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C·IT 제조사, 脫중국 러시
2020-07-04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주요 PC‧IT기기 제조사들이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이전할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HP, 델 등의 PC 제조사들이 중국에서 위탁생산하는 노트북 물량의 20~30%를 중국 이외 지역으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새로운 생산 후보지는 대만과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의 동남아 지역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레노버, 에이서, ASUS 등도 이와 같은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 HP, 델, ASUS, 에이서 등 상위 5개 업체는 글로벌 PC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업체가 PC 생산기지를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옮길 경우 중국 컴퓨터 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역시 콘솔 게임기 생산을 중국 이외 지역에서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구글, 아마존도 AI 스피커 생산을 타국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과 닌텐도는 베트남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검토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같은 IT 제조사들의 탈중국 러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관세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5월 미국무역대표부가 공개한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관세 대상 목록에 휴대폰, 노트북, 게임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무역협상이 재개됐지만 협상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도 탈중국 러시의 원인이다. 델은 이미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노트북 시범 생산에 들어갔는데, 이는 미중 무역분쟁을 피하기 위함일 뿐만 아니라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PC업계 관계자 A는 “미중 무역분쟁이 극에 달했던 5월과 6월 들어 북미쪽 바이어들이 다른 지역에서 PC 주변기기를 생산 가능한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한편, 인건비 문제로 인해 이전부터 중국에서 동남아로 공장을 옮긴 업체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