전원을 끌어다 쓴다.
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주행 중이든 24시간이든 영상 저장을 위해서는 별도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자동차 블랙박스는 SD 메모리 중에서 대용량 저장 공간을 지원하는 SDHC(Secure Digital High Capacity)를 쓴다. SD 메모리는 파일 형식이 FAT16인데 반해 SDHC는 FAT32를 지원하기 때문에 장시간 녹화에 어울린다.
차를 며칠씩 세워두는 일이 잦다면 16GB 용량을 지원하는 블랙박스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주행 영상만 녹화한다면 2GB나 4GB로도 충분하다. 단, 용량이 다 차면 제일 먼저 녹화된 부분부터 덮어쓴다는 점을 명심할 것.
저장 방법은 크게 주행 녹화, 충격 감지 녹화, 주차 중 녹화로 구분할 수 있다. 주행 녹화는 자동차에 전원이 들어오고, 정상적으로 블랙박스가 작동할 때 일어나는 전후방 영상과 음성, GPS 위치, 시간 정보 등이 기록된다.
충격 감지 녹화 기능은 중력 센서에 충격이 가해진 시점으로부터 15초에서 1분 사이의 영상을 따로 저장한다. 시간이 지나서 덮어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덮어쓰지 못하는 보관 파일이 늘어나면 주행 중 녹화에 쓸 공간이 모자랄 수 있으므로 자주 확인하고 지워야 한다.
중력 센서의 감도도 중요하다. 보통 블랙박스는 중력 센서 감도를 상중하로 설정할 수 있다. 이때 민감하게 해놓으면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사고로 인식하기도 한다. 덮어쓰지 못하는 폴더 용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반대로 약하게 해놓으면 주차 중이나 서행할 때 일어나는 사소한 접촉사고를 감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운전 습관이나 도로 상황을 고려해 센서 민감도를 설정해야 한다.
중력 센서를 어떤 식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파일 저장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4GB SDHC 메모리를 많이 찾는다.
꼼꼼히 따져야 할 카메라 제원
제 아무리 메모리 용량이 많고 중력 센서가 좋은 블랙박스라도 카메라가 나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현재 블랙박스는 CCD와 CMOS 두 가지 촬상소자(영상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부품)를 쓰는 제품으로 나뉜다.
CCD는 화질이 좋은 대신 전력 소모가 많은 것이 흠이고, CMOS는 화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전력소모가 적고 충격이나 진동에 강하다. CCD를 썼느냐 CMOS를 썼느냐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난다. CCD가 CMOS 비해 부품이 비싼 편이라 CCD를 쓴 블랙박스가 더 비싸다. 또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해서 24시간 이상 켜놓거나 하면 낡은 배터리일 경우 방전될 소지도 있다. 이에 비해 CMOS를 쓴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배터리도 적게 쓰는 편이다.
블랙박스의 용도를 생각하면 화질이 조금이라도 좋아야 사고 후 영상 판독에 유리하다. 예컨대 교차로에서 직진 신호를 보고 출발했는데, 신호를 무시하고 좌회전한 차와 충돌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피해자 차에 달린 블랙박스 영상에서 파란 신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초기 블랙박스는 화질 뭉개짐이 심해 실제로 이런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었다. 때문에 CMOS보다 CCD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추세는 CMOS를 쓰되 고해상도 화면을 지원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동영상 식별을 위해서는 최소한 640×480화소는 되어야 한다. 신제품들은 1,280×960화소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화소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이는 프레임 때문이다. 640×480화소의 화면은 초당 30프레임을 저장하는 제품들이 많다. 그러나 1,280×960화소를 지원하는 블랙박스의 초당 프레임은 5장에 불과하다.
부드러운 화면 재생을 위해서는 최소 초당 24프레임 정도라야 한다. 단, 채널 수에 반비례하는지 확인할 것. 예컨대 30프레임을 지원하는 2채널 블랙박스라면, 각각의 카메라가 초당 30프레임씩 저장하는지 15프레임씩 나눠서 저장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15프레임씩 나눠서 저장할 경우, 화면을 재생해 보면 약간 끊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렌즈 화각도 따져볼 부분. 일반적으로 1채널 블랙박스 렌즈 화각은 120도에서 140도 내외다. 조금이라도 넓은 화면을 위해서라면 화각이 넓어야 유리하다. 대신 화각이 넓어지면 왜곡도 심해진다. 180도에 가까울수록 어안렌즈로 본 세상처럼 둥그렇게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20도 내외라면 진행 방향 녹화용으로는 적당하다.
이밖에 카메라 자체 화소도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화소 수가 높을수록 해상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은 고해상도를 위해 화소 수가 큰 제품들을 선호한다. 실제로도 사고가 일어났을 때 프레임과 화소가 높고, 화질이 좋은 블랙박스일수록 유리하다. 최근 추세는 130만 화소 카메라가 주를 이룬다.
블랙박스의 구조
앞에서 벌어진 사고 차량 번호판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최소 640×480화소는 되어야 한다.
카메라 화각이 광각일수록 사물은 왜곡되고 거리도 멀어 보인다.
야간에 일어난 사고까지 판독하려면 고해상도 파일을 지원하면서 프레임 수도 높은 것이 좋다.
채널 수 만큼이나 다양한 부가 기능
1채널이냐 2채널이냐 놓고 고민한 시간만큼 부가 기능도 따져볼 일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진다면 영상 녹화에 중점을 둔 제품이 어울린다. 하지만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에 하이패스까지 달면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블랙박스들이 시나브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이패스와 블랙박스를 합친 제품, 내비게이션과 하이패스, DMB 시청까지 가능한 제품까지 있다. 다만 1채널 제품들에 비해 값이 비싸다는 단점을 가졌다.
초기 내비게이션을 봐도 DMB가 나오지 않는 제품들이 허다했다. 지금은 DMB는 물론이고 멀티플레이 기기로도 손색이 없는 상태다. 블랙박스도 머잖아 그렇게 진화할 것이다. 그전까지는 필수로 갖춰야 할 것들이 빠지지 않았나를 점검해야 한다. 예컨대 음성 녹음이 그렇다. 일반적인 블랙박스는 영상을 녹화하면서 음성도 함께 저장한다. 사고 후 상대방과 잘잘못을 따지거나 상대방이 욕설이나 협박할 때 증거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저가형일 경우, 이런 음성 저장 기능을 빼놓는 경우가 있으니 확인하고 사야 한다.
중력 센서와 GPS를 얹었는지도 중요하다. 중력 센서가 없다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충돌을 감지하지 못해 파일을 덮어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GPS를 지원하면 사고 당시의 속도나 위치를 더욱 정확하게 보여준다. 파일을 옮기지 않고 사고 장면을 확인할 수 있게 모니터를 달고 나온 블랙박스도 있다.
GPS 기능을 내장한 블랙박스라면 자동차의 위치와 당시 주행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동영상 포맷과 전용 뷰어 지원 문제
사고가 났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경찰서로 가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려 한다. 그런데 녹화된 영상이 전용 프로그램에서만 열린다면 꽤 성가시다. 때문에 블랙박스를 고를 때 어떤 파일 형식으로 영상을 저장하는지, 전용 프로그램에서만 열리지는 않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쓰기 편한 제품은 메모리 안에 전용 프로그램을 넣어 놓고,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다. 리더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다. 전용 프로그램을 쓰면 중력 센서 그래프를 보거나 GPS로 사고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포맷할 때 매번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블랙박스는 파일 포맷이 mp4다. avi를 쓰기도 하지만 많은 제조사가 음성과 영상을 빠르게 저장할 수 있는 mp4를 선호한다. mp4는 별다른 코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므로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처럼 일반 동영상 뷰어에서도 영상 확인이 가능하다.
메모리 리더만 있으면 즉시 볼 수 있는 블랙박스.
다음팟플레이어로 블랙박스 영상 파일을 재생했다. 이때 GPS 정보나 중력 센서와 관련한 정보를 보기 위해서는 전용 뷰어를 써야 한다.
운전자의 친구 내비게이션처럼 대중화 될까
블랙박스 시장은 초기 내비게이션 시장 성장과 같은 모양새다. 처음에는 중소기업끼리 아옹다옹하면서 시장을 키워놓고 대기업이 밥숟가락 얹는 형국까지 똑같다. 이는 블랙박스 시장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블랙박스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 미미하다. 버스를 제외하면 일부 택시회사에서 달고 있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북미에서는 전체 차량의 20%, 최근 출시된 차량의 90%가 블랙박스를 장착했다. 일본도 30만 대 이상이 블랙박스를 달고 있다.
그간 미지근했던 우리나라도 정부와 지자체에서 조례 개정을 준비 중이다. 개정된 조례에 따르면 택시, 버스, 화물차 등 영업용 차량은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개인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면 보험료를 깎아주자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이 초행길도 쉽게 찾아가게 해준 대신, 운전 중에 한눈을 팔게 하는 등의 문제점을 가졌듯 블랙박스도 해결할 일이 남았다. 대표적인 것이 사생활 침해다. 택시처럼 여러 사람이 타는 차량에 달린 블랙박스에 본인의 얼굴과 목소리가 담긴다면 기분이 어떨까? 어딘가 찜찜할 것이다. 또 개인차량이라고 해도 어디를 가고, 누구와 어떤 대화를 했는지 모두 기록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만 보완한다면 블랙박스는 매년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대폭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시범삼아 2개월간 개인택시에 블랙박스를 부착한 결과, 전년 대비 18% 정도 사고가 줄었다. 블랙박스를 단 뒤 운전자들이 급발진이나 과속, 급정지를 덜했기 때문이다.
사고 위험을 줄여주고 목격자의 역할까지 해주는 블랙박스. 다가오는 2010년에는 기지개를 펴고 새로운 사업 분야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보자.
블랙박스는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룸미러 옆에 붙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