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알시스템의 고객 사랑법을 듣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초 단위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요즘은 10년이란 말이 무색해질 듯하다. 하지만 10년 동안 한결같이 한 길을 걸어온 업체가 있어 관심을 끈다. 2010년 8월,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는 PC 케이스, 파워 서플라이 전문업체 (주)쓰리알시스템(3R System)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0년 창립한 쓰리알시스템은 컴퓨터케이스 및 수랭식 냉각장치 제조 전문기업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 우크라이나, 일본, 러시아 등의 해외까지 수출을 하고 있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쓰리알시스템 고객지원실 김종현(28)팀장을 만나 고객지원실의 이야기를 통해 창립 10주년 원동력을 살펴봤다.
◆ 쓰리알, 10주년의 원동력? ‘1순위의 고객지원’
“저희는 초창기부터 고객지원이 1순위였습니다.”
대답은 간결했다. 고객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김종현 팀장의 말이다. 1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이유가 단 한마디로 설명되는 듯했다.
김 팀장은 “물론 무상지원을 하다보면 회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상당히 클 수 있지요. 하지만 사장님 생각에는 불량률을 더 낮춰 양질의 서비스가 더 가능하다고 말씀을 하시죠”라고 말했다.
모든 제품이 무상지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규정상 나사 등 간단한 자재는 1년 내에 무상으로 지원된다. 간단한 부품정도라고 설명을 하지만 부품이 5만원이 넘는 것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1차적으로 품질관리를 높여서 불량 자체를 낮추고 낮아진 불량률로 고객들을 위한 AS 서비스 혜택을 준다는 의미였다.
쓰리알시스템 고객지원실이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은 한국과 중국 등 이원화된 시스템의 회사 운영 방침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요한 AS는 생산이 이뤄지는 중국 심천의 중국 공장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간단한 수리 및 테스트 업무는 용산에 위치한 본사에서도 가능하다. 국내 오프라인과 온라인 AS업무는 김 팀장이 담당을 하고 있고, 해외 AS업무는 중국 공장에서 맡아 국내와 해외의 서비스 지원도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 타사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PC 케이스와 파워 서플라이 제품은 실질적인 상담이 주가 되기 때문에 제가 직접 안내부터 수리까지 맡아하고 있죠. 안내자보다는 상담자라고 보면 되실 겁니다.”
◆ 고객지원실의 하루를 엿보다
쓰리알시스템 고객지원실이 운영되는 시간은 용산에 적을 둔 타사 IT업체의 고객지원센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6시간동안 고객지원 업무가 진행된다. 특히 국내 고객지원 업무는 김 팀장과 또 다른 직원 한 명이 맡아 담당을 하고 있었다.
“고객지원실은 오프라인 소비자 상담이 가장 큰 수를 차지하죠. 여기에 부가적으로 본사 홈페이지 게시판의 온라인 상담이 30%라면 전화상담은 50%를 차지하고 있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전화상담은 하루 평균 50통 정도가 된다고 한다. 한 주 가운데서 제일 바쁠 날이 휴일 다음날인 월요일이었다.
김 팀장은 “월요일에는 상담전화가 평균 100건 정도 걸려 와요. 전화상담은 제품 상담이 주가 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이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이럴 때마다 설득보다는 소비자의 이야기에 경청한다고 한다.
“회사 규정 안에서 설명을 드리죠. 소비자들이 그 틀을 벗어날 때 가장 어려운 점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하는 김 팀장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초기불량 무상 교환이 구매일로부터 15일인데, 구매 한 달 만에 연락을 해서 택배비 왕복 전액 지원이 아니냐는 내용부터 다양했다.
아무래도 고객AS를 담당하는 점이 쉽지 않은 듯했다. 일을 하면서 보람이 있었던 적이 있었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유상 서비스 지원 건을 무상으로 받아 기분이 좋았다고 본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광대한 분량의 글을 써준 고객이 있었어요”라며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나름 일하는 보람을 느끼죠”라고 대답했다.
◆ 쓰리알시스템의 차별화된 승부
업무내용은 다르지만 쓰리알 시스템이 출시한 제품 가운데서 이색적인 제품을 물었다.
곧바로 나오는 대답. “PC케이스 업계 최초로 진행됐던 제품이 있죠”라고 운을 뗐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온도계 장착해 시판된 ‘네온’이란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김 팀장은 “그 당시만 해도 튜닝이 아닌 이상 PC케이스에 온도계가 들어가는 제품이 없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쓰리알시스템에서 잘 나가는 R460에스프레소 PC케이스죠. 이 제품은 섀시 폭이 180mm급인 저가제품인 반면 파워 서플라이를 하단 위치로 하고, 배기부분이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단에 팬을 장착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라고 대답했다.
2010년은 쓰리알시스템이 모토를 바꾸고 쿨링 전문업체로 거듭날 예정이다. 기존에는 느낌이 좋은, 또는 멋있다, 라는 의미를 담은 ‘스타일리쉬 컴퓨팅 익스페리언스’(Stylish Computing Experience)라는 모토에서 ‘쿨링 마스터’(Cooling Master)라는 이름으로 변경한다.
쿨링 제품을 좀 더 특화시키겠다는 쓰리알시스템의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약간은 심플한 디자인도 새롭게 변화될 것이라는 게 김 팀장의 귀띔이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올해에는 기존의 쓰리알적인 디자인을 버리고 기능을 중시한 디자인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쓰리알 제품이 기능에 비해 디자인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죠?”라고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었다.
기존의 의미를 버린다는 개념보다는 조금 더 대중적인 형태로 발전하겠다는 의미로 보여 진다.
“계속적으로 소비자들의 리드를 꾸준히 파악할 것입니다. 최대한 소비자를 생각하는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내는 게 쓰리알시스템의 목표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김 팀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김진경 기자 paint138@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