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노래하는 여성 록밴드 기대하세요! - Story Seller 스토리셀러 드러머 하늘

2011-07-16     PC사랑
Profile
하늘(스토리셀러 드러머)
소속_ 락킨코리아
학교_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졸업
주요 경력_ 밴드 ‘샤스타 데이지’ ‘무’ ‘33한 밴드’ 세션 등

대중적인 록밴드로 변신한 스토리셀러
밴드 보컬이 여성인 경우는 있지만, 팀원 전체가 여성인 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스토리셀러는 그 흔치 않은 여성 밴드 중에서도 실력파로 인정받고 있다.

스토리셀러가 태어날 수 있었던 건 “뜻 맞는 여자들끼리 음악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이들은 ‘블러디 쿠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대중들이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록을 하기 위해 팀 이름과 분위기를 바꿨다. 드러머 하늘은 이 무렵 팀에 합류했다.
“블러디 쿠키는 보컬을 맡은 빈나 언니가 인터넷에 함께 밴드를 할 사람을 찾으면서 결성되었어요. 밴드를 하고 싶은데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던 차에 다른 언니들이 합세한 거죠. 저는 2년 전에 스토리셀러 멤버로 합류했어요. 블러디 쿠키가 스토리셀러가 된 계기는 록의 기본은 지키되 대중과 함께 융화될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취지에서였죠. 마니아와 대중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과정에서 제가 합류하게 된 거죠.”

블러디 쿠키 시절의 노래들은 강렬한 비트 속에서 어렵고 어두운 노랫말이 많았다. 반면 새 앨범은 밝고 경쾌한 리듬을 토대로 내용도 희망차다.




스토리셀러 멤버들. (왼쪽부터)노지(베이스), 빈나(리더겸 보컬), 하늘(드럼), 호박(베이스).

스토리셀러라는 이름은 우연히 지어졌다. 멤버들이 머리를 맞대고 팀 이름을 고민하던 무렵, 멤버 하나가 ‘텔러’를 ‘셀러’로 알아듣자,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되자는 뜻에서 지금의 이름이 탄생했다.

“록 밴드가 꼭 강한 음악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블러디 쿠키라는 팀 이름이 강하니까 사람들도 선입견을 갖더라고요. 그래서 대중적인 이름을 찾았죠. 스토리셀러는 어감도 좋고 스테디셀러처럼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꾸준히 멈추지 않는 밴드가 되자는 뜻도 함께 담았어요.”

스토리셀러의 미니앨범 타이틀곡인 ‘슈퍼걸’은 어린 시절 꿈꿨던 영웅처럼 세상 속 나쁜 것들에 맞서는 멋진 여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노래했다. 하늘은 뮤직비디오에서 유괴범, 청소년 성폭행범 등을 응징하는 슈퍼 히로인을 연기했다.

“이번 타이틀곡은 여성이 어릴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크면서 알게 되는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어릴 때 간직했던 정의감이나 순수함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하지만 뮤직비디오처럼 유괴범이나 성폭력범죄를 보면 우선 신고부터 해야죠. 정말 초능력이 있다면 맞서겠지만요(웃음).”



막연한 음악 열정으로 드럼 스틱을 잡다
여성 록밴드도 흔치 않지만 여성 드러머는 더 귀하다. 유명 혼성 록밴드를 봐도 보컬이나 기타를 맡는 경우는 있어도 드러머가 여성인 경우는 찾기 힘들다. 그런 드럼을 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음악의 기본이 드럼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스틱을 잡은 지는 올해로 9년쯤 됐어요. 처음 드럼을 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 기말고사를 마치고 남는 시간에 무얼 할까 고민하면서였어요. 그때도 음악에 대한 꿈은 가지고 있었어요. 다만 클래식 전공을 하려면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데 무턱대고 부모님께 조를 수도 없던 차였죠. ‘이러다 영영 음악 못하는 거 아닐까’ 하다가 현대음악으로 눈을 돌렸는데, 마침 주위에서 드럼이 음악의 기본이자 기초라는 말에 입문을 결심했죠. 그런데 그때 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를 꿈꿨다면 보컬이나 기타를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하지만 그땐 정말 드럼이 좋았어요.”

가끔 외신을 통해 유명 록밴드가 해체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가 있다. 장르 특성상 개성 강한 이들이 뭉치다보니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일들이다. 자존심 강한 여자들끼리 뭉친 스토리셀러는 어떨까.

“합주나 공연 때문에 일주일에 적게는 두어 번, 많게는 네댓 번 이상 만나요. 각자 성격이나 개성도 강하고 음악적 취향도 조금씩 달라요. 전 처음엔 좋은 언니들인 줄 알았는데, 성격 알았으면 다들 만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웃음). 서로 다르지만 시간을 함께하면서 좋고 싫음을 알게 되니 자연스레 충돌을 피하는 요령들이 생겼어요. 그래도 일상에서는 티격태격하죠.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싸우지 않아요. 멤버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의지하는 사이니까 함께 노력하거든요.”

인터뷰 중 하늘이 가방에서 맥북 프로를 꺼냈다. 최근 한창 작곡 연습 중인데 마음에 드는 작곡 프로그램을 완전히 익히기 위해 마련했단다. 스마트폰은 물론, 인터넷에도 별 관심이 없지만, 음악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투자하는 그였다.

“예전에는 큐베이스라는 윈도우 기반 작곡 프로그램을 썼어요. 그러다 주변에서 애플의 로직 스튜디오를 권해서 한참 연구 중이에요. 맥에서만 실행되는데다 집에서 쓰는 PC 제원이 낮아서 눈 딱 감고 이참에 한 번 제대로 배워보자 마음먹고 샀어요. 휴대전화도 망가지기 전까지는 바꾸지 않고요, 또 정보의 바다이긴 해도 쓸데없이 인터넷 속에서 헤매는 것도 싫지만 음악을 위해서는 투자해야죠. 앞으로 작곡가로서 더 잘하고 싶어요. 또 드러머로서도 누가 봐도 잘한다고 할 만큼 인정받는 위치에 오르도록 노력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