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배다해의 또 다른 매력
클래식과 가요를 합친 크로스오버 그룹
배다해가 속한 <바닐라 루시>는 넘쳐나는 걸그룹과 다르다. 이들은 클래식과 가요를 접목한 크로스오버 장르로 앨범을 채웠다. 지난 4월 내놓은 디지털 싱글 <비행 소녀>나 정규 1집 <바닐라 셰이크>는 클래식을 전공한 멤버들의 실력이 묻어난다.
보컬을 맡은 배다해는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재원. 그의 노래 실력은 KBS 2TV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을 통해 알려졌다. 아마추어 합창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솔로이스트로 합류한 그는 청아한 목소리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방송이 나간 뒤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의 미니홈피는 방문객이 붙이고 간 사이버 스티커로 빼곡하고, 포털사이트 연예란은 그의 소소한 일상을 중계할 정도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바쁜데 돈은 못 번다”며 웃는다.
“<바닐라 루시>는 9월까지 활동 하고 10월부터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갈 거예요. 6월에 나온 정규 1집은 저희의 개성을 살렸다기 보다 원래 있는 노래에 맞춘 것에 가까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신인의 고충이죠(웃음). 이번에 준비하는 앨범은 디지털 싱글인데요, 늦어도 11월 전에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떤 스타일이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에는 저희 멤버들 특성을 잘 살려서 내놓을 계획입니다.”
진심을 담은 음악인으로 한 걸음 더
초등학교 때 성악을 시작해 유학까지 준비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대중음악으로 선회했다. 정규 1집을 내고 조금씩 이름을 알리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을 쉰 성악을 다시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다. 특히 합창단 조련을 맡은 박칼린 음악감독에게 호되게 혼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에게도 안타까움을 샀다.
“혼나면서 많이 배웠죠. 반성도 많이 했고, 후회도 많았어요. 성악을 3년 쉬었으니 힘들었죠. 사실 3일 쉬어도 힘들어요. 성량이 다시 돌아오려면 쉰 시간보다 더 오래 연습해야 하거든요. 성대도 근육이니까요. 하지만 박칼린 선생님께 열정과 노력, 프로정신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솔직히 저 스스로 핑계를 많이 댔어요. 성악을 오래 쉬었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하지만 선생님은 그 모든 걸 알고 계시고, 또 제게 기대를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고 그것만으로도 남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불가능하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열정을 잃지 않고 준비하는 자세를 버리지 않으면 설령 결과가 나빠도 남들과 나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죠.”
<남자의 자격>은 그에게 여러모로 자극이 되었다. 스스로도 음악인으로서 확고하게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면서 깨달았다고 말한다.
“TV를 본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며 많이 놀랐어요. 제가 특별히 한 것도 없고,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이었거든요. 지인들도 그냥 ‘잘했네’하는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무엇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고민했어요.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노래 실력보다 목소리가 해답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제 목소리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진심을 담아 노래하면 많은 분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요.”
팬들과 소통하는 도구, 스마트폰과 트위터
배다해는 소소한 일상을 트위터로 전한다. 그가 <남자의 자격>을 통해 유명해지자 연예부 기자들이 트위터 내용을 기사로 만들 정도.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니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원래 털털한 성격이라 그런 것 신경 쓰지 않는다”며 “스트레스 받을 거면 하지도 않죠”라며 웃는다. 트위터를 자주하는 덕에 생긴 일화도 있다.
“트위터에 글 쓸 때 ‘후후’라는 말을 곧잘 쓰는데요, 이게 ‘흐흐’에 가까운 낮은 톤이에요. <남자의 자격>에 같이 출연한 (서)인국이가 그런 제 글을 보고 답글로 ‘누나는 너무 음흉해’라면서 생일파티 때 보자는 글을 썼어요. 그걸 본 (김)성민 오빠가 민국이에게 ‘네가 더 음흉해!’라고 답글을 달았는데 그게 기사화 됐죠. 그걸 본 저희는 그 많은 덧글 중에서 찾아낸 것이 더 대단하다며 놀랐죠.”
평소 배다해는 블랙베리와 아이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글을 남긴다. 블랙베리 디자인에 반해 정식 판매 전부터 벼르고 별러 구입했다. 블랙베리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로 디자인과 뛰어난 메신저 기능을 꼽았다. 아이폰은 한동안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전화번호도 남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을 정도로 정을 주지 못했다고.
“블랙베리 디자인이 좋아서 기업용으로 나왔을 때 회사 명의로라도 어떻게 살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을 정도예요(웃음). 저의 강력 추천으로 주변에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아이폰은 처음에는 미웠다가 지금은 활용도가 좋아서 애용하죠. 특히 동영상이나 녹음 기능이 마음에 들어요. 문득 떠오른 음악을 녹음해뒀다가 작곡할 때 쓰곤 하는데 무척 유용해요.”
배다해가 제일 좋아하는 앱은? 식물 VS 좀비
그가 스마트폰으로 주로 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게임을 하거나 페이스북에 들러 안부를 전하고 메일을 확인한다. 때때로 음정을 바로 잡거나 길에서 들리는 노래 소리를 찾을 때도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매일 만지작거리니 배터리가 금세 떨어져 불만이라는 그가 추천하는 앱은 무엇일까?
“<식물 VS 좀비>요! <바닐라 루시> 멤버들도 다 좋아하죠. 아이패드를 가진 멤버가 있는데, 각자 계정을 만들어 돌려가면서 놀아요. 그리고 길 가다 노래 제목이 궁금할 때 쓰는 <사운드 하운드>도 좋아해요. 노래를 직접 해도 찾을 수 있더라고요. 카메라 앱은 <푸딩 카메라>를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