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전략 맞춤형 마우스
나는 마우스를 고를 때 두 가지를 먼저 본다. 먼저 좌우대칭형이어야 하고, 버튼은 4~5개라야 한다. 왼손잡이라서 인체공학 마우스는 누가 거저 준대도 싫다.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체력이 약해 인터넷을 할 때 앞뒤 가기 버튼이 없는 마우스를 쓰면 금세 지친다. 레이저가 요즘 내놓은 마우스는 버튼이 많이 마음에 들지만 대부분 오른손잡이용이라 쳐다보지도 않았다. 최근 나온 어비서스는 좌우대칭형이라 잠시 관심의 대상이었다가 클래식한 3버튼 방식이어서 손을 떠났다. 우레탄 코팅도 결격 사유였다.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손에 착 붙는 느낌도 좋지만 땀과 열이 많은 내 손아귀에 들어오면 몇 개월 버티지 못하고 코팅이 벗겨진다. 이렇게 베스트 마우스 후보에서 멀어진 어비서스가 다시 평가를 받겠다고 나타났다. 큰 변화는 아니고, 우레탄 코딩을 벗겨내고, 자동차의 표면처럼 고광택 소재로 매끄럽게 마감했다. 이름하여 ‘어비서스 미러 스페셜 에디션’이다.
고광택이라고 하면 먼지 쉽게 붙고 손자국이 잘 나서 CSI의 수사도구마냥 선명하게 찍히는 지문을 생각하기 쉬운데, 미러 스페셜 에디션은 한참을 쥐고 게임을 해도 광택이 남아있다. 깨끗하게 닦았을 때처럼 반짝이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손때에 강한 편이다.
기본기는 전과 동일하다. 바닥에 폴링 속도와 dpi 조절을 위한 스위치를 두어 게임 중 소프트웨어를 열 필요 없이 반응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자랑거리다. 폴링 속도는 125Hz와 1000Hz를 선택할 수 있다. 평소에는 125MHz로 쓰다가, 현란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을 즐길 때 1000MHz로 높이면 마우스 반응이 더뎌 무탈리스크가 뭉치지 않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dpi는 450, 1800, 3500으로 설정할 수 있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게임에서는 dpi가 높아야 좋고, 정밀한 움직임이 필요한 게임에서는 반대로 낮은 dpi가 좋다. 버튼은 좌우 클릭과 스크롤 버튼 3개뿐이다. 레이저의 다른 마우스와 달리 상당히 낮고, 클릭 버튼이 매우 큼직한 것도 특징이다.
레이저의 마우스는 대부분 FPS와 MMORPG 게이머의 손맛에 맞춰져 있다. 이와 달리 어비서스는 실시간 전략 게임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실시간 전략 게임 고수들은 마우스에서 손바닥을 뗀 채 손가락 끝으로만 컨트롤하기 때문에 버튼이 크고 가벼우면서 날렵한 마우스를 선호한다. 잘 알겠지만 실시간 전략이란 <스타크래프트 2> 같은 게임을 말한다.
100분의 1초마다 마우스 움직임을 보고해 아무리 손이 빠른 게이머라도 안심할 수 있다.
마우스 5만 9000원
어비서스 미러 스페셜 에디션
센서 3.5G 적외선 센서
dpi 450, 1800, 3500dpi
폴링 속도 125Hz, 1000Hz
형태 좌우대칭형
케이블 2미터 크기 150×63×40mm, 68g
결론은 스타 2 출시에 맞춰 내놓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비싼 것끼리 놀겠다는 소리.
폴링 속도와 dpi 조절 스위치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