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PC업체 AS센터의 하루
2011-08-06 paint138
지난 4일 용산으로 향했다. 용산 유통가와 업체의 휴가가 끝나가는 날이라서였을까. 아침부터 AS센터 접수창구가 유난히 분주했다. 그래픽카드를 비롯해 파워 서플라이, PC 메인보드 전문업체 (주)이엠텍아이엔씨(이하 이엠텍) AS센터의 이야기다.
◆ “오늘부터 야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엠텍 기술팀 김승훈(36)팀장은 AS센터가 가장 바쁠시기가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라고 소개했다. 여름휴가철이 집중되는 시기라서일까. AS처리량도 평소보다 30%가 많았다.
이엠텍은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휴가기간이었지만, AS를 담당하는 기술부와 기술팀 20명 전원은 타 부서보다 하루 먼저 출근을 했다. 그동안 밀린 업무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김 팀장은 “이번주는 업무량이 많아서 직원들이 죽었다고 생각해야 될 거라고 본다”며 “4일동안의 처리하지 못한 AS처리 건이 한꺼번에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평상시 AS업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하지만 이날부터 며칠동안은 밤 10시쯤 끝날 것이라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었다.
AS는 택배접수와 방문접수 건으로 나뉜다. 방문접수 건은 곧바로 처리되며, 택배접수 건은 수리 후에 오후 5시에 일괄적으로 택배배송을 하고 있었다.
김 팀장의 하루는 이엠텍 홈페이지의 고객 게시판에 오른 고객들의 상담내용에 답변을 다는 것부터 시작된다. 모든 문제점은 고객 피드백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주안점은 역시 제품에 대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김 팀장은 “AS처리 건이 많은 것은 좋은 점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설명한 뒤 “제품에 대한 AS 발생 건수를 줄이기 위한 개선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1건당 처리시간은 평균 10~20분 정도가 소요된다. 길게는 2시간까지 걸리기도 한다. PC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파워 서플라이 등 3분야로 나눠 진행되는데 주력상품인 그래픽카드의 AS처리 건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었다.
◆ “힘들 때에는 퇴근 후의 맥주 회식으로 친목 도모하죠”
그래픽카드는 올해 예년대비 AS처리 물량이 20%가 줄었다고 한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쿨러부분에 대한 제품의 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고장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고객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한다.
김 팀장은 “여름철에는 먼지로 인해 제품에서 쇼트(합선)가 발생되는 등 열로 인한 고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평소 6개월에 한 번 정도 내부 청소만 해줘도 고장이 나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한참을 웃었다. 힘든 일도 있지만 오랜만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먼저 아는 척을 하며 해 줄 때가 가장 기쁘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고객들 가운데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다. 제품 AS로 오시는 고객들이 좋아서 오는 분들은 없을 것”이라며 “최대한 웃으면서 응대한다”고 대답했다.
업무량이 많아질 때마다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이엠텍의 기술부와 기술팀 직원들은 퇴근 후에 함께하는 생맥주 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친목도 도모하고 있었다.
“고객들을 위해 더욱 잘 하려고 한다. 지금상태만이라도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상태 유지가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김 팀장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 “이엠텍 AS의 인기비결은 신속한 처리입니다”
PC 메인보드 AS업무를 담당하는 이엠텍 기술부 학가경(31)팀장은 이엠텍에선 수리부서가 상주해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AS를 처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메인보드는 평균 하루 100건 정도가 접수되는데 그 가운데 직접적인 불량은 약 50% 정도.
문제가 있는 제품은 리퍼제품으로 교환하며 고객이 원할 경우에는 곧바로 수리를 해서 전달한다.
학 팀장은 “타사의 경우에는 제품의 패턴이 끊어지면 AS담당 직원 5~6명 정도이기에 AS처리 기간이 좀 소요되는 편이지만, 이엠텍은 상주하는 AS담당하는 기술부원이 20명이 있어 신속하게 처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엠텍에서 PC 메인보드가 본격적인 주력사업으로 진행된 것은 약 3년 정도로, 메인보드 제조업체로는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이엠텍 PC 메인보드는 계속적인 성장으로 올해 지난해 대비 AS처리량이 20~30%가 줄었다고 한다.
특히 이엠텍 메인보드의 모기업격인 외국계 PC 메인보드 전문업체인 바이오스타에서 지원된 기술지원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점도 적지 않은 이유가 되는 듯했다.
학 팀장은 “고객들 가운데 가끔 음료수를 사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오는 분들도 있다”며 “그런 분들이 있어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한다. 일로만 생각하면 하기 어려운 게 AS업무”라고 대답했다.
/글=김진경 기자 paint138@ · 사진=설동호 팀장 liteworks@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