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대신하는 IT 서비스업 ①- PC방 청소 대행
2010-08-30 편집부
종종 ‘이유 없이 PC가 느려졌다’고 하소연하는 이용자가 있다. 제조사에 물어봐도 원인을 모르겠다며 답답해한다.
원인 불명의 성능 저하는 PC 내부에 쌓인 먼지가 원인일 때가 많다. 최종식 씨는 주변에서 이런 문제로 애를 먹는 이가 많다는 걸 알고 PC청소 대행업을 시작했다.
PC 전문 미화원 - 컴크린365 대표 최종식
먼지 하나 털었을 뿐인데…
오전 6시 30분. 최종식 씨가 일하는 신길동의 한 PC방으로 찾아갔다. PC방은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가 가장 한가한 시간이다. 이 시간에 청소를 끝내야 한다. PC는 100대가 넘었지만 일하는 사람은 최종식 씨와 아르바이트생 2명뿐이었다. 150대까지는 하루에 끝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이틀에 걸쳐 일한다. 오후 1시부터 8시는 서비스 요금을 할인해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청소할 PC방에 도착하면 도구를 챙기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 작업복은 편한 옷과 마스크뿐이다. 청소는 PC를 바닥으로 내린 것으로 시작된다. 뚜껑을 열고 눕힌 다음 커다란 집진기를 덮어씌운다. 투명 아크릴판을 이용해 만든 커다란 사각형 집진기에는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다. 에어브러시가 PC 내부의 먼지를 털어내면 집진기에 연결한 진공청소기가 이를 빨아들인다. 그가 PC 청소 노하우를 살려 직접 설계한 장치다.
“PC방 청소를 하다 보니 생긴 요령이죠. 집진기를 이용해서 주변으로 먼지가 새나가지 않아 뒤처리가 깔끔해요. PC부품은 소모품이라 오래 쓰면 달기 마련입니다. 특히 저가형 쿨러는 약한 바람에도 날개가 뚝 부러집니다. 내 손이 닿아 생긴 문제라 배상을 해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하우가 생겼어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쿨러를 손으로 잡고 수십대의 PC를 능숙하게 청소를 했다. 그의 손을 거친 PC는 오랜만에 목욕탕 다녀온 동네 개구쟁이처럼 해끔해졌다. 청소가 끝나면 PC를 켜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작업이 마무리된다.
청소 전 청소 후
결혼했다면 시작 못했을 일
최종식 씨는 웹디자이너 출신이다.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고 작업한 데이터를 저장하느라 그의 PC는 늘 혹사당했다. 고장도 잦았는데, 대부분 먼지가 원인이었다.
“주변 사람들 PC를 고쳐주다 보니까 PC에 문제가 생기면 으레 저를 찾더군요. 솔직히 웹디자인에 소질도 없는 것 같고, 사람들이 귀찮아하는 PC 청소를 대신하면 어떨까 해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창업은 어렵지 않았다. 사무실을 낼 필요도 없어 홈페이지를 만든 뒤 필요한 공구를 준비해 문을 열었다. 주변 사람 PC를 공짜로 청소해줄 때는 찾는 이도 많고 쉬워보였는데, 사업으로 생각하니 쉽지 않았다.
일을 시작한 2004년에는 PC 청소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PC방마다 돌아다니며 명함을 돌리며 이름을 알린 뒤에야 찾는 곳이 조금씩 늘어났다. 지금은 단골 관리만으로도 일이 벅차 발품 팔며 홍보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수입이 거의 없었어요. 아마 결혼했다면 일을 시작하지 못했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접었을 거예요. 지금은 집사람이 너무 일찍 퇴근한다고 투덜거릴 뿐, 경제적으로는 문제가 되진 않아요.”
수입은 어느 정도나 될까? 청소비용은 PC 수로 계산한다. PC방은 45대 이상일 때 대당 4000원이고, 사무실은 최소 40대를 기준으로 5000원을 받는다. 그 이하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18만 원을 받는다.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 청소는 별도로 요금을 받고 있다.
“PC가 적은 PC방이나 사무실의 의뢰도 받긴 합니다. 하지만 단가를 맞추려면 개수가 적을수록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대행업체를 부르느니 직접 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요.”
그가 청소하는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PC방 업주에게 물으니 “돈 아낀다고 혼자 해봤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어차피 6개월에 한 번인데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답한다.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셈이다.
고생 끝, 가맹점 확장 계획
PC 청소대행업을 7년 동안 하다 보니 PC를 열어보면 골병이 든 부품, 수명이 다 된 부품을 한눈에 가려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청소를 하다가 종종 PC 상태에 대해 상담을 하기도 한다. 청소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은 아니고, PC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해 열심히 살폈다.
“청소가 끝나고 그 자리에서 PC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해도 나중에 전화로 항의를 하는 고객이 있어요. 이때 아무것도 모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청소를 하다가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설명하려면 당연히 PC를 잘 알아야 해요.”
일할 곳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최종식 씨의 노하우는 쌓여갔지만 직원을 구하는 건 사업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일이 없고 돈벌이가 안 되어서, 지금은 일이 많아 힘들어서 오래하려는 사람이 없다. 다행히 지금은 교대 근무 인원을 확보해 서비스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다.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고 난 뒤 그의 꿈도 커졌다.
“현재 전국에 3곳의 지점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 가맹점을 늘리는 게 소원입니다. 청소대행업체는 많지만 우리처럼 PC만 전문으로 하는 곳은 손에 꼽혀요. 많이 힘들지만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요. PC 청소하면 컴크린365를 떠올리도록 더 열심히 해야죠. 이게 평생 직업이니까요.”
청소하기
*준비물
마스크, 진공청소기, 집진기, 컴프레서, 공기 호스 등
1단계: 책상에 있는 본체를 모두 밑으로 내린 뒤, 케이스 뚜껑을 열어서 내부가 보이도록 놓는다.
2단계: PC를 집진기 속에 넣어두고 진공청소기를 구멍 안으로 넣어 1차적으로 먼지를 제거한다. 에어브러시로 쿨러, 전원공급장치 안쪽, 케이스 전면, CPU 쿨러, 그래픽카드 쿨러의 먼지를 날린다. 내부 청소가 끝나면 전원공급장치 외부, 광학디스크 드라이브, USB 연결 포트 등의 먼지도 제거한다.
3단계: 습기를 제거하는 실리카겔을 넣고 케이스 뚜껑을 닫는다. 약품으로 케이스 외부까지 닦아내면 새 PC같이 말끔해진다. 책상 주변을 청소한 뒤, PC를 켜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면 끝이다.
PC사랑 황재선 기자 rw0730@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
원인 불명의 성능 저하는 PC 내부에 쌓인 먼지가 원인일 때가 많다. 최종식 씨는 주변에서 이런 문제로 애를 먹는 이가 많다는 걸 알고 PC청소 대행업을 시작했다.
PC 전문 미화원 - 컴크린365 대표 최종식
먼지 하나 털었을 뿐인데…
오전 6시 30분. 최종식 씨가 일하는 신길동의 한 PC방으로 찾아갔다. PC방은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가 가장 한가한 시간이다. 이 시간에 청소를 끝내야 한다. PC는 100대가 넘었지만 일하는 사람은 최종식 씨와 아르바이트생 2명뿐이었다. 150대까지는 하루에 끝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이틀에 걸쳐 일한다. 오후 1시부터 8시는 서비스 요금을 할인해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청소할 PC방에 도착하면 도구를 챙기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 작업복은 편한 옷과 마스크뿐이다. 청소는 PC를 바닥으로 내린 것으로 시작된다. 뚜껑을 열고 눕힌 다음 커다란 집진기를 덮어씌운다. 투명 아크릴판을 이용해 만든 커다란 사각형 집진기에는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다. 에어브러시가 PC 내부의 먼지를 털어내면 집진기에 연결한 진공청소기가 이를 빨아들인다. 그가 PC 청소 노하우를 살려 직접 설계한 장치다.
“PC방 청소를 하다 보니 생긴 요령이죠. 집진기를 이용해서 주변으로 먼지가 새나가지 않아 뒤처리가 깔끔해요. PC부품은 소모품이라 오래 쓰면 달기 마련입니다. 특히 저가형 쿨러는 약한 바람에도 날개가 뚝 부러집니다. 내 손이 닿아 생긴 문제라 배상을 해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하우가 생겼어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쿨러를 손으로 잡고 수십대의 PC를 능숙하게 청소를 했다. 그의 손을 거친 PC는 오랜만에 목욕탕 다녀온 동네 개구쟁이처럼 해끔해졌다. 청소가 끝나면 PC를 켜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작업이 마무리된다.
청소 전 청소 후
결혼했다면 시작 못했을 일
최종식 씨는 웹디자이너 출신이다.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고 작업한 데이터를 저장하느라 그의 PC는 늘 혹사당했다. 고장도 잦았는데, 대부분 먼지가 원인이었다.
“주변 사람들 PC를 고쳐주다 보니까 PC에 문제가 생기면 으레 저를 찾더군요. 솔직히 웹디자인에 소질도 없는 것 같고, 사람들이 귀찮아하는 PC 청소를 대신하면 어떨까 해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창업은 어렵지 않았다. 사무실을 낼 필요도 없어 홈페이지를 만든 뒤 필요한 공구를 준비해 문을 열었다. 주변 사람 PC를 공짜로 청소해줄 때는 찾는 이도 많고 쉬워보였는데, 사업으로 생각하니 쉽지 않았다.
일을 시작한 2004년에는 PC 청소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PC방마다 돌아다니며 명함을 돌리며 이름을 알린 뒤에야 찾는 곳이 조금씩 늘어났다. 지금은 단골 관리만으로도 일이 벅차 발품 팔며 홍보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수입이 거의 없었어요. 아마 결혼했다면 일을 시작하지 못했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접었을 거예요. 지금은 집사람이 너무 일찍 퇴근한다고 투덜거릴 뿐, 경제적으로는 문제가 되진 않아요.”
수입은 어느 정도나 될까? 청소비용은 PC 수로 계산한다. PC방은 45대 이상일 때 대당 4000원이고, 사무실은 최소 40대를 기준으로 5000원을 받는다. 그 이하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18만 원을 받는다.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 청소는 별도로 요금을 받고 있다.
“PC가 적은 PC방이나 사무실의 의뢰도 받긴 합니다. 하지만 단가를 맞추려면 개수가 적을수록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대행업체를 부르느니 직접 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요.”
그가 청소하는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PC방 업주에게 물으니 “돈 아낀다고 혼자 해봤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어차피 6개월에 한 번인데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답한다.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셈이다.
고생 끝, 가맹점 확장 계획
PC 청소대행업을 7년 동안 하다 보니 PC를 열어보면 골병이 든 부품, 수명이 다 된 부품을 한눈에 가려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청소를 하다가 종종 PC 상태에 대해 상담을 하기도 한다. 청소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은 아니고, PC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해 열심히 살폈다.
“청소가 끝나고 그 자리에서 PC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해도 나중에 전화로 항의를 하는 고객이 있어요. 이때 아무것도 모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청소를 하다가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설명하려면 당연히 PC를 잘 알아야 해요.”
일할 곳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최종식 씨의 노하우는 쌓여갔지만 직원을 구하는 건 사업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일이 없고 돈벌이가 안 되어서, 지금은 일이 많아 힘들어서 오래하려는 사람이 없다. 다행히 지금은 교대 근무 인원을 확보해 서비스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다.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고 난 뒤 그의 꿈도 커졌다.
“현재 전국에 3곳의 지점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 가맹점을 늘리는 게 소원입니다. 청소대행업체는 많지만 우리처럼 PC만 전문으로 하는 곳은 손에 꼽혀요. 많이 힘들지만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요. PC 청소하면 컴크린365를 떠올리도록 더 열심히 해야죠. 이게 평생 직업이니까요.”
청소하기
*준비물
마스크, 진공청소기, 집진기, 컴프레서, 공기 호스 등
1단계: 책상에 있는 본체를 모두 밑으로 내린 뒤, 케이스 뚜껑을 열어서 내부가 보이도록 놓는다.
2단계: PC를 집진기 속에 넣어두고 진공청소기를 구멍 안으로 넣어 1차적으로 먼지를 제거한다. 에어브러시로 쿨러, 전원공급장치 안쪽, 케이스 전면, CPU 쿨러, 그래픽카드 쿨러의 먼지를 날린다. 내부 청소가 끝나면 전원공급장치 외부, 광학디스크 드라이브, USB 연결 포트 등의 먼지도 제거한다.
3단계: 습기를 제거하는 실리카겔을 넣고 케이스 뚜껑을 닫는다. 약품으로 케이스 외부까지 닦아내면 새 PC같이 말끔해진다. 책상 주변을 청소한 뒤, PC를 켜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면 끝이다.
PC사랑 황재선 기자 rw0730@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