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커피 한 잔 값에 노트북을? IT기기 초장기할부의 빛과 그림자
2020-07-30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최근 PC, IT기기를 12개월 이상의 초장기할부로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초기에 큰 비용 부담 없이 원하는 노트북, 모니터, 카메라 등을 가질 수 있지만 선납금, 할부이자로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롯데렌탈의 라이프스타일 렌탈 플랫폼 묘미(MYOMEE)는 애플 맥북을 비롯한 노트북과 ASUS 모니터, 커세어 게이밍 기어, 플레이스테이션 4, 니콘 DSLR 등 여러 PC, IT제품을 최대 36개월 할부로 판매하고 있다.
묘미의 판매 방식은 크게 ‘렌탈’과 ‘인수형장기’로 나뉜다. 먼저 렌탈 상품의 경우 정해진 렌탈기간 동안 상품을 사용하고 월 단위로 렌탈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상품을 반납하거나 추가 금액을 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편 인수형장기 상품의 경우 묘미에서 판매하는 렌탈 상품을 최대 48개월가지 월 분납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상품의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된다. 사실상 초장기할부 판매인 셈이다.
머니프랜즈의 렌탈 서비스 나눔몰 또한 노트북, 모니터, 드론, 라이카 카메라 등의 IT제품을 초장기할부로 판매하고 있다. 먼저 나눔페이 서비스 이용한도 금액을 조회한 다음 일시불로 구매하거나 12, 24, 36, 48, 60개월 등 총 5가지 할부기간을 고를 수 있다. 주문이 끝나면 OSB저축은행과 나눔페이 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나눔페이 할부금액을 납부하게 된다.
월 부담 적은 초장기할부
비단 노트북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경차에도 초장기할부 상품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아자동차는 ‘제로백’ 프로그램을 통해 모닝을 100개월 할부로 판매하며, 한국GM 역시 스파크 120개월 할부판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러한 초장기할부 판매가 많아지는 이유는 초기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경기불황 속에서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위해 일시불로 한 번에 큰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달마다 조금씩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SUS 젠북 13 UX333FN-A3067T를 묘미를 통해 구매할 경우 36개월 동안 월 32,900원만 지불하면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32,900월을 30일로 나누면 약 1,097원 정도다. 하루에 편의점 커피 한 잔 값만 내면 노트북을 새로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선납금, 할부이자는 꼼꼼히 따져봐야
초장기할부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납금이나 할부이자 때문에 일시불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묘미 인수형장기로 제품을 구매할 경우 먼저 선납금을 지불해야 한다. 계약기간이 커질수록, 제품이 비쌀수록 선납금 규모도 커진다.
한편, 나눔몰의 경우 할부기간에 따라 할부금액에 이자가 포함될 수 있다. 특히 48개월/60개월 할부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상품이 부분무이자로 판매된다. 이럴 경우 할부금액에 이자까지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시불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ASUS ROG Strix G G531GT-BQ092 게이밍 노트북을 나눔몰에서 구매할 때 이를 일시불이나 12개월 무이자할부로 사면 총 구매 금액은 1,099,000원이다. 그러나 이를 60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총 지불금액은 1,568,700원이다. 약 110만 원 정도의 노트북을 구매하기 위해 157만 원 가까이를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월 부담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무작정 초장기할부를 선택하기보다는 총 비용을 꼼곰히 체크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목돈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면 일시불이나 단기 무이자할부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은 구매 방법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