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이야기, 집전화부터 아이폰까지, KT로 통한다
국민여동생, 국민MC 등 다양한 세대에 걸쳐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나 사물에 ‘국민’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인지도만 본다면 KT도 ‘국민그룹’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시작해 집전화, 휴대전화, 스마트폰 등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통신업체기 때문이다. 30년을 한결같이 통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2002년 민영화 이후로 파격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Korea Telecom의 약자. 케이티, 한국 통신이란 뜻이다.
대표성을 가진 회사명이라 오랫동안 가져오고 있으며 ‘쿡’ ‘쇼’ ‘올레’ 등 상품 브랜드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우리 동네 전화국 한국통신
KT의 역사는 체신부(정보통신부→現 방송통신위원회)가 있었던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경제발전으로 통신수요가 늘어나자 우편업무를 관리하던 체신부가 관련 사업을 관리하기 힘들었다. 통신사업 전문화를 위해 1981년 12월 10일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설립되었고, 이것이 KT의 전신이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1985년 전자교환기 TDX-1을 개발하고, 1987년 6조 7천억 원이라는 대규모 사업비용을 투자해 전화 광역자동화를 완성했다. 전국 어디서나 시내, 시외는 물론 국제전화까지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화회선 설치수는 점점 늘어나 1982년 450만 회선에 불과하던 것이 1993년 2천만 개로 늘어났다. 이때를 정보통신사에서 통신대중화 원년으로 보기도 한다. 전화회선이 급격하게 증가하던 1991년부터 한국통신공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통신’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집전화 기초를 다진 한국통신은 1990년대 들어 시야를 넓히기 시작했다. 1991년엔 국내 인터넷 사업의 모태인 PC통신 서비스 업체 ‘하이텔’를 설립해 수많은 누리꾼을 밤새도록 PC 앞에 잡아두었다. 1996년엔 PCS(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와 CT-2(발신전용무선전화) 사업권을 획득하고 한국통신프리텔을 설립했다. 이동통신 사업의 시작이었다. 휴대전화의 시작은 1997년에 만든 시티폰이다. 당시 삐삐가 한창 유행할 때라 연락수단으로 공중전화가 인기였던 시절이다. 시티폰은 개인용 공중전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금도 전화와 비슷해서 틈새시장에서 성공하는듯 싶었으나 공중전화 근처에서만 통화가 가능한 까닭에 금방 추억의 제품이 되어버렸다. 시티폰과 같은 해에 016 번호를 가진 PCS폰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시장에 먼저 들어와있던 모토로라의 셀룰러폰은 마치 무전기를 연상시키는 큰 몸집에, 몇 백만 원을 넘는 비싼 값에 부의 상징이었다. PCS는 이보다 좀 더 저렴한 몸값에 통화, 문자 등의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갖춰 3개월 만에 총가입자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며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최단 기간 내 가입자 확보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며 이동통신사업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높은 건물이나 산으로 주위가 막힌 곳에서는 통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단점이 문제가되어 3세대 이동통신에 자리를 내주었다. 1998년 9월 KT ADSL 시범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초고속인터넷 시대에 동참했다.
2005년, 무선인터넷의 초석을 다진 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공기업 민영화의 대표 모델
국민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공기업으로 운영되던 한국통신은 2001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민영기업으로 탈바꿈을 시작했다. 공기업 이미지가 묻어있는 한국통신이란 이름을 KT로 바꾸고 ‘전화국’을 ‘지사’로 바꾸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1923년 경성중앙전화국부터 시작한 전화국은 70년 만에 사라졌다. 2002년 5월 정부지분을 국내 기관투자가·일반인 등에 매각하고 민영기업이 되었다. 정부의 손에서 벗어나면 책임있는 경영을 기대할 순 있지만 독점기업으로 권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KT의 첫 수장이었던 이용경 대표는 ‘공기업의 잔재’를 없애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다. 덕분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연속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상을 수상하고, 서로의 경영권을 위협하던 SK텔레콤과 주식 맞교환도 이루어내는 성적을 거뒀다. 그는 취임 1주년에 “휴대인터넷, 위성 DMB 등 신사업에 진출하고 메가패스, 네스팟 등 초고속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발표를 했는데 비교적 성공을 거두었고, 내용도 잘 이루어 KT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민심 얻기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2004년도에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관련사업체 사이에서 흘러나온 ‘인터넷 종량제’(정해진 월 정액요금이 아닌 쓰는 만큼의 비용만 부담하는 제도)를 찬성했기 때문이다. 2005년 4월에는 본인 블로그에 ‘우리의 인터넷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트래픽량은 매년 두 배씩 늘어나고 있고 망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없으며 우리나라 인터넷은 초고속이 아니라 초저속이 될 것”이라며 “이메일의 80%를 차지하는 스팸에도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부담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당시 KT는 초과 이윤을 달성한 것으로 밝혀져 누리꾼의 빈축만 얻었다.
KT 민영 2기 선장은 남중수 대표였다. 그는 2005년 8월 첫 취임해 2008년에 이르기까지 경영자 자리를 지켰다. 그는 ‘고객관점’ ‘주인의식’ ‘열린 문화’ 등 세 가지를 기회로 삼았다. 사회봉사 활동을 늘리며 소비자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했고, 와이브로와 IPTV 서비스로 무선통신서비스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2008년 11월 인사 청탁과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어 두번째 임기는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했다. 떠났다. 그는 지난 4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억 3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KT와 합병을 앞두고 KTF 본사 간판에서 F자를 떼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스마트폰 다양화로 시장 1위 노린다
남중수 전 사장이 혐의로 구속된 뒤 두 달 동안 공석이었던 KT의 경영권은 2009년 1월 이석채 사장이 이어받았다. 그는 취임사에서 “지난 40여일 간 사장 후보자 신분으로 K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적인 진단을 들었다”며 당시 KT 사정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스피드경영과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무선 통신 서비스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왔다. 2009년 4월에는 메가패스, 메가TV, 집전화, 인터넷전화 등 홈서비스를 묶은 쿡 브랜드를 만들었고, 2009년 6월에는 난항을 겪었던 자회사 KTF와 합병을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11월. ‘담달폰’이란 얄궂은 별명으로 관심을 받았던 아이폰을 들여와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다. 이 외에 아이패드 도입과 태블릿 PC 출시 등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KT를 열었다.
이석채 회장이 올해 초 밝힌 2010년 KT의 성장전략은 아이폰 도입으로 시작된 무선데이터시장을 키우고, 안드로이드폰의 비중을 50%까지 늘려 무선데이터 매출 성장률 1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더불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 84개시도에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쿡앤쇼존 14만 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KT 핫 이슈 1
아이덴티티탭
Q. 아이덴티티탭이란?
A. 국내에 처음 나오는 태블릿 PC다.
Q. 아이텐티티탭의 장점은?
A. 가격경쟁력이다. 에그(와이브로 무선 공유기) 50GB 상품(월 27,000원)을 2년 동안 이용하면, 아이덴티티탭이 공짜다. 하나의 에그로 동시에 7대까지 무선 데이터 쓸 수 있다. 에그 50GB면, 인터넷 브라우징을 720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100편, 음악 스트리밍 1000곡, 영상통화 100시간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다.
Q. 아이덴티티탭의 단점은?
A. 안테나가 외장형인데다가 부피가 커서 불편할 수도 있다. 카메라가 달려있지만 300만 화소고 플래시가 없다.
Q.아이텐티티탭의 핵심은?
A. 전자책, 동영상 등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일반인은 물론 학생들 교육용으로 손색이 없다. 현재 쇼 앱스토어의 1,400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데 10월까지 콘텐츠 10만 건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으로 안드로이드마켓으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Q. 와이파이만 가능한 모델이다. 3G와 결합할 생각은 없는지?
A. 3G를 결합할 생각은 없고, 기존 와이브로 이용자는 24개월 약정 기간 중 18개월 이용 후에는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와이브로 기본 의무 약정이 18개월이니, 결국 새로 가입하라는 뜻이다. 편집자 주.)
KT 핫 이슈 2
KT 정액제 환급
지난 9월 실시간 검색어에 ‘KT 정액제 환급’이 올랐다. 추석 보너스(?)라는 말이 돌 정도로 화제가 되면서 조회 사이트는 트래픽 폭주로 먹통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기다리던 아이폰 4 출시 소식이 묻힐 정도였다.
KT 환급금이란 KT가 고객의 동의 없이 이용자는 시내전화 정액요금제에 가입시켜 부당하게 받아온 요금이다. 이는 지난 7월 방송통신위에서 이동통신사 미환급금내역에 관한 자료가 나올 때 부터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던 문제다. 그러던 지난 9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KT에서 돈을 돌려받은 사람의 알려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화제가 되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미환급금을 받으려면 10월까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www.ktoa-refund.kr) 또는 KT 쿡사이트에 접속해 ‘요금조회납부’에서 조회하거나 100번으로 전화해 가입여부를 확인한 뒤 신청하면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송 준비하는 모임까지 만들어지는 등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해 KT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지자 KT 담당자는 말을 아끼고 7월에 나온 참고자료를 건넸다. 방통위에서 나온 ‘통신회사 과오납요금 미환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과 유선통신을 합쳐 소비자에게 환급하고 있는 않는 과오납 요금은 무려 139억 2192만 원이다. 이동통신사 중 SK텔레콤이 총 330건에 64억 6193만원을, 유선통신사에서는 KT가 199건에 24억 8937만 원을 미환급해 가장 큰 액수를 기록했다. 이동통신사 중 LG U+의 경우 액수는 22억 9118만 원이었지만 건수는 1,132건으로 최다였다. KT환급금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른 이후 다른 이동통신사 환급금 조회사이트도 접속자가 폭주했다.
KT 핫 이슈 3
아이폰 4의 A/S정책
아이폰은 이동통신시장에서 KT의 입지를 굳히게 해준 효자상품이다. 하지만 유통사가 A/S까지 직접 담당하다보니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때문에 후속버전인 아이폰 4는 불량제품 당일교환만 해주고 전체적인 A/S는 애플코리아가 담당하기로 했다.
국내 애플 A/S센터수도 적은데, 협업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KT측은 ‘애플코리아에서 요구한 사항’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