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컨트롤하기 전 정신 컨트롤부터…‘컨트롤’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컨트롤’은 ‘맥스 페인 1, 2’와 ‘앨런 웨이크’, ‘퀀텀 브레이크’를 제작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게임이다. 장르는 액션 어드벤처이며, PC, PS4, XO으로 출시되어 플랫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PC판은 일정 기간 에픽스토어에서만 독점 판매된다.
처음 공개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으며, 정체불명의 적과 기묘한 배경, 염력 같은 초능력을 사용해 싸우는 여주인공이라는 콘셉트는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었다.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게임들은 스토리텔링이 독특하고 기묘하기 때문에 컨트롤의 콘셉트와 상당히 잘 맞아떨어져 기대감이 컸다. 독특하고 기묘한 컨트롤의 세계에 빠져 들어보자!
알 수 없는 난해한 스토리
컨트롤을 리뷰하면서 이 게임을 어떻게 표현해야 잘 전달될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분명 기본 줄거리는 ‘주인공인 제시 페이든은 뉴욕에 있는 연방 관리청을 방문하던 중 의문의 세력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제시는 초능력을 얻게 되고 이계에 침범당한 연방 관리청의 제어권을 되찾고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이다.
그렇긴 한데 세부적인 내용이나 설정은 상당히 난해하다. 제시는 과거형으로 계속 혼잣말을 하는데 이게 제3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인지 플레이어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눈으로 게임 상황을 보고 플레이하고 있으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 스토리를 머릿속에서 퍼즐을 맞추듯이 정리해야 할 수준이다.
게이머에 따라 스토리는 부가적일 수도 있으며, 아주 중요할 수도 있다. 대체로 짧은 플레이 타임의 액션 게임은 스토리가 상당히 단순하며, 긴 플레이 타임의 RPG는 스토리가 심오한 편이다. 컨트롤의 독특한 콘셉트는 알겠는데 스토리는 좀 더 알기 쉽도록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스토리 부분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게임이기도 하다.
인상적인 전투 시스템
스토리만 놓고 본다면 컨트롤은 그냥 머리 아픈 게임이다. 하지만, 컨트롤의 전투 시스템은 TPS 슈팅 장르의 게임을 꾸준히 개발해온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정수를 보여준다.
모습이 변형되는 기이한 총기 ‘서비스 웨폰’으로 원거리 공격을 하면서 시간을 멈추거나 공중 부유, 물체를 끌어당기거나 던지는 초능력을 조합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야 한다. 퀀텀 브레이크 보다 초능력에 좀 더 중점을 둔 부분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특히 전용 그래픽 엔진인 ‘Northlight 엔진’의 물리적인 표현이나 파괴 표현이 상당히 뛰어나 전투 플레이의 재미를 더해준다.
‘올디스트 하우스’의 일정 공간을 정화하면 능력과 무기를 개조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육성 요소도 있다. ‘히스’라 불리는 적들은 근접 공격, 원거리 사격, 염력 사용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공격해 오는데 어떤 능력을 강화하느냐에 따라 대처법이 바뀌어 게임 플레이가 크게 변한다.
퀀텀 브레이크의 경우, 당시 실사에 가까운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이며 충격을 선사했다. 물론, 그만큼 70GB 용량에 달하는 컷씬도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컨트롤의 그래픽 부분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코어 i7-9700K와 지포스 RTX 2080 Ti로 FHD 해상도로 구동했음에도 최상 옵션에서 60프레임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으며, 몇몇 부분에서는 레이 트레이싱 기능으로 오히려 품질이 저하되는 모습도 보였다.
쾌적한 플레이를 해치는 요소들
컨트롤을 하면서 가장 황당한 것은 미니맵이었다. 게임 특성상 내부 공간 구석구석을 찾아다녀야 하는데 미니맵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게임 특성상 건물 안에 갇혀서 돌아다녀야 하는데 미니맵에는 층수도 표시되어 있지 않고 여러 층을 한 번에 겹쳐버리는 바람에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다. 퍼즐도 있는데 미니맵의 단점과 맞물려 더욱 난해하게 만든다.
자막은 한글화가 되었지만, 번역 품질이 좋지 않다. 몇몇 부분에서는 분명 한국말인데 한국말 같지 않아 이해가 전혀 안 되는데 앞서 말한 스토리의 난해함 때문인지 번역 오류 때문인지 가늠이 안 간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일수록 제작자가 의도하는 바가 정확히 전달되게끔 번역이 잘 돼야 하는데 이건 뭐 ‘가망이 없어’ 수준이다.
컨트롤은 난해한 스토리와 발 번역이 발목을 잡지만, 독특한 연출과 캐릭터 성, 전투 시스템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개인적으로는 TPS 장르를 정말 좋아하거나, 기묘한 분위기를 좋아하거나, 복잡한 스토리를 파헤치고 이해하는 것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만 추천하고 싶다. 만약 셋 다 좋아한다면 이만한 게임이 없을 것이다.
여담으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는 컨트롤을 통해 앨런 웨이크와 퀀텀 브레이크의 세계관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컨트롤을 플레이 하는 도중 앨런 웨이크나 퀀텀 브레이크에 대한 이야기나 단서를 찾을 수 있는데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게임을 꾸준히 즐겨온 사람이라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