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가격 급락세 지속… 3달러선 무너져

2020-07-31     이철호 기자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현물가격은 반짝 상승했지만 D램 시장의 큰손인 대형 고객사와 연관이 있는 고정거래가격(고정가격)은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1일 글로벌 메모리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고정가격은 7월말 평균 2.94달러를 기록했다. D램 가격이 3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고정가격집계가 시작된 2016년 6월 말(2.94달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7월 들어 일반 소비자와 연관이 있는 현물가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반짝 상승세를 나타났으나 대형 IT업체에서 서버용‧모바일용 D램을 구매할 때 적용되는 고정가격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9월에 비해 64%나 떨어진 가격이다. 이는 PC,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둔화되고 미중 무역분쟁, 화웨이 제재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심해지면서 대형 IT업체들이 쉽게 지갑을 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D램 제조사들의 재고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D램 2분기 재고는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대외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하반기에 재고가 얼마나 빨리 감소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현물가가 7월 들어 평균 24%나 급등했으나 재고 압박이 여전하고 수요도 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형 고객사에 대한 계약가는 급락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지속되는 D램 가격 하락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메모리 감산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홀에서 D램 생산 캐파를 4분기부터 줄이고 D램 캐파 일부를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 또한 올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D램 생산을 5%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발표하면서 생산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 자리에서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감산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