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가 좋은 브리츠 BR-2900 멀티미디어 사운드박스

2010-10-20     PC사랑

귀는 참 간사하다. 마음에 쏙 드는 스피커를 산 뒤 혼자 들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러다 쇼핑몰 상품 평에 ‘저음이 부족하다’라거나 ‘서브 우퍼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라는 글이라도 읽으면 정말 그렇게 들린다. 소리는 귀로도 듣지만 마음으로도 듣는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 건지도 모르겠다.

PC와 스피커는 밀접하지만 그만큼 편차가 큰 주변기기다. 어떤 이는 PC를 살 때 서비스로 받은 1만 원짜리 스피커로 만족하고, 어떤 이는 수천 만 원을 쏟아 붓는다. 만족도를 보면 둘 다 비슷비슷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 브리츠가 내놓은 ‘BR-2900 멀티미디어 사운드박스’는 실용(實用)을 따지는 요즘 시대에 잘 어울리는 스피커다. 3만 원대여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서브 우퍼 성능도 쓸 만하다.

구성은 단출하다. 스피커 2개와 서브 우퍼 1개, 유선 컨트롤러가 전부다. 스피커는 크기가 140×64×112mm로 손바닥보다 살짝 큰 정도다. 서브 우퍼는 225×158×252mm로 A4복사용지보다 조금 작다. 중밀도섬유판(MDF)로 만든 서브 우퍼에는 4인치 베이스 유닛을 달았다. 받침대를 써서 서브 우퍼를 3cm정도 바닥에서 띄워 베이스 울림을 강화했다.

스피커는 정면에서 보면 직사각형이지만 옆면은 뒤로 갈수록 짧아지는 디자인이다. 고음 방향성을 계산해서 청취자가 가장 듣기 편한 각도라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스피커를 PC에 연결해 쓸 때 LCD 모니터나 PC 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스피커 유닛의 자성을 마그네틱 실드로 처리해 차단했다.

발판처럼 생긴 유선 컨트롤러는 볼륨 조절과 음소거를 위한 단추가 있다. 컨트롤러 뒤쪽에 헤드폰 단자가 있어 PC 본체나 스피커에 이어폰 꽂을 자리를 찾지 않아도 된다. 대신 스피커와 서브 우퍼는 물론, 유선 컨트롤러 모두 하나로 묶어놔서 따로 분리되지 않는다. 유선 컨트롤러를 쓰지 않는 사람을 생각해서 분리할 수 있는 구조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리는 어떨까. 음장 효과 나쁘기로 유명한(?) 아이폰을 연결해 클래식, 팝, 록, 재즈 등 다양한 노래를 틀었다. 그런 다음 아이폰 음장 효과를 바꿔가면서 청취해보니 3만 원대 2.1 채널 스피커라고 얕볼 수준은 아니었다. 예컨대 아이폰 특유의 밋밋한 베이스도 들어줄 정도까지 끌어 올렸다. 이 정도면 값 대비 만족도가 높은 스피커를 찾는 이들은 실패하지 않겠다.




유선 컨트롤러로 볼륨을 조절할 수 있지만 분리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