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피로 풀어주는 지압법

2011-09-16     편집부

하루 대부분 모니터만 보는 현대인의 눈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속담처럼 눈은 일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다. 눈은 긴장 상태, 즉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동공이 커지면서 더 많은 빛과 시각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안구에 자극이 심해져 충혈되거나 열이 발생해 통증을 느낀다. 심하면 시력 저하를 일으키기도 한다.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집중하면 자연스레 눈 깜박임 횟수는 줄어든다. 때문에 안구 보호와 냉각 역할을 하는 눈물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킨다. 눈을 계속 뜨고 있으면 각막 표면에 수분이 말라 외부 환경에 안구가 그대로 노출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안구건조증 같은 눈물 분비 장애를 일으켜 인공눈물을 써야 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독서, TV 시청이 눈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었다면 요즘은 모니터를 주범으로 꼽는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가세하면서 자는 시간 빼고 온종일 화면만 보고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스타크래프트 2> 같은 게임은 눈을 더 쉽게 피곤하게 한다. 모니터를 보며 생각까지 할 때 눈은 단순히 시각 정보만 받아들일 때보다 더 빨리 피로를 느끼기 때문이다. 게임하면서 집중하고 긴장하느라 눈의 피로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한의학에서는 눈이 쉽게 건조하고 충혈되는 사람을 수분에 해당하는 진액이 부족한 사람으로 본다. 성격이 조급하거나 짜증과 화를 잘 내는 사람일 경우는 더 심하다. 평소 초조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초조한 상태일 때는 교감신경 활성화, 과다한 정서적 긴장 등으로 체온이 오르고 눈, 코, 입 등의 진액이 마른다. 때문에 시력도 다른 사람보다 빨리 나빠지게 된다.

눈의 피로, 좋은 습관으로 덜어내자
평소 눈을 보호하려면 두 가지를 챙기면 된다. 첫째는 지압법이나 좋은 생활 습관처럼 눈의 피로를 줄이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눈이 나빠지는 배경을 파악하는 것이다.

눈이 나빠지는 배경은 지금까지 말한 것과 반대로 생활하면 된다. 즉,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 노력하고 과로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평소 잠을 충분히 자고 쉬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보는 대신 잠시라도 먼 곳을 보면서 눈의 피로를 덜어 주자. 바깥으로 나가 먼 경치를 보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사무실 반대편 벽이나 창밖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 식습관도 중요하다. 눈에 좋은 비타민A를 함유한 당근, 배추, 피망, 시금치, 토마토 같은 채소를 자주 먹으면 눈의 피로를 덜 수 있다. 비타민A는 가열하거나 볶으면 흡수가 더 잘되니 앞서 소개한 채소들을 한데 모아 볶아 먹어도 좋다.

평소 땀이나 소변으로 체액 배출이 많은 사람이라면 오미자차를 자주 마시자. 오미자는 신장에 좋은 한약재로서 눈 질환이나 시력 저하 예방에도 쓰인다. 오미자는 맛이 새콤해 음료로 마시기 좋고 시력 향상과 정력 강화 효과도 있다. 차처럼 우려내어 마셔도 해가 없으니 평소 오미자차를 즐겨 마시면 눈의 피로를 덜 수 있다. 쌍화차는 한약처방이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게 애용하는 음료다. 과로한 업무로 피로가 쌓였을 때 복용하면 원기회복에 좋다. 그러나 좀처럼 눈의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면 전문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이는 단순 피로 이상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을 밝게 하는 지압법        
하루 종일 시달린 눈의 피로를 풀려면 눈 주위 혈을 자극해야 한다. 좋은 혈은 눈물샘이 있는 정명, 관자놀이 주변의 동자료, 눈썹 위쪽의 양백혈 등이다. 이 혈자리를 아프지 않게 지긋하게 누른 뒤 돌리듯 지압하면 눈물샘을 자극해 눈물 분비를 돕는다. 눈의 피로도 풀 수 있다.
귀 뒷부분에 약간 소복하게 나온 완골 부분과 그 뒤로 머리카락과 만나는 풍지를 같은 방법으로 자극해도 눈의 피로를 덜 수 있다. 어깨가 무겁거나 뻐근할 때도 이곳을 자극하면 효과가 있다.
평소 눈에 열이 나는 느낌이고 충혈이 심하다면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 속살을 힘 있게 지압한다. 약간 아프더라도 참고 눌러야 효과가 좋다. 이 혈은 간의 열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짜증이나 스트레스로 자주 눈이 충혈되는 사람에게 효과가 좋다.
동의보감에 소개된 방법도 있다. 양 손바닥을 비벼 열을 낸 뒤 눈 위에 올려 눈을 따뜻하게 한다. 이렇게 열댓 번 반복하면 눈의 피로를 덜 수 있다. 어렵지 않고 오래 걸리지도 않으니 틈틈이 해주자.

 사진으로 보는 혈

정명
눈 안쪽 코 뿌리와 눈물샘이 만나는 곳이다. ‘족태양 방광경락’이라 부르는 경락 자리의 시작점으로, 눈이 붉거나 밝은 빛이 고통스러운 눈병에 효과를 보인다. 눈을 밝게 해 ‘정명’(睛明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동자료 담경락, 소장경락, 삼초경락 등 주요한 경락이 만나는 혈로 열을 내리고 눈을 밝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양백 양백은 밝고 빛난다는 뜻으로 눈의 양기가 부족해 눈이 밝지 못하거나 원시 또는 야맹증 등에 효과가 있다. 침을 놓으면 눈이 밝아진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완골 귀 뒤에 동그란 뼈 주위에 위치했다. 뇌로 향하는 신경 계통을 보호하는 혈이다. 감기나 감염증을 해소하고 열을 내려 눈을 밝게 한다.
풍지 ‘풍’은 바람을 뜻하고‘ 지’는 얕은 연못을 말한다. 예로부터 감기는 이 경혈에 모여 들어온다고 전한다. 발열이나 오한 같은 감염성 감기를 치료하고 눈을 밝게 해 정신을 맑게 한다. 두통이나 안구질환 치료에서 자주 다루는 혈이다.

 눈에 피로 더는 마사지

손바닥을 비벼 따뜻하게 만들어 눈 위에 올린다. 이런 식으로 열댓 번 반복하면 눈의 피로가 풀린다.


글 김남기 경옥당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